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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死者) 전쟁의 시작
오오오오!
오오오오!
오오오오!
오오오오!
사방에서 원령과 사자들이 소리 높여 울었다. 그리고 곧 마법진이 가동되고, 그에 맞추어 내가 마법의 주문을 외치자 구름처럼 뻗어져 올라가던 검은 사기가 하늘에서 번지며 하늘을 검은 구름으로 뒤덮었다.
좋아! 좋아! 예상 이상의 성과로군!
“라임! 이게 뭐야!”
“언데드를 이용할 특단의 대책!”
나는 레나에게 대답한 후 정신을 집중했다.
자, 자! 가보자고! 성공이냐! 실패냐!
“오라! 정명한 마나여! 나 너의 이름을 빌려 나의 힘을 증폭하노라!”
번쩍! 하고 내 몸에서부터 검은 사마력이 휘몰아치면서 주변에서 뿜어지는 검은 구름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고고고고고고고고!
온몸이 삐걱거리고, 머리가 아프다. 혈관에 내 것이 아닌 무언가가 타고 흐르는 느낌이 들었다. 심장이 아프고, 눈이 튀어나올 것만 같다.
하지만 그런 고통 속에서도 모든 것이 생생히 보인다. 모든 것이 생생히 느껴진다.
“마력 증폭!”
네크로맨서는 사마력을 다루지만, 마법사는 마법사. 그렇기에 다른 학파의 마법 역시 익힐 수 있다.
다만, 문제는 사마력에 의해 마법이 구동되기 때문에 몇몇 마법은 위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몇몇 마법은 아예 마법사 자신에게 피해를 입히지.
하지만 마법적 문양과 마법진 활성화, 그리고 마력 증폭의 경우는 아무 문제없다.
쿠구구구구구!
주변의 대지가 갈라지려고 했다. 내 몸에서 생성된 죽음의 마력이 무섭게 모여들어 정련되고 있었다.
그 순간 나는 2개의 도끼를 번쩍 들었다. 내 필생의 역작이라 할 만한 아이템! 언데드 로드 본 액스!
여기다가…
“너의 본질의 힘을 지금 여기에서 증폭해라! 물질력 강화!”
사물 마법계파의 마법 중 하나. 물질력의 강화를 사용! 아이템의 스킬과 능력 등이 일시적으로 상승한다.
지잉! 지잉! 지잉! 지잉!
언데드 로드 본 액스가 웅웅 하고 울렸다. 그런 언데드 로드 본 액스를 꽈악 쥐고서 나는 하늘로 날아올랐다.
모든 조건은 갖추어졌다. 그럼 이제 내 진정한 힘을 보여 주마!
“나 강대한 죽음의 힘을 다루는 죽음의 주인이 명령한다! 일어나라! 망자 조종의 이름하에 너희에게 명하노라!”
지잉! 지잉! 하고 우는 언데드 로드 본 액스를 충돌시키며 나는 외쳤다.
“나에게 복종해라!”
퍼엉!
거대한 힘의 파동이 나에게서 시작되었다. 하늘을 뒤덮어가던 검은 구름과 사악한 의지가 사방으로 미친 듯이 내달렸다.
복종해라.
그 한 가지의 사악한 의지가 언데드들을 뒤덮어갔다.
쿠아아아아!
얼마까지 퍼졌는가? 얼마까지 힘이 미쳤는가? 알 수 없다. 알 수도 없다. 하지만 그것이 적은 수는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정렬해라!”
내 외침이 하늘을 갈랐다. 그에 수만의 언데드가 움직임을 멈추며 내 앞에서 정렬했다. 그 수는 그야말로 수만.
단번에 다른 자가 만든 언데드 강탈! 이 사태를 일으킨 자들은 다른 곳에 있거나, 혹은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 모양이니 나를 어찌할 수 없다.
“레나, 올라와.”
나는 바포메트 소울 가드의 오른쪽 어깨에 내려섰다.
곧 레나가 밑에서부터 타탁! 하고 단 두 번 만에 내 옆에 올라와 섰다.
“우아! 이게 뭐야?”
“내 능력.”
그래. 나는 언데드에 대한 지배력만큼은 그야말로 말도 안 될 정도로 높다. 보통 이 정도 지배력은 사마력 수치 150이 넘어가는 대가 정도나 가능하니까. 나의 아이템, 나의 능력, 나의 여러 가지 마법 조합에 의해서 가능하게 된 것이지만.
그렇다 해도 이것이 바로 나의 능력이다! 이것이야말로 일인 군대. 나 혼자서 이룩한 힘이다!
“가자구!”
***
“제1군단 돌격! 제2군단 돌격! 제3군단 돌격! 제4, 5군단은 대기하라!”
내가 거느린 언데드의 숫자는 대략 5만 정도. 그것을 다섯으로 나누어 군단으로 지정했다.
이들 언데드는 나의 심층 심리와 정신에 의해서 움직이기 때문에, 내가 그렇게 정했다고 생각하면 그에 맞추어 움직인다.
조종법이 편리하달까.
그래서 지금 1, 2, 3군단의 3만의 언데드는 바로 진군하며 다른 언데드를 잡아 부수고, 다른 언데드의 사기와 원념과 원령을 마음껏 흡수하고 있었다.
이것이 언데드끼리의 싸움인가. 과연 지옥도로군.
“끔찍해.”
“그래. 끔찍하지.”
나는 레나의 말에 동의했다.
그들은 수만의 언데드를 짓밟고 뚫어서 하이몰 백작성까지 근접해 들어갔다. 그리고 마법 장벽에 산을 쌓는 언데드들의 시체를 치우고, 다른 언데드를 공격했다.
이쪽도 언데드, 저쪽도 언데드.
다만 나의 언데드들은 내 패시브 스킬인 ‘죽음의 기운’의 영향을 받아 5퍼센트 강해진 상태였고, 내 지휘 아래에서 움직여 질서가 있었다.
무질서하게 그저 이 성을 향해 계속 걸어오는 언데드들과는 다른 그 상태는 확실한 승리로 이어졌다.
콰직! 콰직!
으어어어어어어!
망자의 울음이 여기저기에서 울려 퍼졌다.
마법 장벽을 짓누르는 시체의 산을 치워버리고, 다가오는 언데드를 쓰러트리면서 성 주변의 대지를 청소하기 시작하자 여유가 조금이라도 생겼다.
하지만 그럼에도 언데드들은 계속해서 밀려들었다. 그렇기에 나는 마나 포션을 먹어가면서 계속해서 마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나 강대한 죽음의 힘을 다루는 죽음의 주인이 명령한다! 일어나라! 망자 조종의 이름하에 너희에게 명하노라!”
나는 떨어 우는 언데드 로드 본 액스를 충돌시키며 외쳤다.
“나에게 복종해라!”
콰앙!
아까처럼 몇 킬로미터에 달한 언데드를 모두 내 휘하로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반경 1백 미터 이내의 언데드가 모두 나에게 복종하게 된다.
여기저기 날아다니며 마법을 연거푸 펼치자, 추가로 몇 만의 언데드가 내 손아귀에 들어왔다.
그런 언데드의 대병력을 이용해 성을 빙 둘러서 방어망을 치고 계속해서 전투를 행하도록 만들고 나니 진이 쭈욱 빠졌다. 이 정도면 어느 정도의 시간은 버틸 것이다.
나는 성의 사람들이 성벽에서 나를 지켜보는 가운데 마법진을 그렸다.
“레나, 가자.”
내가 할 일은 다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지켜보는 일뿐이지. 더 이상의 간섭은 필요가 없으니까.
“뭐야? 성으로 안 들어가?”
“내가 들어가 봤자 경계밖에 더 받겠어?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야. 그리고 나 말고도 지원군이 슬슬 나타날 테니까.”
“그래? 그런데 지원군이 어디에서 와?”
“세계 각지에서.”
내 말에 레나는 모르겠다는 얼굴이 되다가 아! 하고 손을 탁 쳤다.
“저쪽의 인터넷에서 퍼트린 정보 때문에?”
“그래. 저쪽의 사람들은 정보가 빨리 돌거든.”
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제 된 거야?”
“아니… 그래도 피해는 크겠지.”
내 말에 레나의 얼굴이 약간 굳었다.
내 얼굴도 굳어 있을까?
“많이 죽었지?”
“그리고 더 많이 죽겠지.”
“후우! 그래. 하지만 이 이상은 라임 너도 어쩔 수 없으니까…….”
“그러니 가자. 이제 이 일을 지켜보면서 배후가 움직일 때 같이 움직여야 해.”
“알았어.”
레나의 손을 잡고 소울 가드를 불러들여 아공간 주머니에 담았다.
다른 언데드들은 전부 좀비나 구울 정도의 중하급 언데드.
그런 것들까지 집어넣을 필요는 없기에 나는 그들에게 계속해서 언데드와 싸우라는 명령을 내리고는 마법진을 가동시켰다.
“살아남으라고, 하이몰 백작성.”
빛을 내는 마법진의 힘으로 우리는 공간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