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이프 크라이-188화 (188/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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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와 진실의 교차

“뭐야, 이거?”

“네 생명을 지켜 줄 녀석이야. 이 반지라면 웬만한 언데드는 절대로 덤벼들지 않아.”

레나는 잠시 말없이 나와 반지를 번갈아 보았다. 그리고는 담담한 얼굴로 손을 내렸다.

“알았어.”

“그럼 조금만 기다려. 이제 곧 있으면 놈들이 나타나…….”

그때 부부부부부! 하고 기둥의 여기저기에서 검은 공간의 문이 나타났다.

나타났군!

“그럼 가자! 목표는 저 탑을 부수는 것! 그리고 저놈들을 죽이는 것!”

“죽지 마, 라임.”

“너야말로 죽지 말라고, 레나.”

레나는 피식 웃고는 기습적으로 나에게 키스했다.

“너도 걱정 마!”

그리고는 쏜살같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내가 준 유령의 손의 반지를 이제는 아주 능숙하게 사용하는군.

“좋아. 그럼 이제 놀아볼까.”

나 역시 강마의 손을 이용해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하늘에서는 서른이 넘어가는 사령 마법사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영혼의 와류!”

케에에에에! 하고 영혼의 뒤틀림 같은 것이 나를 향해 쭈욱 뻗어왔다.

나는 몸을 비틀어 그 공격을 피하며 더 높은 상공으로 올라가 2개의 도끼를 손에 쥐었다.

“사령 마법사 라임! 왜 우리의 일을 방해하는 거냐!”

“스승님이 끼어 있는 일이라서.”

“데… 데스나크람 님의 명이란 말이냐!”

“아니. 내 또 다른 스승님이신 센슨 님께서 끼어 있는 일이라 확인하려는 거다.”

내 말을 끝으로 놈들의 마법이 허공에 생겨나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래. 시작해야겠지! 하지만 나는 부하들이 있거든!

키에아아아아아!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 윈드워커 형태. 녀석들은 망령들을 잡아먹고, 망령들의 부유력(浮游力)과 내가 부여한 마법적 능력을 사용해 하늘을 날지!

쐐에에엑!

날개를 편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 윈드워커가 날아들어 갔다. 녀석들은 그 모습에 크게 놀란 듯 마법의 방향을 바꾸어 수백이나 되는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를 공격했다.

콰르릉!

거대한 폭발이 일고, 수십의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가 부서져 떨어져 내렸다. 그러나 부서지지 않은 나의 수하들은 녀석들을 덮쳐 공격을 행했다.

“으아악!”

하늘에서 펼쳐지는 처참한 지옥은 무서운 것이다. 몇몇은 마법을 사용해 피하고, 내 수하들을 막아내기 위해서 사력을 다했지만 애초에 숫자가 너무 모자랐다.

겨우 서른 몇 명 가지고 수백이나 되는 내 수하를 이길 수 있을 리 없지. 어리석은 놈들.

“라임…….”

“각오를 단단히 해. 저 정도 죽음은 아무것도 아냐.”

“알았어.”

레나가 박살 나 떨어져 내리는 네크로맨서들을 보며 이를 악무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녀에게서 고개를 돌려 아래를 보니, 적의 언데드를 박살 내고 진격한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가 기둥에 다다른 것이 보였다.

“파괴.”

명령을 내리자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가 거대한 기둥에 달려들었다. 지름만 해도 3백여 미터는 될 듯한 무지막지한 크기였다. 하늘로 수 킬로미터나 뻗어 오른 거대한 기둥의 밑단에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가 몸으로 부딪쳐 갔다.

쿠릉! 콰쾅!

밑에서부터 폭음이 일었다. 그에 고개를 돌려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 윈드워커와 혈전을 벌이는 네크로맨서들을 바라보았다.

“크악!”

일부는 숙련자, 일부는 수련자인가? 숙련자라면 기본적으로 나와 비등한 능력을 가진 네크로맨서라는 말이 된다.

“이대로 끝인 거야?”

“아니, 이대로 끝날 리가 없지. 저 녀석들이 당하고 나면 본진이 나타날 거야. 그때부터가 진짜겠지. 그리고 그동안 우리는 숨자.”

쿠궁! 쿠궁!

아래쪽에서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가 온몸을 던져 기둥을 두드렸다. 일부는 아직 움직이는 언데드를 잡아채어 씹어 먹고, 망혼과 원념을 흡수하며 힘을 키우고 있었다.

죽음이 날뛴다. 파괴가 일어난다. 그리고 나는 지금 그 모든 것의 주재자로서 그것들을 지켜본다.

나는 땅으로 내려선 후, 베리얼 녀석의 펜던트를 가동시켰다.

-형? 형이에요?

“그래, 나야.”

-어디 있는 거예요! 지금 여기는… 콰쾅!

큰 폭음이 들렸다.

저쪽도 그리 상황은 안 좋은 건가?

“여기는 대산맥 아르혼에 위치한 기둥이 있는 곳이야. 이쪽의 언데드와 검은 구름은 모두 내가 해결했다. 지금은 기둥을 부수는 중이지. 하지만 곧 있으면 녀석들이 나타날 것이 분명하니 나머지는 너에게 부탁한다. 좌표는 알고 있겠지?”

-예엣? 무슨 소리예요! 형!

“그만 끊는다.”

찰칵! 하고 펜던트를 닫았다. 펜던트가 다시 빛을 내면서 통신을 걸어왔지만 받지는 않았다.

“베리얼에게 전한 거야?”

“응.”

“그런데 왜 여기로 내려온 거야?”

“이것저것 준비를 해둘까 하고. 마법적 문양!”

품에서 시약을 꺼내 던진 후 마법을 사용하자, 시약이 흩어지며 마법진을 형성했다.

나는 치이익! 하고 마법진이 빛을 내며 땅에 새겨지는 것을 바라보며 여기저기 마법진을 만들었다.

“저 기둥이 부서지기 전에 분명 또 다른 녀석들이 나타나겠지. 그리고 두 번째로 등장하는 녀석들은 분명 강적일 거야. 하지만 나는 그 강적인 녀석들을 걱정하는 게 아냐.”

“그럼 뭐 때문에 이런 걸 준비하는 거야?”

“두고 보라고. 좋아. 준비 완료.”

시약을 모두 썼다. 만들어진 마법진은 정확히 56개. 비록 레벨 1의 마법들을 마법진화해서 늘어놓은 것에 불과하지만, 56개나 되기 때문에 충분히 위력적이지.

거기다 도망가기용 마법진도 하나 따로 만들었다. 물론 도망가기 위한 것만은 아니지만 말이야.

새롭게 서큐스의 가게에서 산 3개의 마법 중 하나가 공간계파의 마법인 것이 정말 다행인 일이로군.

레벨 1이지만 숙련자용의 마법이라서 강력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 이름 하여 공간 파악. 공간 이동 시 소모되는 마력을 줄여 주고, 공간 이동의 거리를 늘려 준다.

“온다.”

우우우우웅! 하는 소리가 울리며 하늘에서 거대한 공간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점점 크기를 확장해나가면서 다섯의 중년인을 내뱉었다.

“공격!”

선수필승이라고 했지!

쐐에에엑!

키아아아아아!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 윈드워커가 하늘을 질주해 다섯의 중년인에게 향했다.

그들과 나의 거리 차는 약 3백여 미터. 하지만 이미 하늘을 날고 있던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 윈드워커와의 거리 차는 불과 수십 미터밖에 안 되지!

“모든 마법진 발동! 오너라, 여기에서 춤추는 화마의 힘이여! 불꽃 화살! 춤추어라, 짜릿한 전격의 힘아! 전격 화살! 의지의 폭발을 여기에서 보여라! 정신력 폭발!”

부부부부부부!

마법진이 빛을 발하며 미리 저장되었던 마법을 토해냈다.

강대한 마력이 휘몰아치면서 수십 개의 마법이 폭출해 하늘을 날았다.

마법이 날아가는 그 극히 짧은 시간 동안 나는 스킬 마법의 주문 영창을 시작했다.

위우우우웅!

주문 영창에 따라서 몇 개의 마법이 내 곁에 생겨났다. 불덩이, 얼음덩이를 내 주위에 띄운 상태로 나 역시 날아올랐다.

“가자.”

“응!”

레나와 동시에 날아올라 마법의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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