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이프 크라이-190화 (19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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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와 진실의 교차

나의 주 능력은 언데드의 제작, 그리고 지배! 최상위의 언데드 데스나이트여, 나의 지배를 받아들이겠느냐!

[크… 크아아아아아아!]

아래에서 데스나이트 전원이 푸른 귀화를 내뿜으며 끔찍한 비명을 내질렀다. 위에서 마법을 쏘아내려고 준비하던 녀석들의 눈도 크게 찌푸려졌다.

“뭐지? 명을 들어라, 데스나이트!”

위의 놈들이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데스나이트는 부들부들 떨며 귀화를 피워 올릴 뿐이었다.

20기의 데스나이트들 중에서 이미 4기는 박살 나 밑으로 떨어졌다.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 윈드워커 역시 데스나이트 4기를 부순 대가로 2백이나 부서져 있었다. 남은 윈드워커는 이제 1백여 기도 채 되지 않는다.

과연 일당백의 데스나이트. 내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 윈드워커 역시 만만한 녀석이 아님에도 2백 기나 부수다니.

“흐… 데스나이트는 이제 당신들의 명령을 듣지 않을 거요.”

“뭐라?”

“내가 특기로 하는 마법이 뭔지 모른 당신들의 실수지. 명한다! 공격해라!”

번쩍! 하고 아래에서 푸른 섬광이 일어났다. 동시에 열넷의 데스나이트가 하늘을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뒤로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가 따랐다.

“무슨? 막아라!”

“데릭! 기릭! 데리락! 죽은 자의 파편!”

콰쾅!

강대한 마법이 하늘에서부터 쏟아졌다. 나는 옆으로 급히 물러나 그 마법을 지켜보았다.

그렇군! 다중 마법인가. 한 번에 여러 개의 마법을 동시에 구현, 그리고 그것을 사용한다라. 거기다 몇몇 마법은 마법이 발동된 후 바로 나가는 것이 아닌, 지연 시간을 가지고서 몇 초 후 튀어나가는 그런 방식인가.

시간차에 의해 마법의 연발이 가능하다. 좋은 방법이군! 나로서는 생각도 해본 적 없는 방법이야.

하지만 너희의 패배는 이제 확정적이다. 너희들이라고 할지라도 열여섯의 데스나이트와 백이 조금 안 되는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를 어찌할 수 없을 터!

쿠궁!

지상에서는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 어택커와 디펜더가 기둥을 계속 두드리고 있었다.

절체절명의 상황.

너희는 어떻게 할 것이냐?

***

“대단한 놈이군!”

나에게 말을 걸어왔던 우두머리의 로브가 펄럭이며 망령들이 튀어나왔다. 그 망령들은 순식간에 부풀어 오르며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그런 그에게 2기의 데스나이트가 쇄도하며 데스 마나 블레이드가 넘실거리는 대검을 휘둘렀다.

“죽은 자의 통곡.”

그가 마법을 사용하자 그의 주변에서 부풀어 올랐던 망령들이 입을 벌리고 소리를 내질렀다.

끼아아아아아아아!

어마어마한 소리. 그 소리 하나하나에 엄청난 사력(死力)이 담겨져 있었다.

“큭!”

산 자를 죽이는 소리인가! 고유럽의 신화인 죽음의 정령 ‘벤쉬의 울음’과 같은 효과인가?

그의 마법을 통한 공방을 바라보며 나는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그리고 그들보다도 더 높은 곳, 산소가 희박한 곳에서 녀석들을 내려다보았다.

콰르릉!

데스나이트가 한두 기씩 부서져 갔다. 하지만 그들도 무사하지 않았다. 다섯 중 한 명은 팔이 떨어져 나가며 피를 흘리고 있었고, 주변에서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가 호시탐탐 이빨을 드러내며 달려들고 있었다.

네크로맨서들이 사용한 수십 개의 마법이 빠르게 폭발하며 사방에 죽음의 힘을 퍼트렸다.

“좋아. 준비해야겠지. 마법진 활성화! 공간 파악 시작!”

파팟! 하고 저 아래에 만든 마법진들 중 아까 사용하지 않았던 5개가 빛을 발했다.

좋아, 좋아. 어서 하라고! 나는 그걸 기다리고 있단 말이야!

“큭! 후퇴한다!”

드디어 다섯 마법사가 공간의 마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이 공간을 넘어 사라진 순간 내 앞으로 5개의 빛 덩이가 떠올라 있었다.

“좋아!”

이것은 바로 좌표다. 녀석들이 넘어간 공간의 좌표! 공간 파악의 마법은 상대 공간 마법을 역추적하여 상대의 공간을 알아내는 효과도 있거든! 나는 이걸 기다리고 있었지!

나는 급히 지상으로 내려가며 데스나이트를 불러들였다. 그리고 마법의 주문을 외웠다.

“내 의지 아래에서 지금 공간이 뒤틀리나니! 열려라! 공간의 문이여!”

지상의 마법진 다섯이 연동했다. 동시에 강대한 마력이 꿈틀거리며 상당히 커다란 공간의 문이 열렸다.

위웅!

“모두 들어가라!”

지상에서 기둥을 두드리던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가 홱! 하고 몸을 돌려 공간의 문 안으로 돌진해 들어갔다. 그리고 데스나이트 역시 지옥마를 재촉하여 홱! 하고 들어가 버렸다.

“이게 내 노림수지. 어디 그럼 그놈들의 본진을 볼까!”

나 역시 날아서 공간의 몸에 몸을 던져 넣었다.

공간이 괴리되는 감각과 함께 순식간에 나는 전혀 다른 공간에 도달해 있었다.

“습격이다! 공격해!”

“구울 부대 공격!”

콰르릉!

그곳은 거대한 지하의 공동이었다. 얼마나 거대하냐면 내가 현실에서 살고 있는 메트로 타워만 한 공간이었다.

그런데 의외로 사람은 별로 없어 보였다. 겨우 30명의 마법사가 허공에 뜬 상태로 언데드를 부려서, 내가 들여보낸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와 데스나이트를 상대하고 있을 뿐이었다.

겔크론의 던전보다는 당연히 규모가 크지만, 그렇다고 또 엄청나게 큰 것은 아닌 걸 보니 과연 사령 마법사 조합의 지원을 전혀 안 받는 것 같다.

콰쾅! 끼아아아!

사방에서 사령 마법이 터지고, 언데드와 언데드가 부딪치는 처참한 전쟁이 펼쳐지고 있었다.

전면에서는 데스나이트가 신나게 다른 언데드들의 몸을 베어내고 있었고,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는 다른 언데드를 닥치는 대로 잡아채 씹어 먹고 있었다.

쿠우아아아아!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가 포효를 내질렀다. 녀석들의 전신에 어린 귀기가 강렬해지고, 사기가 진해졌다.

다른 생명체, 혹은 언데드를 잡아먹고 강해지는 능력! 그것이 바로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의 능력이지!

척! 척! 척! 척!

공간의 문을 통해 계속해서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가 도착했다. 디펜더는 방패를 들어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고, 때때로 방패를 휘둘러 상대를 후려치지도 했다.

구울들의 숫자는 수천을 넘어 수만에 가까워 보였지만 워낙 신장의 차이가 크고, 위력에서 차이가 나서 상대가 되지 않는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펜던트를 쥐었다. 그리고 베리얼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걸로 추가적인 준비는 완료다. 내가 여기에서 도망친다고 할지라도 내 메시지를 받은 베리얼이 뒷일을 수습해주겠지.

“이리드가 쌓이는 소리가 들리는군.”

쐐엑! 하고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이런 지하 비밀 기지를 만들어놓다니 멋진걸?

오늘 이 본진을 다 턴다면 더 이상 녀석들의 추가 증원은 막을 수 있다. 그러고 나서 그 기둥을 박살 내면 이번 언데드의 난은 종식이지. 그다음에 천천히 스승님이신 센슨 님에 대해서 알아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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