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이프 크라이-195화 (195/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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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전투

전투는 격렬하다.

전투는 피를 끓어오르게 만든다.

전투는 생명의 본성이다.

그렇기에 전투는 아름답다.

-누군가의 말-

“나 여기에서 외치노라!”

사마력이 와류처럼 내 몸을 휘감아 돌았다. 사마력을 전부 끌어올려 만들어낸 사마력의 구름은 이제 수 미터나 되어 내 주위에서 으르렁거렸다.

“나 여기에서 선언하는도다!”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 그리고 그 맥박에 맞추어 사마력이 꿈틀거렸다.

“나는 사계(死界)의 지배자인 사자군주(死者君主)의 대리자.”

나는 2개의 언데드 로드 본 액스의 손잡이를 꽈악 쥐고 앞으로 걸어 나가며 위를 향해 들어올렸다.

“내 이름하에 명하노라!”

내 주변으로 다가오던 언데드가 카아아! 하는 소리를 내며 스스로 고개를 숙이고 물러섰다.

“복종하라!”

우웅! 하고 사방의 모든 것이 나에게 귀속되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주변의 모든 법칙이 나에게 이어지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이 전능함, 이 우월감. 이걸 뭐라고 표현하지?

“뭐냐! 이건!”

“언데드가 말을 듣지 않습니다!”

“데스나이트가 통제되지 않는다!”

사방이 아비규환이 되어갔다.

거대한 지하 공동을 가득 채운 사마력이 내 몸에서 뻗어진 사마력과 이어져 요동쳤다.

나의 사마력의 수치는 100을 갓 넘겼을 뿐이지만, 그럼에도 전체의 사마력이 내 의지에 공명하고 있었다.

왜지? 왜 이런 걸까?

알 수 없지. 하지만 잘되었다.

“복종하라! 사자군주(死者君主)의 지배 이름 아래에서!”

2개의 도끼를 부딪치자 우릉! 하고 작은 소리가 났다. 그리고 그 작은 소리에서 시작된 보이지 않는 법칙의 파동이 사방을 뒤덮었다.

우릉! 우릉! 우르릉! 우르르릉! 우르르르르르르릉!

그것은 거대한 외침이 되고 강대한 힘이 되며 모든 것을 쓸어나갔다.

“으아아앗!”

사람들이 튕겨 나가고, 언데드들이 부들부들 떨었다. 고렘조차도 그 힘에 뒤로 밀려 나가며 흔들렸다. 나만이 그 힘의 중심에서 멀쩡히 서 있을 뿐이었다.

모든 소리가 없어졌다. 고요한 가운데에서 나는 손을 들고 말했다.

“공격해라.”

피의 거인을 제외한 모든 언데드가 즉시 내 말에 반응했다.

원래부터 나의 권속인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는 디펜더, 어택커, 윈드워커를 모두 합쳐 이제 5백 기도 남지 않았다. 하지만 그 녀석들이 가장 먼저 피의 거인을 공격하기 위해서 움직였고, 네크로멘서들에게서 빼앗은 지상의 언데드들 역시 피의 거인을 향해 몸을 날렸다. 그 뒤로 데스나이트와 와이트, 스펙터 등 비행이 가능한 언데드가 재빠르게 네크로맨서들을 향해 날아들었다.

콰쾅! 하고 다시금 전투가 벌어졌다. 그에 정령들이 다시 기세를 올리기 시작하고, 마법사들이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연합군은 전열을 재정비한 듯 내가 조종하는 언데드와 피의 거인을 가리지 않고 공격을 시작했다.

“혀어엉!”

쐐에에엑!

베리얼이 지하 공동의 허공에서부터 날아들어서 나를 덮쳐 왔다.

“어이쿠!”

이 녀석이! 지금은 전투 중이라고!

“야야! 지금은 전투 중이야! 어서 떨어지지 못해!”

“형이 도와줄 것을 알고 있었어요! 응! 그럼요! 친구들이 뭐라고 비난해도 믿고 있었어요!”

쯧!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한 건가.

나는 혀를 차고는 녀석을 떨어트려 놓으려고 했다. 하지만 울먹이는 녀석을 떨어트려 놓을 수 없었다.

-죽음의 추종자를 제거한다!

“쯧!”

그러고 보니 나도 적으로 인식하지? 제기랄!

정령 하나가 어느새 나에게 날아와서는 소리를 지르며 무지막지한 정령력으로 공격을 가해왔다.

“순간 이동!”

나는 베리얼을 안은 상태 그대로 공간을 넘었다. 그리고 정령을 보니 홱! 하고 고개를 돌리고는 나를 노려보며 날아오고 있는게 보였다.

제기랄! 물의 중급 정령인가! 크기도 더럽게 크네!

“형!”

“정령이 나를 싫어하거든! 너는 피해 있으라구. 순간 이동!”

베리얼을 놓고 다시금 순간 이동을 했다.

제길! 이제 순간 이동 횟수도 몇 번 안 남았는데!

“이쪽 지역의 언데드! 공격해라!”

내 명령에 주위에 있던 녀석들이 즉각 반응하여 물의 정령을 향해 달려들었다.

콰쾅!

물의 정령이 쏘아낸 물줄기가 언데드들의 몸을 부수었지만, 언데드의 숫자가 훨씬 많았다.

물의 정령의 몸에 사마력이 둘러진 언데드의 육신이 부딪치자 폭발이 일며 물의 정령이 소멸해버렸다.

“베리얼! 이번 일을 끝내고 나서 같이 축배를 들자꾸나! 알았지? 그럼 나는 간다!”

나는 강마의 손을 소환해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허공에서는 경천동지할 엄청난 대격전이 벌어지는 중이었다. 그리고 지상에서는 연합군이 내 언데드와 피의 거인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로 공격하고 있었다.

피의 거인도 언데드와 연합군을 가리지 않고 공격하며 피와 살을 흡수하고 있었다. 또한 언데드들은 내 명령에 따라 일부는 네크로맨서를, 일부는 피의 거인을 직접 공격하고, 공격 범위에 없는 것들은 약간 뒤에 멍청히 서 있었다.

그나저나 저 피의 거인은 어떻게 쓰러트리지? 이미 40미터까지 커져 있잖아!

“쯧! 게다가 위의 머저리들은 언데드들을 내가 휘하에 넣어 주었는데도 아직 네크로맨서들을 처리도 못했잖아.”

허공에서 벌어지는 대격전. 그것은 순수하게 마법사와 마법사의 싸움은 아니었다. 네크로맨서들은 또 어디에선가 새로운 언데드를 소환하여 싸우고 있었으니까.

데스나이트는 어떤 마법에 걸렸는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쳇! 데스나이트 1백 기면 그대로 네크로맨서들을 쓸어버릴 텐데. 안타깝군. 아무래도 언데드를 속박하는 어떤 마법인 것 같군. 그렇다면 어떻게 한다?

딱히 밀리지도, 그렇다고 이기고 있는 것도 아니다. 숫자는 연합군 쪽이 많다. 거기다 정령사에 마법사에,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녀석들까지 있으니까.

하지만 힘의 우위가 명백하다. 특히 스승님의 서클릿은 지금 무서운 힘을 뿜어내며 빛을 내고 있는 중이니.

위우우웅!

그러고 보니 내 반지도 계속 빛을 내는 중이지. 그런데 이게 딱히 나에게 어떤 힘을 주는 것은 아니니까.

뭐, 좋아. 여하튼 그럼 끼어들어 볼까.

“강마사악의 창!”

나는 마법을 펼치며 전장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정면에서 날아오는 이름 모를 마법을 피하고는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크앙!

그 순간, 달려드는 이름 모를 언데드를 향해 도끼를 휘둘렀다. 그리고 퍼억! 하고 머리가 박살 나며 언데드가 추락하는 것을 느끼자마자 몸을 뒤집으며 강마의 손을 움직여 몸을 날려 보내야 했다.

슈웅!

몸을 피한 자리로 검은 덩어리가 쏜살같이 지나가고, 내 코앞에서는 빛의 창이 날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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