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이프 크라이-218화 (218/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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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추어졌던 비밀

흠… 그러고 보니 마력 부여만은 아직도 스킬화를 하지 않고, 그냥 내 스스로 쓰고 있기는 한데 말이지. 시간이 나면 마법 연구를 좀 해봐야겠어.

일단 스킬의 조합만으로는 이 정도면 되겠어. 될 수 있으려나? 없으려나? 마정석이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마굴이라도 하나 털어야겠군.

일단 실험해보고 말이야!

“생명 없는 신기(神機)의 창조! 마법 연동! 마법 부여! 공간을 넘는 소환! 아공간의 창출!”

내가 알고 있는 갖가지 마법을 조합하여 마법진을 이용해 연동했다. 그리고 반지를 마법진의 위로 던지자, 마법진에서 일어난 빛이 반지를 둘러싸며 허공에 띄웠다.

파아아앗!

“변환의 이름 아래에 종속되어라!”

번쩍! 하고 무구들이 빛으로 화하며 순식간에 반지로 빨려 들어갔다. 마법진까지 빛이 되어 반지로 빨려 들어갔고, 반지에는 여섯 번째의 보석이 매달렸다.

좋아! 완성이군! 무사히 성공했어!

“자, 손 줘.”

“응? 에… 직접 끼워주려고?”

“그럼.”

레나가 주저하면서 손을 내밀었다. 고양이가 조심스럽게 손을 내미는 듯한 모습에 풋! 하고 웃음이 나왔다.

나는 레나의 손을 잡아채고 바라보았다.

그래. 이제 하나의 반지가 되었으니까… 여기다 끼우자. 약지. 네 번째 손가락.

네 번째 손가락은 창조력을 지닌 손가락이라고 어디에선가 들었다. 특히 왼손 약지는 모든 창조력을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사랑을 받아들인다고 하던가?

게다가 약지는 심장과 이어진 손가락이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고 들었다. 그래서 약혼반지와 커플링, 결혼반지는 약지에 끼운다지.

슥-

반지를 끼워주었다. 반지는 저절로 크기가 줄어들어 손가락에 꼬옥 맞게 되었다.

“라, 라임, 이거…….”

“응? 왜? 내 마음을 표현한 거야.”

“정말… 기뻐.”

“무슨 소리야. 당연한 거지. 앞으로 더 기쁜 일이 많을 거야.”

작은 눈물을 눈에 매단 레나는 약간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수그렸다. 그리고 약지에 끼워진 반지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레나는 너무 귀엽다니까.

“자, 이제 ‘변환’이라고 해봐.”

“응?”

“그게 키워드야. 아까의 그 무구들이 전부 이 반지 안에 담겨 있거든.”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살짝 물러섰다. 레나는 내 말에 반지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변환.”

파아앗! 하고 반지가 강렬한 빛을 냈다. 동시에 레나의 전신을 빛의 기류가 휘감더니 순식간에 물질화되었다.

철컹! 하는 소리가 들리며 레나의 전신은 아름다우면서도 빈틈없는 은백색의 무구에 감싸여 있었다.

그 모습은 검을 든 전쟁의 여신과 같았다.

망토는 순백색으로 그 끝이 새의 날개 깃털처럼 갈라져 있고, 전신은 유려한 곡선을 지녀 레나의 몸매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고 있었다.

여기저기 내가 뇌를 쥐어짜내 만든 문양은 신비로움을 더하고, 은백색의 갑옷은 은은한 빛을 뿜어냈다.

머리에는 투구와 비슷한 모양을 한 가벼운 서클릿 하나만을 쓰고 있어서, 그것이 머리카락을 잘 정돈해주었다.

보라색 눈동자가 갑옷들과 대조를 이루며 레나의 아름다움을 도드라지게 하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좋아. 성공이군!

“에엣?”

나는 놀란 눈을 하고 자신의 몸 여기저기를 바라보는 레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놀랐지? 가지고 다니기 어렵기도 하고, 늘 입고 다닐 수도 없으니까 마법으로 탈부착이 가능하게 해놨어. ‘변환’으로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어.”

“변환!”

파앗! 하고 레나의 전신이 빛에 휘감겼다. 그리고 빛이 사라진 자리에는 나신의 레나가 있었다.

“헛?”

이건 예상치 못했군! 변신 전에 원래 입고 있던 의복을 완전히 분해해버렸잖아!

“꺄아악! 이게 뭐야!”

“아, 미안. 착오가 있었어.”

“무슨 착오가 이 모양이야! 이 변태! 저질!

“진정해. 진정하라구!”

이게 무슨 엑시던트야! 뭐, 레나의 나신을 봐서 조금 기쁘기는 하지만.

나는 아공간 주머니에서 의복을 꺼내 레나에게 건네었다.

“변환을 외칠 때는 미리 입을 옷을 준비하도록 해. 고치려면 좀 오래 걸릴 것 같아.”

“이 바보!”

퍼억!

“컥! 이 녀석! 내 대작을…….”

그렇게 레나와 투닥거리다 보니 하루가 꼴딱 지나버렸다.

***

“가도 좋네.”

공작은 나에게 돈을 지급했다. 초췌한 얼굴로 대책을 고심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럼에도 나에게 가도 좋다고 말하는 것은 그가 그만큼 공정하다는 것이겠지.

“그럼 이만.”

별다른 말을 할 필요가 있을까. 그래서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이럴 줄 알았다면 녀석에게 채운 그 팔찌에 추적 마법도 걸어두는 것인데. 안타깝군.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저택을 나섰고, 자력의 마법에 의해서 집으로 되돌아왔다.

“결국 우리는 아무 일도 못했네.”

“그렇지.”

리젠, 그 녀석과는 조금 정이 들었었는데. 하지만 더 이상의 일은 하기 어렵겠지.

공작가의 일이다. 타인이 끼어들 여지 따위는 필요가 없다. 게다가 내가 사령 마법사라는 것도 눈감아줄 모양이니까.

“돌아왔네?”

막 거실로 들어오는 엘린이 나를 보더니 한마디 던졌다.

말도 참 밉살맞게 하는군.

“벌이는 어때?”

“괜찮아. 네 말대로 수익의 절반은 현금화해서 지하실에 모아놨고, 절반은 은행에 맡겼어. 수익이 너무 좋아서 큰일일 지경이야. 분점을 내고 싶을 정도인데 생산력이 떨어지니까.”

“그건 내가 처리하지.”

예전에 본 소설에 고렘을 이용한 자동 생산 공장을 만드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것은 여기에서도 충분히 설립이 가능하다.

특히 나는 ‘생명 없는 신기(神機)의 창조’라는 스킬을 가지고 있는 데다, 언데드를 만들어낼 수도 있지.

언데드. 무한의 공짜 노동력 아닌가? 2가지를 적절하게 사용하면 자동 공장을 만드는 것 정도는 일도 아니다.

그리고 그 공장을 통해서 마법 무구를 대량으로 찍어내는 것도 가능하겠지.

다만, 그 원재료인 마력 합금은 나만이 만들 수 있으니까 나 역시 하루 종일 마력 합금을 찍어내야겠지만.

아니면 마력 합금을 대량 양산하는 방법을 찾는 것도 좋을 듯하군. 마력 합금을 양산할 수 있다면 자동 공장 역시 설립 가능하고, 그를 통해서 막대한 부를 축척할 수 있음은 물론, 엄청난 수의 고렘 군대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분점을 낼 수 있도록 생산성을 높일 방법이 있으니까.”

“도제라도 들일 셈이야?”

“아니, 더 간단한 방법이 있거든.”

물론 초기의 공장 제품은 그렇게 질이 좋지는 않겠지. 하지만 원재료가 되는 마력 합금이 워낙 특별한 금속인 데다,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런데 게임 안에서 산업혁명 같은 것 일으켜도 되려나? 뭐, 안 될 거 있겠어? 어차피 또 다른 세계를 표방하는 곳이 바로 여기 ‘라이프 크라이’다. 그러니까 상관없겠지.

쾅쾅쾅!

엘린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누군가 집의 대문을 거칠게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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