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이프 크라이-220화 (22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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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진실

@작은 진실

각각의 진실이 서로 교차하면

필연적으로 충돌이 일어난다.

충돌은 언제나 큰 폭발을 부르고

그것은 큰 비극을 만든다.

-비극의 서사시-

“나와라!”

아공간 주머니에서부터 육중한 비늘 갑옷을 두른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가 튀어나와 대지에 섰다.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의 수는 총 30기. 20기의 데스나이트와 함께 사기를 퍼트리자 주변의 기운이 순식간에 무거워졌다.

“어리석은 놈. 네놈이 다시 살아났다고 해서 나를 쓰러트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흐흐! 두고 봐야겠지! 대기 가르기!”

검이 번쩍인다 싶더니 나를 향해 일직선으로 날아오는 반달 모양의 기의 칼날이 있었다.

“흥!”

그런 허접한 기술은 마법을 사용하지 않고 마력만으로도 부수는 것이 가능하지!

쾅!

손을 휘둘러 마력을 쏟아냈다. 날아간 마력이 기파와 충돌하며 에너지의 여파가 흘러넘쳤다. 그 사이로 몸을 날리자 파짓파짓! 하고 몸에 마나가 부딪치며 작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그 찰나의 순간이 지남과 동시에 폭발의 여파가 갈라지고, 눈앞에는 다부진 눈의 사우전드소드 놈이 있었다.

“확실한 치명타!”

캉! 하고 녀석의 대검과 도끼가 부딪치며 불꽃을 만들어냈다. 쉴 틈 없이 바로 다음 공격을 이었다.

“작은 불꽃!”

퍼펑!

녀석의 복부에 폭발을 만들자 놈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싶더니, 대검이 뒤로 물러났다가 강하게 휘둘러져 왔다.

카캉!

좌에서 우로, 우에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대검이 춤을 추며 휘둘러졌다. 줄기줄기 마나 블레이드가 검에서부터 뿜어졌다.

이놈, 강해졌군!

“검의 파도! 검의 춤! 날카로움의 궤적!”

녀석의 검이 뱀처럼 꿈틀거리는 듯하면서 3개의 스킬이 연계되어 쏟아졌다.

쯧! 이 녀석, 콤보 공격을 할 줄 알게 되었나!

“마골의 방패!”

팽그르르! 하고 뼈가 회전하며 방패가 되어 녀석의 공격을 모두 막아냈다. 그러면서 주변을 보니 녀석이 끌고 온 놈들이 하나 둘 데스나이트에 의해서 처리되고 있었다.

그럴 만도 하지.

데스나이트는 하나하나가 마스터급의 캐릭터다. 거기다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는 전투 병기로 막강한 방어력과 물리 공격력을 가지고 있으니, 일반적인 백병전에서 상대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네놈의 동료들이 죽어가는데?”

“흐! 다시 살아나면 그만 아닌가?”

“그래서? 너도 죽어볼 테냐?”

프로그램으로 된 인간. 분명 살아 있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죽었다고도 할 수는 없다. 그의 자아는 완벽하게 여기에 있으니까.

내가 만약 이 녀석을 죽인다면… 그것은 도의적으로 명백한 살인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껄끄럽다고 생각하겠지. 살인이라니. 그런 걸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나는 아니다!

“죽어라! 강마사악의 창!”

슈와악! 하고 와류가 만들어지는 그 짧은 순간에 맞추어 녀석도 대검을 들었다.

“하늘과 땅을 가르는 일검!”

녀석의 검이 수직으로 세상을 갈랐다. 일검이 그어지는 궤적의 모든 것이 단번에 갈라지는 듯한 현상이 일어났다.

오싹!

“순간 이동!”

반지의 마법을 발동시켜 바로 피해냈다. 피하고 나서 보니 녀석이 행한 이적이 보였다. 녀석이 검을 내리그은 그 궤적이 이어지는 곳 전부가 반으로 갈라졌다.

내 집이 반으로 갈라지며 무너지려 하고 있었고, 땅도 반으로 갈라져 있었다.

“겨우 그 정도냐, 라임! 언데드를 부리고, 사악한 마법을 사용하는 정도로는 나를 이길 수 없다! 절대적인 단일의 힘! 그 힘만이 나를 굴복시킬 수 있지!”

“확실히 놀랍지만, 그렇다고 해서 네가 나를 이길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지. 나는 나보다 강한 녀석들을 사냥해왔다.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냐! 나는 학살자 라임이다!”

나는 두 손을 들었다.

“공격해라!”

그러자 쿵! 쿵! 쿵! 하고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가 움직이며 사우전드소드에게 손을 내리찍었다.

녀석이 옆으로 몸을 이동시켜 그 일격을 피해내고, 뛰어오르며 검을 휘두르는 그 순간에 맞추어 데스나이트가 데드 마나 블레이드를 두른 대검을 찔렀다.

“천의 검날!”

녀석의 몸에서 빛이 일었다. 동시에 수십 개의 검이 녀석의 몸에서부터 뻗어져 나왔다. 그것은 카강! 하는 소리를 내면서 주변에 다가온 모든 것을 베어내며 밀어내고 있었다.

서걱! 서걱!

모든 것이 그 검에 베어졌다. 오로지 마나 블레이드만이 베어지지 않았지만, 모든 공간이 검에 먹혀 들어가자 데스나이트도 그 검들을 막아내지 못하고 베어져 소멸하고 있었다.

대단하군! 저 정도면 이미 마법이라고 해도 될 정도야! 하지만 그런 큰 기술은 빈틈이 있다!

탓!

1천 개의 검날이 희미해지는 그 순간에 몸을 앞으로 날렸다. 2개의 손도끼를 꽈악 쥐고 마력을 불어넣었다. 마나 블레이드처럼 예리하지는 않지만 마력이 둘러져 위력이 증대된 언데드 로드 본 액스가 귀곡성을 토해냈다.

“확실한 치명타!”

검날이 모두 사라진 순간 도끼를 쑤셔 박았다. 하지만 녀석은 웃고 있었다.

“절대의 단절검.”

오싹! 하고 소름이 돋았다. 녀석의 검이 죽음을 담아서 휘둘러졌다. 막을 수 없는 공격이라고 본능이 속삭였다.

죽는다.

그럴 수는 없지!

퍽!

쓰으아아아악!

“피해?”

나의 몸은 뒤로 날아가고 있다. 유령의 손이 내 몸을 후려쳐 뒤로 날려 보낸 것이다.

내 머리 위로 공간을 자른 듯한 반원의 궤적이 그려졌다가 사라졌다.

절대의 단절검? 뭐든지 잘라버리는 기술인가. 조심해야겠군.

빙글! 척!

“위험한 기술을 쓰는군.”

“후후후! 예전의 내가 아니야. 하지만 이번 공격을 피한 것은 칭찬해주지. 그런데 그 유령의 손… 요긴하게 쓰는 모양이군.”

“알고 있었나?”

“네놈을 죽이고자 사령 마법사에 대해서 많은 조사를 했다.”

“이런, 이런. 스토커도 아니고 말이야.”

싸우기 전에 지하실로 가라고 말해놨으니, 지금쯤이면 가족들이 지하실에 모여 있겠지?

남은 데스나이트는 이제 열. 그리고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는 다섯뿐인가? 내가 이놈과 드잡이질을 하는 동안 절반 이상이 부서져 버렸군. 도망칠 때다.

그렇게 생각하는데 쿠웅! 쿠웅! 하는 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왔다.

“저건…….”

“후훗! 겨우 이 정도로 너를 잡으러 온 거라고 생각하나? 나를 한 번 죽인 대가는 비싸. 네놈의 영혼조차도 태워버릴 테다.”

검은 지옥을 담은 듯한 비틀린 눈동자가 질린다. 세상에는 사이코가 많다지만 하필 이런 놈에게 걸릴 건 뭐란 말이냐.

“뭐, 그건 네 마음대로 하시고…….”

멀리서 쿵쿵거리며 다가오는 저건 이 스파인 왕국의 국경을 지키는 전투 병기인 고렘 아낙쉬나스가 분명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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