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이프 크라이-222화 (22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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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트왕국

@고트 왕국

집을 잃었다면

유랑을 하게 된다.

-간단한 사실-

“역시 마스터네요!”

아이린은 나에게 야장술을 전수받기 시작하면서 나를 마스터라고 부르고 있었다. 헬라와 하이네, 그리고 베나와 이론드야 뭐 예전부터 마스터라고 불렀었지만.

“자, 타라.”

내가 마력 합금과 나무, 마법과 기타 등등을 합해서 만든 마차가 눈앞에 서 있었다.

우리는 숲을 벗어나 황야에 있었는데, 그곳에 내가 만든 마법의 마차가 있는 것이다.

마차의 외형은 마치 버스처럼 만들었다. 길쭉한 직사각형에 바퀴만 8개를 달았다. 길이는 약 20여 미터로, 내부에는 가구도 들어가 있었다.

이 정도면 우리들이 이동하고 지내기에 딱 적당하겠지. 노숙을 하지 않아도 되고 말이야.

말이 없어서 ‘생명 없는 신기(神機)의 창조’를 이용해서 하급의 고렘을 만들었다.

말의 모양을 한 고렘으로, 마력 합금을 원료로 만든 키가 3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금속의 말이었다.

이름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중국의 신화에 나오는 기린(騏麟)을 모델로 했기 때문에 머리에는 뿔도 달아 나름 멋있는 모습을 하고 있으니 철기린이라고 할까?

여자들이 좋아하면서 올라타자 나는 마부석에 앉았다. 그리고는 손가락을 딱 튕겼다.

두두두두두두!

그러자 말들이 길고 긴 황야를 내달리기 시작했다.

장애물도 없고 해서 쭉 달리라고 해놓고는 난 마차 안으로 들어와 버렸다.

마차는 마치 현대의 버스처럼 만들었기 때문에 창문이 큼지막하게 여기저기 뚫려서 밖이 훤히 보였다.

“빠르군요.”

헬라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고렘이니까. 지칠 일도 없고, 빠르기도 하지.”

게다가 저 고렘은 그냥 통짜로 만들어진 고렘이 아니거든. 내부는 세밀하면서도 튼튼한 기계적 구조를 이루고 있지. 마치 로봇처럼.

“저런 건 언제쯤 만들 수 있는 건가요, 마스터?”

“네가 나처럼 연금술에 마법까지 배우고 몇 년 수련하면.”

내 말에 아이린이 헤! 하고 입을 벌렸다.

“마스터, 어떻게 그런 나이에 그런 걸 다 한 거예요?”

“내가 좀 잘났거든. 그리고 나 이래 봬도 서른 넘었다고 저번에 말해줬잖아?”

“그렇기는 하지만…….”

그러면서도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얼굴을 하는 아이린이다.

알고 보니 아이린도 하프 드워프라서 어린 외모와는 다르게 꽤 나이가 있다나?

“앞으로 근거지는 각국에 두고, 관리만 하기로 하지. 그리고 엘린, 업종 변경이다. 행상으로 바꾸도록.”

“행상이 쉬운 줄 알아! 이쪽과 저쪽의 시세 차익을 생각해야 한다고!”

“그런 것 정도는 발품 팔아서 해결해. 마을에 도착하면 헬라 양과 베나 양을 호위로 해서 같이 다니도록 해.”

“알았어.”

“그리고…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서 의논할 게 있습니다. 모두들 의견을 말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우리는 렐릭의 남부 지대에 있는데, 일전의 사건 때문에 아무래도 스파인에는 다시 돌아가기 어렵습니다. 물론 지금은 언데드가 난동을 부리는 젤펜다임에서도 활동하기가 상당히 껄끄럽고 말이죠. 물론 어디로 신분을 숨기고 들어가서 저택을 구입한다면야 못할 것은 없지만, 이번과 같은 사태가 또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랑고트 왕국으로 갈까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랑고트인가요?”

조용히 듣고 있던 하이네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거기는 지금 사령 마법사들의 천국이 되었으니까요.”

랑고트는 북부의 거친 나라로, 야만인의 세계라고 불릴 정도로 거친 전사들의 국가이다.

북부 지방 자체가 춥고, 국민의 40퍼센트가 수렵민족과 부족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실 국가를 만들기에도 어려운 지방이었는데, 1백 년 전쯤에 걸출한 대족장이 나타나 부족을 묶어 나라를 설립하고, 물길을 만들고 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농업과 철광업 등의 사업을 발전시켜 나라로서의 토대를 쌓았다고 한다.

지금도 국민의 40퍼센트가 수렵민족과 부족이지만, 그래도 완전 야만 국가가 아닌 역사와 전통, 그리고 그들 나름의 여러 가지 문화를 가지고 있는 강국이라고 한다.

그런 강국이 지금은 사령 마법사를 받아들였다. 랑고트가 강국이기는 하지만 문명적으로는 다른 나라에 비하면 약간 뒤처져 있는데, 이는 마법사와 기타 기술 관련의 장인들이 적기 때문이었다.

전사의 나라라는 그 위명은, 반대로 말하자면 다른 직종의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 낮다는 말과도 같다.

그래서 아마 사령 마법사를 공식적으로 받아들인 것이겠지. 그 뒤에서 어떤 거래가 오고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그나마 운신이 다른 나라에 비해 자유로운 랑고트로 가야겠다.

“그럼 지금은 어디로 가는 거죠?”

하이네의 계속된 질문에 답해주었다.

“일단 큰 도시로. 가서 마법사들의 도움을 받아 랑고트로 공간 이동 할 겁니다. 정확한 좌표를 아는 게 없으니까요. 랑고트에서는 아마도 이번 같은 일은 당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집을 구하고, 그곳에 가게를 차리는 등의 일은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럼 뭐 하려고?”

“용병단을 창설할 거다.”

내 말에 모두가 놀란 얼굴이었다.

“하이네 양, 마법은 이제 몇 가지 사용할 수 있습니까?”

“현재 열두 가지의 마법을 익혔지만…….”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간의 수련으로 전력은 어느 정도 됩니다. 제가 보조한다면 여러분들의 수행에도 좋고, 자금도 벌어들일 수 있겠죠. 근거지를 확고하게 정하지 않은 상태로 이동을 중시하도록 하겠습니다. 대신 숙소는 아예 가지고 다니도록 하죠.”

“숙소를 가지고 다녀?”

“그래. 나에게는 아공간 주머니가 있으니까. 큰 저택이라고 해도 집어넣을 수 있지.”

내 말에 모두가 놀란 얼굴을 했다.

확실히 놀랄 만도 하지. 아공간의 주머니라는 게 무한하게 들어가는 기물이니까. 스승님은 참 좋은 선물을 주셨단 말이야.

“다른 의견 있으신 분? 일단은 다른 방도가 생각나지 않아서 이렇게 정했지만, 더 나은 의견이 있으면 그걸로 선택할까 합니다.”

그런데 아무도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

“그… 그럼 우리도 이제 전투를 하는 건가요?”

이론드가 조용조용 물어왔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법사라면 어느 정도는 전투를 경험해보는 쪽이 좋으니까요.”

여인들은 각자 생각에 잠긴 듯했다.

“그럼 일단은 제 계획대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마차는 계속해서 달렸다. 그리고 얼마 후, 렐릭의 남부에서 가장 큰 도시 중 하나인 베루파인이라는 곳에 도착했다.

병사들의 검문이 있었지만, 내가 대단한 마법사라는 것만으로도 통과되었다.

베루파인에는 용병 길드가 5개가 있었는데, 그중 가장 큰 규모의 용병 길드에서 용병단을 창설해 용병패를 지급받았다.

옛날에 만들었던 용병패는 버렸다. 어차피 예전 용병패는 등급도 낮으니까.

“마스터즈 용병단. 좋지?”

랭크 S의 용병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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