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이프 크라이-223화 (223/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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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트왕국

단주인 내가 랭크 S급의 마법사이고, 랭크 S급의 마스터 워리어인 레나를 포함했기에 랭크 S급의 용병단이다.

물론 실력적 랭크가 S라는 것이고, 규모는 C급이다.

규모라는 것도 용병단에 있어 상당히 중요하다. 소수 정예라고는 해도 다수가 아니면 해결할 수 없는 의뢰도 많으니까. 특히 전쟁 같은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일단 공간 이동부터 먼저 하자고.”

베루파인의 아만즈 용병 조합에서 발행한 용병단 패는 만국 공통 용병단 패라는 것으로, 용병 조합 연합의 승인을 받아 어느 길드에서든 똑같이 우대해주는 증명패이다. 이것만 있으면 어느 나라에서든 대접을 받는다.

이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3천 골드가 들어간다는 게 흠이지만, 뭐 그 정도야.

여인들과 같이 마법사들의 상점이 있는 곳으로 가서 공간 이동을 했다.

그리고 우리는 금세 북부의 야만 전사의 나라 랑고트 왕국에 도착할 수 있었다.

“후아! 춥다.”

마법사의 탑을 나서자마자 느껴지는 것은 엄청나게 차가운 공기였다. 레나가 그 차가운 공기에 호들갑을 떠는 것을 보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눈이군.”

사방이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과연 북국의 나라인가.

차가움은 사령 마법사와 친하다. 죽음은 차가움을 동반하니까. 어쩌면 스승님의 선택이 옳았을지도 모르겠군.

“움직이자.”

아공간 주머니에서 금속의 말과 마차를 꺼내 연결했다. 그리고는 금속의 말에 마법을 부여해 눈을 녹여 버리는 열을 뿜어내도록 만들었다.

이걸로 간단하게 제설 기능 추가.

“어디로 가려고? 그리고 여기는 어딘데?”

엘린의 질문에 나는 친절하게 대답해주었다.

“여기는 랑고트 왕국의 수도 록타르 쓰랄. 우리가 갈 곳은 사령 마법사 조합이다.”

“헤엑? 사령 마법사 조합?”

“그래. 스승님을 뵈어야겠어.”

“스… 스승님?”

어래? 왜 다들 얼굴이 새파래지는 거야?

“대체 무슨 상상을 하는 거야? 스승님은 아주 대단하시고 훌륭하신 분이야!”

“그… 그게… 라임은 뭔가를 가르쳐 줄 때는 특히 무서운걸.”

“맞아. 네가 헬라 언니에게 저번에 검술 가르쳐 줄 때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아?”

레나와 엘린이 옆에서 타박을 주었다.

아니, 내가 뭘 잘못했다고?

그런데 옆을 슬쩍 보니 헬라와 베나가 맞는 말이라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고, 하이네와 이론드도 동감이라는 표정이었다.

내가 그렇게 무섭게 굴었나?

그렇게 말하는 사이, 수도의 대로를 지나 하늘 높이 치솟아 오른 거대한 탑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늘을 뚫을 듯한 기세로 세워진 원뿔형의 약간 뒤틀린 탑은 음사(陰死)한 기운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사기가 좋은 것도 아니니, 외부로 흘러나가지 않도록 마법적 조치를 취한 듯싶었다.

“도착했다. 잠깐 마차에서 기다려.”

일행에게 말하고 마차에서 내리자 위병으로 보이는 자들이 다가왔다.

과연 북국의 병사들이라 그런지 젤펜다임, 스파인과는 복장이 달랐다. 두툼한 가죽에 짐승의 털을 붙인 가죽 갑옷을 입고, 허리에는 도끼를 매단 자가 다가온 것이다.

“무슨 일이십니까?”

“위대하신 사령 마법사이신 데스나크람 님의 제자인 사령 마법사 라임이 찾아왔다고 연락을 넣어주시기 바랍니다.”

내 말에 위병의 얼굴에 놀람이 일더니, 마차를 안쪽에 주차시키고서 나와 일행을 안내했다.

우리는 곧 손님방 같은 곳에 도착했고, 잠시 후 문이 박살 나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쾅!

“제자가 왔다며!”

문이 연기를 내며 부서짐과 동시에 스승님이 쏜살같이 들이닥치셨다. 과거와 전혀 변함 없는 모습. 아니, 오히려 좀 더 젊어지신 것 같았다.

“스승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오오! 제자야! 오랜만이구나!”

“꾸엑!”

스승님이 냅다 다가와서는 나를 꽈악 껴안았다.

으악! 숨 막혀!

“하하하! 그동안 어디에 가 있나 신경 쓰였는데 아주 잘 왔다. 네 녀석하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산더미 같다. 이번에 내가 새로운 녀석을 만들었는데 하프 데드라는 녀석이지! 그게 어떻게 되냐면…….”

“스… 스승님, 저 수… 숨 막히는…….”

“오잉? 하하핫! 이거 내가 너무 힘주어 반겼나 보구나.”

스승님이 나를 슬그머니 내려놓으셨다.

어째 예전보다 많이 정정해지신 것 같단 말이야?

“스승님, 건강하셔서 다행입니다.”

“음후하하! 내가 너의 도움을 받아 크게 깨달은 바가 있단다. 그래서 지금은 총조합장이 되었지. 마력 수치만 해도 무려 400이니라.”

“4… 400이요?”

뭐, 뭐냐? 그 전무후무한 무지막지한 수치는?

200을 넘는 순간 마법사는 ‘스스로 걷는 자’라는 칭호를 받아 대마도사라고 불리게 된다.

그런데 400? 무슨 드래곤인 건가?

“후후! 이게 다 내가 제자를 잘 얻어서 그런 거지. 네 녀석이 가르쳐 준 방법을 응용하고 연구하다 보니 크게 깨달은 것이 있었거든. 어서 빨리 제자인 네 녀석에게 가르쳐 주고 싶어서 안달이 났지만,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연락도 못하고 힘들었다. 이럴 줄 알았다면 아공간 주머니에 연락 마법을 추가할 걸 그랬어. 그나저나 저 처자들은 누구냐?”

“아, 이쪽은 제 연인인 레나입니다. 그리고 사정이 있어서 저랑 같이하는 식구들이죠.”

“허! 이 녀석 보게나. 사령 마법사 주제에 꽃 같은 처자들을 줄줄이 데리고 다니다니. 하렘이라도 차렸느냐?”

“아니, 그런 건 아니고……. 그런데 스승님, 성격이 좀 활달하게 바뀌신 것 같습니다.”

“허허! 내가 좀 젊어지기는 했지.”

“와서 인사해. 내 스승님이셔.”

내 말에 일행이 다가와 스승님께 인사를 드렸다.

“이거 말년에 복이로구나. 그래, 숙소는 정했느냐?”

“일단 조합에서 정식 가입 절차를 밟고 나서 집을 구할까 하고 왔습니다.”

“흠… 뭐, 숙소야 이 탑에 만들어도 되겠지만, 처자들과 같이 살려면 외부에 집을 구하는 게 좋겠구나. 일단 오랜만에 회포나 풀자꾸나. 보여 줄 것도 있으니 말이다. 그동안에 집은 적당한 걸로 구해놓으마.”

“그래주시면 좋지요.”

스승님은 넉살 좋게 웃으면서 내 어깨에 팔을 두르셨다.

“그럼 처자들, 조금만 기다려 주겠나? 사제 간에 오붓한 이야기를 조금 나누어야 해서 말일세.”

“예. 그거야 당연…….”

“허헛! 예의 바른 처자들이군. 그럼 나중에 보고, 편히 쉬시게나.”

나는 스승님의 손에 이끌려 그렇게 방을 나섰다.

“그래, 그동안 꽤 여러 가지 일을 벌였더구나.”

“제 또 다른 스승님이 연관된 일이었거든요.”

“또 다른 스승?”

“제 야장술의 스승님입니다.”

“흠… 그 공작가의 아들 말이냐?”

“그렇습니다.”

스승님의 눈빛이 진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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