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이프 크라이-243화 (243/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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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의 습격

멋지군!

키아아악!

와이번 수천과 수만의 가고일이 맞붙었다. 가고일들은 날개를 노리고 달려들고, 와이번들은 불을 뿜으며 그런 가고일을 부수었다. 와이번 위에 탄 오크 놈들은 투창을 던지며 가고일의 머리를 박살 냈다.

“자리를 피하지요.”

“예.”

나와 데글은 공중전이 벌어지는 곳을 피해 요새 성도의 서쪽 하늘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오크의 본대가 당도해 성벽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히야! 저놈들, 투석기도 준비했네?”

“그것도 심상치 않은 마력을 돌에 부여한 듯합니다.”

쿠르릉! 쿠르릉! 쿠르릉!

붉은 기운에 휘감긴 돌들이 하늘을 날아 성벽에 떨어졌다. 성벽에 장치된 마법 장벽이 돌들을 막아내는 사이, 오크의 군대가 성벽에 달라붙고 있었다.

퍼펑! 하고 요새 성도의 성벽에 설치된 석탑의 망루에서 번개와 우레, 그리고 죽음의 기운이 쏟아졌다.

오크 놈들은 놈들 특유의 노래를 소리 높여 부르며, 괴이한 붉은 기운을 몸에 두르고 달려들었다.

콰쾅! 하고 폭발이 일고, 사람과 오크가 짓이겨지며 죽고, 피를 흘렸다. 오크 샤먼의 사이한 주술, 사령 마법사들의 사악한 마법, 오크 메이지의 기괴한 마법이 폭발하며 전쟁이 가열되고 있었다.

“뒤를 치겠습니다.”

“그 마법을 사용하실 겁니까?”

“어스 고렘의 마법은 저 혼자서는 펼칠 수 없죠. 하지만 그것 말고도 적당한 물건을 만들었습니다. 그것으로 시간을 버는 사이에 제2군단에 소속되어 있던 이들을 다 불러주십시오.”

“형제들을 부르겠습니다.”

곧 데글은 빛과 함께 사라졌다. 나 역시 공간을 넘어 오크 녀석들의 뒤쪽 허공에 나타났다.

“나와라.”

6기의 언데드 타이탄, 1만 기의 어스 솔저가 지상에 떨어져 내려 정렬했다.

나의 군대! 나의 힘! 그 누가 나에게 대항하는가!

“죽여라. 언데드 브레스.”

쿠오오오오오오!

6개의 검은 광선이 오크 본대의 뒤쪽을 가격했다. 그러자 쿠르르릉! 하고 사기가 피어오르며 순식간에 수백의 오크를 갈가리 찢어 죽이고, 사기에 노출된 수천의 오크들을 언데드로 만들어버렸다.

“진군.”

척! 척! 척! 척! 척!

어스 솔저가 진군했다. 그 뒤로 언데드 타이탄이 느릿하게 따르며 언데드 브레스를 쏘아냈다.

이곳은 전장, 죽음이 피어나는 곳. 그렇기에 망령도 아주 많고, 부정적 사념이 넘쳐흐른다. 그것은 곧 언데드 타이탄의 힘이 된다.

“취이이익! 적이다! 취이익! 적이다!”

오크 놈들이 알아차렸다. 순식간에 몇만 정도가 뒤돌아서서 언데드가 된 동족을 박살 내고 내 쪽으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겨우 그 정도로 나를 이길 수 있을까?

“뭉개라!”

침묵의 군대가 진군했다. 그리고 그대로 오크들과 부딪치며 전투에 돌입했다.

파팟! 파팟! 파팟!

“왔습니까? 모두 위치로!”

“오자마자 부려먹으시다니··· 라임 님도 너무 사람을 험하게 굴리시는데요?”

“자, 조용. 어서 자리 잡아.”

60명의 마법사가 자리를 잡고 다시금 그때의 대마법, 어스 고렘 생성의 마법을 펼치기 시작했다.

입체 다중 마법진이 모습을 드러내고, 마법의 주문이 영창되어 마력이 움직였다.

그런데 그때였다.

“피해!”

꺼림칙한 무언가가 빠르게 다가왔고, 내 명령에 즉각 마법을 멈추고 마법사들이 빛과 함께 근거리 순간 이동으로 다가온 무언가를 피해냈다.

“쯧! 와이번 라이더! 안 되겠군. 작전 변경입니다. 모두 마법으로 전투! 각자가 만든 언데드가 있겠죠? 모두 사용합니다.”

“알겠습니다!”

위웅! 위웅! 위웅!

공간의 문이 열리며 사령 마법사들 개개인이 랑고트 왕국에 넘어오기 전에 만든 언데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키메라도 있잖아? 흠··· 과연··· 다른 이들도 각자의 노력, 특기가 있다, 이거군.

“전력을 다하십시오! 저 역시 전력을!”

마력을 개방했다.

내 마력 수치는 무려 200! 나야말로 마스터 중의 마스터. 이제는 대마도사라 불릴 수 있는 존재거든!

“오라! 죽음의 구름이여!”

손을 뻗어 저주받은 왕의 서클릿의 지식에서 얻은 대마법 중 하나를 펼쳤다.

푸확!

손에서부터 검은 구름이 만들어지며 무시무시한 속도로 주변으로 퍼져 나갔다.

“죽어라!”

푸화아아악!

검은 구름이 사방으로 빠르게 뻗어졌다. 달려든 와이번과 와이번에 타고 있는 오크들의 몸을 갈가리 찢어버리며 검은 구름이 더더욱 크게 부풀었다.

단번에 10마리의 와이번이 죽어버리고, 동시에 하늘로 더 높이 솟구쳐 오르며 다음 마법을 펼치기 위해 언데드 로드 본 액스를 뽑아들었다.

그래. 감각이 느껴진다. 왜 느껴지는가? 그것은 지금의 내가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거다.

지금의 나는 완전한 이 세계의 주민. 그렇기에 이 감각은 진짜다.

“와랏!”

키에에엑! 하고 와이번이 입을 벌리며 달려들었다. 그에 몸을 뒤틀며 도끼의 날을 들어 녀석의 목에서부터 배까지 그어버렸다. 콰륵! 하고 내장과 피가 내 몸으로 쏟아지면서 녀석이 추락했다.

나는 수평으로 몸을 뒤집으며 아래에서부터 던져진 투창을 피한 후, 왼손의 본 액스를 던져 내며 마법을 사용했다.

퍼걱! 하고 오크의 신체 중 어딘가가 내가 던진 본 액스에 박살 나는 소리를 들으며, 빈 왼손으로 죽음의 기운을 뿌렸다.

푸확!

다시금 검은 안개가 내 주위를 감쌌다. 아까 사용한 죽음의 구름보다 약하지만, 시야를 가리기에는 안성맞춤인 사기의 안개다.

“사자군주의 이름 아래 펼쳐져라! 망령의 보호막! 죽음과 정신의 이름 아래 원념의 방벽! 오라! 나의 혼의 일부여! 영혼의 장막! 이곳에 너의 뼈를 세우니! 마골의 방패! 사악한 마력으로 일어서라! 그림자의 성벽!”

일단 보호 마법부터 도배한다! 마갑은 아직 착용 금지. 모든 것을 다 보여 줄 필요는 없겠지!

촤륵! 촤륵! 촤촤촤착!

다섯의 보호 마법이 나의 몸을 감쌌다. 그 순간, 투확! 하는 소리와 함께 오크들의 투창이 안개를 뚫고 내 몸을 향해 찔러왔다.

카카강!

하지만 다섯의 보호 마법에 의해 튕겨져 나갔다.

흣! 겨우 그 정도로는 내 보호 마법을 깰 수 없지.

이래 봬도 이 다섯 마법을 동시에 구현하면 마나 블레이드라고 해도 부술 수 없거든.

사기의 안개를 뚫고 튀어나와 주변을 보았다. 와이번 라이더들이 슬슬 정리되어 가는 듯했다. 그사이에 사령 마법사들도 몇 명이 당했는지 보이지 않았다.

죽은 건가. 쯧! 그렇다면 나를 포함한 61인으로 펼치는 어스 고렘 생성의 마법은 물 건너갔군. 게다가 그걸 행하려면 시간이 조금은 걸리니. 그냥 이대로 지상으로 내려가 전투를 하는 것이 낫겠어.

“모두 지상으로 내려가 제 고렘의 뒤에서부터 지원 마법을 펼치십시오!”

“알겠습니다!”

모두가 그대로 낙하했다. 지상에서는 이미 언데드 타이탄과 어스 솔저들이 오크들과 맞붙고 있었다. 그 위로 사령 마법사들의 마법이 떨어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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