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이프 크라이-244화 (244/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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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의 습격

“합!”

나는 전방에서 싸우는 게 더 낫지!

“취이익! 기괴한 인간이다!”

전면으로 나서서 본 액스를 휘둘렀다. 퍽! 하고 붉은 기운에 휘감긴 오크 놈의 어깨를 박살 내고, 동시에 사기의 안개를 흩뿌렸다.

“취에에엑!”

오크 몇몇이 고통에 못 이겨 소리를 지르며 쓰러지고, 그런 녀석들에게 내 뒤에서 다가온 어스 솔저가 창을 찔러 생을 마감시켜 주었다.

푸화아아악!

그때, 내 전면으로 언데드 브레스가 떨어져 내렸다. 그러자 콰릉! 하고 30여 미터의 모든 게 박살 나고, 그 주변으로 사기가 뻗어 나가며 오크들의 생을 빼앗아 언데드로 바꾸었다.

“좋아! 밀어붙여라!”

앞으로 일보를 내디뎠다. 오크 2마리를 향해 본 액스를 휘둘러 늑골과 옆구리를 찍어버렸다.

앞으로 이 보를 내디뎠다. 오크 한 마리의 팔에 본 액스를 내리쳐 팔을 자르고 목을 쳐 버렸다.

앞으로 삼 보를 내디뎠다. 달려드는 다섯 오크의 무기가 내 보호 마법에 튕겨져 나가는 것을 보며, 녀석들을 향해 본 액스를 찍어 휘둘렀다.

콰직! 하고 왼손의 궤적 안에 있던 한 놈의 손이, 두 번째 놈의 늑골이 잘라져 나갔다. 으직! 하고 오른손의 궤적 안에 있던 세 번째 놈의 머리가 부서졌고, 두 놈의 무기가 내 보호막을 두드렸다.

카캉!

키이이!

망령의 소리가 울리고, 공격당한 놈의 무기를 타고 망령이 놈들의 목을 휘어감아 생기를 빨아냈다.

내 방어 마법은 보통의 방어 마법이 아니지. 사악한 죽음의 마법이라구.

“크에에에!”

녀석이 쓰러지고, 또다시 오크들이 달려들었다. 나는 녀석들을 죽였다.

죽이고 죽여라! 죽이고 죽여라!

“오라, 죽음의 힘이여. 나 사자군주의 이름 아래 죽은 너희들을 먹어치워 힘으로 삼노라.”

언데드 타이탄과 일찍이 과거에 만들었던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에 걸었던 망령 흡수의 상위 마법을 펼쳤다.

“와라! 너 망령과 죽음과 원한의 부정한 힘이여! 원령 흡수!”

쿠웅! 하고 주변에 있던 죽은 오크들의 원념과 망령이 나에게로 몰려들었다. 순식간에 피로가 사라지고, 강대하고 사악하기 짝이 없는 힘이 내 전신에서 춤을 추었다.

그래. 춤을 추자. 나는 오크들을 학살하기 위해 왔다. 나의 수하, 나의 권속, 나의 병기로 너희를 죽인다.

너희 역시 사람의 자아를 복제해서 만들어진 가상에서의 살아 있는 존재들. 하지만 너희가 죽이는 자들 역시 살아 있는 존재들.

자, 외쳐 보아라. 나에게 너희의 삶을 외쳐 봐라. 나 역시 너희에게 삶을 외치겠다.

“죽여라!”

살의가 흐른다. 내 2개의 뼈로 만들어진 사악한 도끼가 뼈를 가르고, 피를 먹으며 춤을 추었다.

나의 몸도 덩실덩실 춤을 추며 죽음을 부른다. 놈들이 죽어갈수록 나의 몸에 더더욱 강한 힘이 흐른다.

더 이상의 스킬 업그레이드도 이제는 상관없다. 지금 내가 가진 지식을 조합하고, 완전히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이만큼 강하다.

나를 막아봐라. 나를 죽여 봐라.

나에게 삶을 외쳐 다오!

“취에에엑! 피의 저주를 받아라아아!”

오크 샤먼의 붉은 저주가 나에게 씌었다. 하지만 그것 역시 단숨에 내게 흡수되었다.

후! 나의 저주에 대한 속성력은 높다. 오히려 그것은 나에게 힘을 주지!

“인상적이야.”

오크 본대의 뒤쪽은 무너지고 있었다. 나의 1만의 어스 솔저와 6기의 언데드 타이탄, 그리고 살아남은 사령 마법사 몇십 명과 나 라임에 의해서.

이미 1만에 가까운 오크가 죽어서 널브러졌다. 그러는 가운데 내 어스 솔저는 겨우 5백 기 정도가 부서졌을 뿐이다.

“그나저나··· 이거 대단하군.”

몸에서 흐르는 힘. 강대하고 써도 써도 모자라지 않는 힘. 그래! 이게 사령 마법사의 진짜 능력이지.

죽음을 부르고, 죽음에서 힘을 얻는다. 이 전장이야말로 나의 힘을 극대화하는 곳.

아, 그래. 서클릿에서 얻은 고대의 대마법 중 하나가 있었지. 이걸 사용하면 적들에게 상당한 피해를 강요할 수 있다.

저 오크들을 죽이고, 사령 마법사의 위명을 알리는 데에 아주 적합하겠지.

좋아. 그 마법을 사용해볼까?

“죽음에서 걸어 나와 여기까지 이르라······.”

앞으로 내디디며 마법을 연성했다. 길고 긴 주문을 읊으며 넘쳐나는 내 힘을 통한 대마법을 펼쳐 냈다.

“죽음 위를 걸으며 죽음의 노래를 부르라. 사자군주의 이름 아래 이곳은 죽음의 대지가 되리니. 죽음이야말로 안식이며, 안식을 위한 대지를 만들리라.”

마력이 꿈틀거리며 사납게 일그러졌다.

“오라! 죽은 자의 세계!”

푸스스슥! 하고 내 발아래에서부터 검은색이 사방으로 펼쳐졌다. 대지가 검게 변하고, 그것은 빠르게 확산되었다.

그 현상에 오크들이 놀라고, 사령 마법사들도 퍼붓던 마법을 멈추고 눈을 빛내는 것이 보였다.

흥! 그런다고 너희가 이 마법을 알 수 있을까. 이것은 나의 스승이신 데스나크람 님도 사용할 수 없는 마법이다.

‘라이프 크라이’의 세계관에서 이 마법은 무려 수백 년 전에 사라진 잊힌 마법. 오로지 저주받은 왕의 서클릿이 간직한 마법이니까.

크아아아아아!

검은 대지는 시체를 집어삼켰다. 산 자는 그대로 두고 어둠의 대지는 점점 넓어지며 죽은 자를 집어삼켰다.

시체를 집어삼킬수록 어둠의 대지는 역시 점점 넓어져 갔다. 1만이라는 오크의 시체는 금세 집어삼켜져 사라졌고, 1만의 오크 시체를 제물로 대지는 더더욱 넓어졌다.

무려 3백여 미터에 이르는 공간이 검게 물들었고, 오크들도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늦었어.

“열려라, 지옥의 문.”

쩌어억! 하고 땅이 갈라졌다. 그리고 그곳에서부터 거대한 문이 지상으로 솟구쳐 오르기 시작했다.

고고고고고고고고고고고고고고고!

엄청난 소리, 무시무시하고 사악한 기운이 사방으로 흘러넘쳤다. 그리고 수천수만의 해골이 이어져 만들어진 거대한 문이 그 존재를 세상에 과시했다.

소환 시간은 딱 1시간.

하지만 그 1시간이면 수십만의 생명을 사멸시킬 수 있지. 그러니까 이제 오크들이 죽을 시간이다.

끼기기기기기긱! 하고 섬뜩한 소리를 내며 지옥의 문이 열리려 했다. 저 문이 열리면 지옥이 현세에 강림하고, 지옥의 힘이 퍼져 나가 모든 것을 죽여 버릴 것이다.

죽은 자를 제외한 모든 것이 바로 죽음을 맞이하고, 지옥에 끌려 들어간다. 오로지 강인한 힘과 의지를 가진 자만이 이 힘에 저항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 수 있는 자는 몇이나 될까?

위력은 이 검어진 대지 위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미친다. 이 검은 대지야말로 힘이 미치는 범위가 되는 것이다. 다만, 하늘에 있는 자들에게는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문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소리가 울렸다. 그와 함께 이변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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