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이프 크라이-246화 (246/347)

────────────────────────────────────

────────────────────────────────────

삶이란…

“오크! 오크! 오크! 오크! 오크! 오크! 오크!”

그리고 주변을 둘러싼 놈들이 소리를 내질렀다.

제길! 오크 매직인가?

“쿠와아아아아아아아! 나 오크 전사 듀로탄이 말한다! 죽어라!”

“나 인간 마법사 라임이 말한다! 엿 먹어!”

녀석의 도가 불길 같은 붉은 마나 블레이드를 형성해서 내리쳐졌다. 나도 각종 마법을 발동시킨 언데드 로드 본 액스를 엑스 자로 휘두르며 녀석의 도에 맞부딪쳤다.

그러자 쾅! 하고 큰 폭음이 일고, 온몸에 저릿저릿한 충격이 밀려들어왔다. 하지만 물러서지 않고 안쪽으로 파고들어 본 액스를 휘둘렀다.

쾅!

몸을 두드렸는데 왜 쇠를 두드리는 소리가 나? 이 새끼! 오크 주제에 금강불괴신공이라도 익혔나?

“취이익!”

쾅! 하고 녀석의 발이 움직이며 나를 후려쳤다. 그에 뒤로 밀려나가는 순간 몸을 뒤집어 땅에 내려서고, 그런 내 위로 도가 떨어졌다.

“쉴 틈을 안 주냐!”

쾅!

으직으직!

녀석이 찍어 내린 도를 2개의 본 액스로 막아내고 버텼다.

센데!

“어이! 오크라고 주장하는 녀석아! 네가 나를 안다면 너는 저쪽의 인간이다. 즉 ‘유저’이지. 그런데 너는 너를 오크라고 주장하다니, 웃기지 않냐!”

콰릉! 하고 도끼와 녀석의 도가 허공에서 부딪쳤다.

“취이이이이이익!”

녀석은 무지막지하게 분노한 듯했다. 녀석의 몸을 감은 붉은 기운이 강렬해졌다. 그리고 그것은 점점 형체를 갖더니, 불타오르는 듯한 모양을 한 갑옷 같은 것이 되었다.

이건 또 뭐야?

“분노와 복수의 화렌차 님의 이름 아래 분노의 검을 받아라!”

오싹.

본능이 경고한다. 저것은 막을 수 없다.

“순간 이동!”

그 순간 반지가 번쩍이고, 몸이 공간을 넘었다. 내가 있던 자리로 녀석의 검이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공간이 갈라졌다.

스걱! 푸확!

어깨의 위쪽이 살짝 잘라져 나갔다. 그에 어깨 위의 살덩이와 근육이 약 2백 그람 정도 떨어졌다.

공간을 넘고 있는 그 짧은 순간에 이미 검압(劍壓)이 내 어깨에 닿아 나를 다치게 한 것이다.

무시무시한데?

“취이이익! ‘유저’임은 버렸다. 저쪽의 나를 버렸다! 나는 이제 오크 전사 듀로탄! 쿠와아아아아! 를 이끄는 클랜 로드 듀로탄이다아아!”

“돌았군. 어떻게 유저임을 버리지? 저쪽의 너를 어떻게 버리냐? 엄연히 저쪽의 네가 진짜인데?”

“취이이!”

녀석이 숨을 몰아쉬며 나를 노려보았다.

“죽음.”

“뭐?”

잠깐 멍해졌다.

“저쪽의 나를 죽음의 저편으로 보내 지금의 내가 있다. 취이익! 나는 오크. 이제 박병석은 없어. 오크 전사 듀로탄만 남았다.”

뭐? 박병석? 잠깐, 그거 어디서 들은 이야기······.

“네놈 설마······.”

기억났다. 가상현실 게임을 하다가 난동을 부려 경찰에 체포된 후 갇혔다가, 탈주하여 가상현실 접속 기계인 플레인 워커 안에서 시체로 발견된······.

“취이이이익! 오크는 강하다! 나는 오크다! 나는 강하다! 오크의 이름으로! 붉은 것은 세 배 빠르다!”

녀석의 전신이 붉게 물들었다. 그리고 녀석의 칼이 불타오르는 마나의 검날을 품고서 내 머리 위로 떨어졌다.

“빌어먹을!”

뭐가 붉은 것은 3배 더 빨라? 겨우 그런 말에 진짜로 빨라지냐! 이래서 오크라는 놈들은 좋아지려야 좋아질 수가 없어!

“취이이익! 오크 도법을 받아라!”

녀석의 도가 마치 분신술이라도 쓰는 것처럼 3개로 갈라지며 밀려들어왔다.

이런, 빌어먹을! 이건 또 뭐야? 오크의 스킬?

부오오오!

방어 마법에 마력을 불어 넣어 강화하며 마법의 주문을 외웠다. 근접 전투로는 내가 불리하다!

콰릉!

방어 마법 2개가 소멸하는 것이 보였다. 충격파로 몸이 뒤로 날아갔다. 하지만 나는 정신을 집중해 마법을 완성했다.

“어둠은 죽음의 권속이니! 너 그림자여, 나의 명에 따르라! 그림자 인형!”

쉬릭! 쉬릭! 쉬릭! 쉬릭!

주변에서 그림자가 일어섰다. 물리적인 방법으로는 부수지 못하는 사악한 인형이다.

“취이이익! 오크의 입 냄새!”

녀석이 몸을 뒤로 젖히며 몸을 부풀리더니 후! 하고 숨을 불어냈다. 그러자 녀석의 입에서부터 강렬한 불꽃이 튀어나왔다.

제길! 역시 오크 매직! 상상을 뒤집는 괴악한 결과를 만드는 꼴이라니! 요새는 입 냄새가 불꽃이라도 만드나 보지?

하지만 그림자로 시간을 벌었다! 이번에 새로 얻은 특수 패시브 스킬의 힘을 보여 주마!

“죽은 자의 대지, 죽음의 공포, 하급 질병 창조, 하급 독의 창조, 죽음의 기운, 고통의 저주, 강마사악의 창, 작은 불꽃, 마력 증폭, 마력 부여!”

어떤 결과가 될지는 나도 모른다. 일단 되는 대로 하급 마법들을 모조리 섞어주마!

크앙!

녀석이 내가 보낸 그림자를 전부 소멸시키며 도를 들어올렸다. 사우전드소드 놈이 쓰던 것과 같은 무엇이든 잘라버리는 그런 일격이 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곧 녀석의 도가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공기가 떨렸다.

내 손이 앞으로 내밀어졌다.

공기가 떨렸다.

녀석의 도가 반쯤 떨어졌다.

공기가 울었다.

마법이 생성되며 폭발을 일으켰다.

공기가 터졌다.

녀석의 도와 마법이 부딪쳤다.

콰르르르르릉!

거대한 검은 것은 그대로 팽창했다. 그것은 검은 불꽃이었다. 검은 불꽃은 이글이글 타오르며 맹렬하게 회전해서 원구를 이루었다.

녀석의 도격조차도 이 검은 불꽃을 소멸시키지 못하고 튕겨져 나갔다.

“취이이이익! 믿을 수 없다!”

녀석의 몸에 붉은 기운이 흐르더니, 녀석의 도가 거의 2배로 커졌다. 6미터에 달하는 마나 블레이드가 녀석의 도에 맺히고, 도가 다시금 떨어졌다.

“취이익! 도는 자른다!”

그게 스킬명이냐? 그래, 잘라봐라. 나도 이게 무엇 하는 마법인지 모르거든!

콰아앙!

폭음이 나고, 내 몸이 흔들렸다. 그리고 엄청난 고통과 함께 어깨 한쪽이 날아간 것을 깨달았다.

그것을 깨달은 순간 내 몸은 튕겨져 나가 하늘을 날고 있었다.

아, 졌는가?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녀석의 몸이 거대해지는 검은 불꽃에 삼켜지고 있었다. 하지만 녀석은 자신의 도로 검은 불꽃을 반쪽으로 가르고 있기도 했다.

콰릉!

검은 불꽃이 폭발하며 터졌다. 주변에 원을 그리고 서 있던 오크들에게까지 검은 불꽃이 밀어닥쳤다. 순식간에 주변이 초토화되며, 끔찍한 비명과 절규가 터져 나왔다.

오크들이 죽어가면서 낸 소리가 아니다. 마법에 포함된 원념의 기운이 그런 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큭!”

제길! 팔 한쪽을 잃었군.

“날아와.”

저 멀리서 언데드 로드 본 액스가 쎄엑 소리를 내며 내 앞에 날아와 둥둥 떠 있었다. 하나는 허리에 차고, 왼손으로 남은 하나를 잡아 쥐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