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이프 크라이-275화 (275/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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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화면 전송.”

파파팟!

내 주위로 수백 개의 화면이 튀어나왔다.

「프로텍트 프로그램 파괴. 접속 완료. 데이터 다운로드.」

「추적자를 발견했습니다. 미끼용 바이러스 살포 개시.」

정보가 쌓여 갔다. 크리에이트 길드 녀석들의 홈페이지, 데이터베이스, 서버 등 전부를 해킹했다.

길드에 속한 놈들이 누구인지, 녀석들이 계획하고 있는 건 무엇인지, 대화록, 채팅 기록, 공지, 계획 등이 전부 파헤쳐졌다.

「삑! 문제가 생겨 자폭 프로그램 기동.」

「삑! 문제가 생겨 자폭 프로그램 기동.」

“저쪽도 실력자가 있다는 거로군.”

베헤만은 유령들 중에 부자들도 있다고 했다. 돈의 힘으로 실력 있는 자를 고용했을 것은 뻔하지. 이미 예상은 했다.

하지만 말이야, 내가 비록 몇 년간 프로그램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고 해도 너희들이 나를 이길 수는 없어.

아무리 하드웨어와 프로그램이 발전한다고 해도 니들이 나를 이길 수 있을까?

나는 자세를 고쳐 잡으며 심호흡을 하고 정신을 집중했다.

인간은 한 번에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을까? 그 생각을 직접 프로그램의 언어로 바꾸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에서 내가 태어났단 말이다!

파직파직!

삐리리리릭! 디리리리릭!

「프로그램 복구 개시.」

「복구를 완료합니다.」

「공격 개시. 바이러스 살포 개시. 전자 침식 개시. 허위 정보 격류 공격 개시.」

「추적자 1의 컴퓨터에 과부하를 일으켜 폭파하도록 유도 합니다.」

「추적자 2의 컴퓨터 폭파가 진행 중입니다.」

「추적자 3의 거처를 확인. 거처의 전원을 끊습니다.」

네트워크의 발전은 1초에 테라바이트의 전송을 가능하게 만들었지. 그런 지금의 내 능력을 겨우 너희 따위가 당해낼 수 있을까?

달라붙어! 한 놈에게 수십 개의 프로그램 공격을 개시한다! 우회적으로! 직접적으로! 전부 박살내라!

추적자에 대한 알림이 하나 둘 사라졌고, 보안 프로그램 역시 하나 둘 박살이 나 흩어졌다. 그것들을 모두 눈으로 확인하며, 난 크리에이트 길드와 연관된 녀석들의 정보까지 전부 다운로드했다.

좋아. 이제 남은 건 아라한 컴퍼니 쪽인가?

어차피 거대 부호와 재벌이 가진 힘이라고 해봤자 아라한 컴퍼니보다 못하다.

그래도 내가 만든 프로그램을 몇 개나 격파한 것은 칭찬할 만하지. 확실히 기술이 많이 발전한 모양이야. 겨우 몇 년 만에 내 프로그램을 따라잡은 셈이니까.

“제대로 해보자고.”

나는 해킹을 개시했다. 현재 만들어진 해커들의 기술과 프로그램에 대한 구조를 모조리 긁어모아 분석을 시작했다.

아라한 컴퍼니를 상대하려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니까.

그렇게 나는 어둠 속으로 침잠해 들어갔다.

***

“큭!”

빌어먹을! 아라한 컴퍼니 놈들의 본사 데이터베이스를 해킹할 수 없어? 그리드 컴퓨팅으로 얻은 연산 능력을 활용, 수백 개의 프로그램이 가동돼 공격하는데도 끄떡이 없단 말인가?

“빌어먹을!”

그래도 성과가 없는 건 아니다. 아라한 컴퍼니의 본사에 대한 것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 아라한 컴퍼니에서 일하는 놈들의 컴퓨터와 데이터는 해킹할 수 있었다.

개발부 부장이라는 놈의 컴퓨터 데이터베이스도 해킹했고, 각종 연구소의 데이터도 해킹했다.

하지만 그것들 중 중요한 비밀은 없었다. 하나하나가 밝혀지면 엄청나게 놀라울 내용들이기는 하지만, 내가 알고 싶은 것들이 아니야!

빌어먹을 녀석들!

“역시 아라한 컴퍼니라는 거로군.”

그러고 보면 아라한 컴퍼니의 회장은 수수께끼의 존재였지.

그는 단 한 번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고, 십인회라고 불리는 10명의 이사들이 회사를 운영한다.

10명의 이사들이 사실은 아라한 컴퍼니의 진짜 주인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들은 언제나 회장의 지시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사실 이렇게 거대한 기업의 회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은, 이게 무슨 비밀 조직도 아니고 말이 안 되는 일이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을 자행하고 있는 아라한 컴퍼니는 웃기게도 세계 제일의 기업이다.

“어떻게 하지?”

해킹을 하며 이 새끼들이 인체 개조와 무기 개발, 그리고 DNA 개조 등을 비롯한 여러 가지를 극비리에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 정도는 알아냈다. 그에 관련한 자료도 찾아냈다.

하지만 대체 무슨 이유로? 그리고 이것들을 통해서 뭘 하려는 건지에 대해서는 오리무중이다.

순수하게 이익을 위해 개발 중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아.

“별수 없이 물러나야겠군.”

지금은 모아놓은 자료를 정리해서 그걸 가지고 추론할 수밖에 없겠군그래.

아라한 컴퍼니 녀석들··· 과거보다 더 견고해졌다. 내가 탈출할 때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결과적으로 나는 녀석들의 중추도 한 번 부수어놓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때의 일 때문에 강화된 건가?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의문은 중첩되어 갔다.

녀석들은 분명 나에게 레나를 보냈다. 그렇다면 나를 알고 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아니··· 그건 억측인가? 지금의 내 신분은 여러 가지로 세탁한 것이니까.

답답하고 짜증이 난다.

“쯧. 연결 폐쇄.”

「삐릭! 그리드 컴퓨팅을 해제합니다. 연결 끊기 시작.」

「삐빅! 연결 해제 완료.」

“프로그램 기동 종료.”

「기동을 종료합니다.」

수백 개의 프로그램이 모두 정지되고, 정보만이 남았다. 상당한 분량이다. 3대의 컴퓨터는 용량이 슈퍼컴퓨터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될 정도로 큰데, 그런 내 컴퓨터들의 용량 70퍼센트를 차지해버렸다.

“다 파헤쳐 주지.”

난 얻은 정보를 파헤치기 시작했다. 프로그램이 열리고, 자료가 열린다. 수백 개의 창이 다시금 나타나며 정보가 눈앞에 펼쳐졌다.

내가 알고 싶은 것에 대한 단서가 여기에 있기를.

딩동.

“음?”

막 자료들을 뒤지려는 그 순간, 벨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지?

우리 집에 찾아올 사람은 극히 적다.

난 얼른 투구를 벗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고 보니 난 알몸 상태로군. 방으로 들어가 간편한 운동복을 걸쳐 입는 순간 딩동! 하고 두 번째 벨 소리가 울렸다.

문으로 다가가 확인해보니 밖에는 의외의 인물이 서 있었다. 나는 곧바로 문을 열었다.

“의외로군. 내 집은 어떻게 알았지?”

“저도 저만의 방법이 있거든요. 들어가도 될까요?”

“좋아.”

긴 흑발을 단정히 정리하고, 청초한 아름다움을 과시하듯 하얀색 원피스를 입은 여인이 집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의 이름은 아리엔. 나와 같은 학교, 같은 반에서 재학했으며, 지금은 이그젝션 길드의 마스터인 그녀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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