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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도전
“정신의 파도!”
콰르르르! 하고 녀석이 쏘아낸 염력의 파동이 변신을 끝마친 내 몸을 후려갈겼다.
“합!”
그에 맞서 나는 마력을 방출해 염력파를 그대로 이겨 내며 앞으로 나아갔다.
우선 멸신의 손으로 한 방!
쾅!
“흠?”
멸신의 손이 투명한 막에 막히고 말았다.
그렇지! 녀석은 다른 파티와 전투 중이었지! 그래서 보호막을 사용한 상태인가?
“휘루루루! 나와 비슷한 힘인가? 하지만 내 진정한 힘을 너는 모른다!”
쿠구구구구구! 하고 공기가 뒤흔들린다 싶더니 녀석의 전신이 푸른빛의 광채로 뒤덮였다.
뭐야, 저거!
“천공을 뚫는 화살!”
“오라, 화염의 숨결이여!”
“의··· 의지의 이름 아래에서! 포박!”
“에잇!”
아리엔, 하이네, 이론드, 베나의 지원 공격이 녀석에게 쏟아져 갔다. 그리고 그 양옆으로 헬라와 레나가 각자의 무기를 들고 돌격하고 있었다.
“휘루루루루! 정신의 해일!”
푸른빛의 힘이 사방을 덮쳤다. 조금 전 정신의 파도와는 질적으로, 양적으로 다른 무지막지한 공격!
“전력 전개! 마법의 장벽!”
“전력 전개! 마법의 장벽!”
레나와 헬라가 내가 가르쳐 준 대로 잘하고 있었다.
“우오오!”
부오오오오! 하고 마력이 내 몸에서 솟아났다. 마력의 힘은 정신 집중에 의해 움직인다. 내 뇌파를 스캔하여 그에 따라 마력이 움직이는 시스템이겠지.
어느새 내 몸에서 마력이 넘실넘실거렸다. 마력 수치 200에 다다른, 실로 거대한 마력이다.
그리고 이걸··· 하렘왕은 이렇게 썼었지!
쌔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콰쾅!
뒤의 보조 팀에서 사용한 마법과 스킬이 푸른 해일과 부딪치며 폭발을 일으켰다.
푸른 해일이 약해진 부분이 있다면 바로 저곳이겠지!
“합!”
나는 전투계 스킬에 대해서는 배운 게 거의 없다. 마법이라면 서클릿을 통해 수백 가지나 알게 되었지만 말이야.
그래서 아는 전투 스킬 중 직접 몸으로 부딪쳐서 사용하는 스킬은 이거 하나뿐이지.
“확실한 치명타!”
바로 이거거든!
콰아!
정신력으로 만들어진 해일이 갈라진다. 에너지와 에너지가 충돌하면서 그 충격이 내 몸을 압박해왔다.
마갑의 힘과 마력을 믿고 난 앞으로 나아갔다. 나를 둘러싼 마력은 내 의지에 따라 무섭게 회전하면서 주변으로 다가오는 모든 것을 찢어버렸다.
콰콰콰콰콰콰콰콰!
이것이 바로 하렘왕이 사용하던, 그 극렬압전탄이라는 녀석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
생각해보면 내가 멸신의 손을 회전시켜서 만드는 ‘파쇄’ 능력도 회전력에서 기인한다. 그렇다면 마력을 고속 회전시키면 된다!
그걸 나는 하렘왕을 보고 깨달았지!
내 전신에서 뿜어지는 마력 수치 200의 마력을 회전시켜 나 자신을 하나의 송곳으로 만들었다.
“갈라져랏!”
쾅! 하고 해일이 갈라지며, 내 몸은 쏘아진 화살이 되어 그 안으로 파고들었다.
“부숴!”
멸신의 손 전부가 달려들었다. 한 지점에 멸신의 손이 한꺼번에 충돌하자 녀석의 정신의 보호막이 쩡! 하고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휘룻!”
녀석이 헛바람을 삼키는 게 보였다. 동시에 수정 지팡이를 든 놈의 손이 자연스럽게 나를 향해 뻗어왔다.
본능적인 행동인가?
쾅!
강맹한 충격파가 내 몸을 두드리며 내가 만든 마나의 회전 칼날을 일그러트렸다. 하지만 나는 멀쩡하다.
“죽어.”
녀석과 나와의 거리는 이제 불과 2미터. 나는 그대로 녀석에게 날아가 눈을 크게 뜬 녀석의 목을 향해 도끼를 휘둘렀다.
퍼억!
몬스터 랭크 S로 분류되는 젠트르만 로드가 내 손에 그대로 절명했다.
“휘루우······.”
뭐라고 소리를 내면서 기다란 전구처럼 생긴 젠트르만 로드의 머리가 떨어져 내렸다.
그 머리를 멸신의 손으로 잡아채고서 나는 땅으로 내려왔다.
후우! 완료로군.
녀석이 남긴 것은 몸뚱이와 수정 지팡이뿐이다.
그런데 이 수정 지팡이, 보통 물건은 아닌 듯한데 말이야.
녀석이 남긴 지팡이를 손에 쥐고서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정신 지배가 풀린 듯, 몬스터들이 지리멸렬하고 있었다.
녀석은 몬스터 말고 드워프나 엘프, 그리고 인간이나 기타 다른 아인족들도 수하로 부리고 있었는데? 뭐, 알아서 나오겠지.
“뭐야! 전투가 너무 쉽잖아!”
“어이, 안전제일이야. 몰라?”
레나의 투덜거림을 일축하고 난 수정 지팡이를 바라보았다.
마굴의 보스가 있는 곳에는 마정석이 있기 마련인데 없네. 흠, 뭐 일단 수정 지팡이부터 감정해볼까.
“그건 젠트르만 로드의 수정 지팡이군요.”
“이게 젠트르만 로드의 수정 지팡이인가요? 이야기는 들었지만······.”
아리엔과 하이네가 궁금하다는 듯 다가왔다. 그 뒤로 이론드 역시 고개를 살짝 내밀었고, 베나도 궁금하다는 듯한 얼굴이다.
“뭐야? 알고 있어요?”
내 질문에 하이네 양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도서에서 본 적 있어요. 젠트르만 로드는 지금까지 잡힌 적이 없는 몬스터로서, 그 나이는 추정 불가. 그 수정 지팡이는 매우 특별한 마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흐음, 그렇군요.”
이 지팡이를 감정하기 전에 우선 할 일이 있지.
“영혼 포박. 영혼 지배.”
난 2개의 마법을 연속적으로 사용했다. 그러자 끼아아악! 하는 소리가 내 귀에 울려왔다.
-휘루루루! 놔라, 인간 놈아! 방심해서 죽다니! 너 따위 인간에게 죽다니! 이걸 놓지 못하겠냐! 휘루루루!
“으앗!”
콰칭! 콰칭! 하고 힘의 파도가 몰아닥치자 여자들이 모두 놀라서 물러섰다.
나는 피식 웃으며 검은 사슬 같은 것에 묶인, 영혼 상태의 젠트르만 로드를 바라보았다.
“그럴 순 없지. 내가 원한 건 네놈 몸뚱이랑 네놈의 영혼이거든.”
-뭐라고!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라임?”
아, 그렇군. 여자들에게는 안 보이지.
“젠트르만 로드의 영혼이 뭐라고 떠들기에.”
“히엑!”
레나를 비롯한 여인네들이 모두 질겁한 듯 나에게서 떨어졌다.
언데드는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귀신은 무섭나? 하여튼 간에 알 수 없다니까.
“확실한 본질 확인!”
[강대한 정신력의 마정석 지팡이
강도:2,000,000
무게:1kg
재질:대지의 지맥 흐름에서 분출된 마력이 뭉쳐져 만들어진 최상급의 마정석에, 젠트르만 로드의 강대한 정신력이 수백 년간 집중된 신비한 금속이다.
기억:거의 수백여 년간 이 지하에서 젠트르만들과 타 종족을 지배하며 살아온 젠트르만 로드가 사용해온 지팡이. 마굴을 유지하는 최상급 마정석을 지팡이로 만들어 사용해왔으며, 그 때문에 젠트르만 특유의 능력을 증폭시키는 능력이 추가되었다. 정신 지배를 받아온 종족들에게는 저주의 대상이기에 저주력이 깃들어 있다. 그 강대한 힘과 저주 때문에 사용자를 가리는 강력한 마법 무구.
능력:정신계 마법의 위력 100퍼센트 증가. 장착 시 항시 ‘정신 방벽’이 미약하게 몸을 보호. 마법의 위력 50퍼센트 증가. 정신력의 회복이 최상급 마정석의 힘에 의해 300퍼센트의 추가 회복력을 갖는다. 마력 수치 30퍼센트 증가. 장착한 상태에서는 특수 마법 ‘중급 정신 지배’를 마나가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무한히 사용 가능하다. 장착한 상태에서는 특수 마법 ‘하급 염력’을 마나 소모 없이 무한히 사용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