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이프 크라이-283화 (283/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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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데드 위저드

“일어나십시오, 데글. 당신의 맹세를 받아들이겠습니다.”

난 속으로 아싸! 라고 소리쳤다.

이런 행운이 있나?

NPC가 영혼의 맹세를 하게 되면 나에게 완전히 종속된다. 이 경우에는 아라한 신전에서 수하 관리 항목을 이용해서 내 이리드를 분배해 능력을 성장시킬 수도 있고, 새로운 마법이나 능력을 전수할 수도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설마 이런 행운이 있을 줄이야!

언데드 만드는 작업에 부려먹기 위해 자세히 설명해주었을 뿐인데, 그걸 은혜로 생각할 줄은 몰랐다.

“저 역시 마스터 라임을 저의 진실된 마스터로 모실 것을, 마나와 제 영혼을 걸고 맹세합니다!”

다른 사령 마법사들도 모두 무릎을 꿇었다.

분위기에 휩쓸려서 전부 맹세를 하잖아!

“부족한 저를 이렇게 따라주겠다니,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마음은 반드시 보답 받을 것입니다.”

“마스터께 마도의 진리가 함께하시기를!”

20명의 유능한 사령 마법사들이 모두 내 휘하가 되었다.

나머지 5명은 엘린의 곁에 가 있는 터라, 나에게 맹세를 하지 않은 게 약간 아쉽군.

우선 이들과 함께 그걸 만들어야겠지!

“그럼 시작하죠.”

나는 무한의 주머니에서 젠트르만의 시체를 꺼내고, 영혼을 봉인한 플라스크도 잔뜩 꺼내들었다. 모두 젠트르만의 영혼이다.

난 제단의 위로 올라 젠트르만의 시체를 놓고 마법을 썼다.

“시체 수복!”

치이이익! 소리를 내면서 젠트르만의 부서진 시체가 천천히 복구되어 멀쩡한 모습이 되었다.

시체를 수복시키고 난 후, 난 그 위에 영혼을 봉인한 플라스크를 올려놓고 언데드 로드 본 액스를 들었다.

웅웅웅웅웅웅웅웅웅!

“시작하죠!”

“죽음의 힘과 의지가 여기에 가득하리니.”

“너는 지금 나의 앞에서 그 힘을 증명하라.”

“울어라, 원혼이여. 지금 너의 혼을 내가 부른다.”

20명의 마법사가 준비된 자리에서 마법을 사용하자, 마법진이 빛을 내며 마법을 만들어나갔다.

그리고 곧 상급의 언데드를 만드는 마법이 발현되었다. 이대로 내버려두면 젠트르만의 육신은 상급의 언데드인 데드 워커가 될 것이다.

보통 스켈레톤과 좀비는 하급의 언데드로 분류되고, 구울은 중급, 데드 워커는 상급으로 분류되며, 뱀파이어나 데스나이트, 리치 등은 최상급의 언데드라고 본다.

유령형 언데드로 레이스는 하급이며, 스펙터는 중급, 상급으로는 레기온이 있다.

내가 만들었던 언데드 드래고닉 솔저의 경우 언데드로서의 등급으로만 보면 중급과 상급 사이에 낀 중상급이다. 힘은 상급의 언데드보다 강력했지만, 그건 트라간스 자체가 강력한 몬스터고, 내가 추가로 걸어놓은 마법의 강력함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마법진은 육신을 가진 언데드 중에서 상급으로 분류되는 데드 워커를 만드는 마법진이다.

데드 워커는 육신을 가진 언데드의 종점 같은 녀석으로, 이성이 없고 본능에 의해 움직이는 구울이랑 비슷하다.

“나의 의지에 의해서 여기 젠트르만의 영혼을 중심으로 만들어져라! 레기온!”

품에서 다른 몬스터의 영혼을 봉인한 플라스크를 몇 개 꺼내 던졌다. 그러자 젠트르만의 영혼을 봉인한 플라스크가 허공으로 떠오르며 다른 플라스크들과 부딪쳐 폭발을 일으켰다.

-크아아아!

영혼들이 서로를 물어뜯었다. 젠트르만의 영혼이 마법진의 힘을 받아 다른 영혼을 집어삼키며 부풀어 올랐다.

레기온은 다수의 영혼을 하나로 합해 만든 유령계 언데드의 최고봉!

젠트르만의 영혼이 계속해서 부풀어 오르며 여러 가지 얼굴이 그 몸에 나타났다.

-휘루루루루! 인간! 인간! 이 씹어먹을! 휘아아악!

“내 마법에 묶인 놈이 말이 많군.”

녀석의 비명과 저주를 무시하며 난 다음 작업을 시작했다. 이제 육신을 데드 워커로 만들 차례야.

“나의 의지에 의해서 여기의 육신은 삶의 의지를 가지고 다시 움직이리라!”

콰웅! 콰웅! 하는 소리가 나며 마법진의 힘이 육체에 부여되자, 죽어 있던 육체가 어둠의 힘을 받아 일어서기 시작했다.

바로 이때다!

“혼과 신은 본시 하나! 사자군주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하나가 되어라!”

번쩍! 하고 레기온과 데드 워커가 하나로 합쳐졌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여러 가지 부여 마법을 걸어버렸다.

“망령 흡수! 마력 증폭! 마법 부여!”

강력한 검푸른 빛이 일었다.

그 빛이 사라진 자리에는 4개의 거미 다리를 하고, 머리에는 섬뜩한 뼈로 이루어진 투구를 쓴 젠트르만이 허공에 떠 있었다.

녀석은 한 손에 뼈로 만든 듯한 섬뜩한 느낌의 지팡이를 하나 들고서, 투구 사이로는 불타오르는 붉은 흉광을 띤 눈을 내보이고 있었다.

-휘루루루! 나를 언데드로 만든 빚을 반드시 갚으리라!

“하지만 너는 나에게 종속되었다.”

내 말에 녀석이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휘아아아아!

녀석의 전신에서부터 강력하고 사악한 염파가 뻗어 나와 모든 것을 날려 버렸다.

“으앗!”

사령 마법사들이 그에 대항하지 못하고 튕겨 나가버렸지만, 나는 버텨 내며 웃었다.

“한 성깔 하는군! 하지만 내 명령에 따라야 할 거야. 그렇지 않으면······.”

내가 만들어낸 창조물은 모두 나의 제어하에 있다. 고통을 주는 것은 간단한 일이지.

-휘아아아! 그만 해라, 인간! 그만! 휘아아!

녀석이 부들부들 떨면서 자지러진다.

“복종할 테냐?”

그런 녀석에게 난 잔인하게 물었다.

-보··· 복종하겠다! 그러니 제발!

“좋아!”

젠트르만은 땅에 내려서서는 추욱 늘어졌다. 놈의 기세가 한풀 꺾인 듯했다.

“앞으로 할 일이 아주 많아. 그러니 절대 복종 하지 않는다면 그 영혼, 무간지옥에 갇힌 것처럼 고통을 받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복종만 잘해준다면, 너에게 자유를 약속하지.”

-정말인가?

“내 이름과 마나에 걸고 약속한다.”

채찍과 당근은 필요한 법이니까.

“그럼 들어가.”

젠트르만은 빛과 함께 아공간의 주머니에 빨려 들어가버렸다.

“축하드립니다, 마스터! 이름은 무엇이라 붙이실 겁니까?”

데글이 놀랍고 즐겁다는 얼굴로 다가왔다. 그런 그에게 나도 마주 웃어 보이며 말했다.

“언데드 위저드. 앞으로 그것들의 이름이 될 겁니다.”

최상급의 언데드 리치보다 살짝 떨어지지만, 그에 근접한 마법사형 언데드 캐릭터이지! 내 비밀 병기가 될 거다!

***

“오랜만의 태양이군.”

젠트르만 마굴을 쓸어버리고 난 후, 아리엔은 다시 떠나버렸다. 나와 같이 있어도 크리에이트 길드가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그젝션 길드와 함께 어떤 행동을 취하려는 듯해서 떠나는 그녀를 내버려두고 나는 내 일에 몰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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