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8화 (8/412)

【8회. 1장】

"아직도 우리가 싫은거니? 그런거야? 떠난다니 그게 무슨소리야! 만약에라도 네가 떠난다면 나도 떠날거야 자식을 버리는 이 곳에 있지 않을꺼야!"

레이니의 언성이 높아졌다. 얼굵이 붉어지며 굉장히 화가 났음을 알 수 있었다. 루크는 당황하여 버릇처럼 이마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게..내가 이 곳에 남아 가문을 이어 받기엔 내가 많이 부족하니깐.. 하하.. 차라리 누나가 남아서 이 가주가 되는게 어쩌면 더 좋은 방법일지도 몰라 가문에게도 누나에게도 그러니깐 나만 없.."

루크가 채 말을 다 끝내기도 전이였다. 그의 얼굴이 옆으로 획 하니 돌아가며 작은 소음이 일었다.

"다신 내 앞에서 떠난다는 소리 하지마."

근 한달전 봐왔던 표정보다 오늘 표정이 더욱 무서운 레이니였다. 그의 커다란 눈이 더욱 부릅떠지며 루크를 노려보았고 분노에 온몸이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만큼 그녀가 화가 났다는 듯 보이자 루크는 뺨을 맞았음에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체 그녀를 바라볼 뿐 이였다.

"우린 널 버리지 않을거란다.."

뒤에서 조용히 바라보고 있던 라이아가 심각한 표정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그녀역시 루크의 말에 호가난듯 표정이 꽤나 굳어져있었다.

"그렇지만.."

"흠..흠.."

심각해진 방 분위기에 사무엘의 헛 기침 하는 소리가 들려오자. 모두의 시선이 사무엘에게 향했다. 그는 지금 이 난감한 상황에 당황하면서도 머리가 아파오는지 손으로 관자놀이를 지압하며 입을 열었다.

"일단 루크 빼고 모두들 나가있어 보시오 아직 루크와 얘기는 끝나지 않았으니 말이오."

"여보 루크를 버리면 안돼요"

사무엘의 말에 라이아가 호소하듯이 물어왔다. 뒤이어 레이니 역시 사무엘을 보며 외쳤다.

"만약에! 만약에 아버지가 루크를 버린다면 저도 아스란가문에서 나올거에요! "

이런 레이니의 말에 사무엘의 심기를 건드린 것인가? 사무엘의 한쪽 눈썹이 움찔 거린다. 그럼에도 레이니의 말에 가시가 있자. 결국 사무엘도 언성을 높였다.

"레이니! 무슨 말 버릇이냐! 내가 널 이리 가르쳤느냐? 버릇이 없어졌구나! 당장 네 방으로 돌아가!"

"아버지!!"

사무엘의 큰 소리에 레이니가 이에 질세라 같이 소리 쳤지만 사무엘은 더이상 상대하지 않겠다는 듯이 손을 휘 내저으며 축객력을 내렸다.

"아버지!"

"누나 잠시 나가있어줘요 나중에 따로 얘기해요."

"너!"

"어서요.."

여전히 요지부동하는 레이니의 모습에 결국 루크가 나서서 라이아와 세리스 그리고 나가지 않으려 하는 레이니까지 내 보내자. 다시 서재가 잠잠해져갔다. 사무엘도 이게 무슨 일인지 한 숨을 푹 내쉬며 루크를 바라보았다.

"잘 알겠느냐?"

"예?"

사무엘이 물어왔다. 루크는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해 고개를 갸웃하자 사무엘이 다 식어버린 차를 한 모금 마시곤 말을 이었다.

"가족들이 널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이다."

"..."

"너 때문에 제 명에 살수가 없구나."

사무엘이 여전히 아파오는지 관자놀이를 지압하며 말했다.

"그 착하던 레이니까지 이렇게 만들다니.. 에휴.."

"하하..죄송합니다 아버지."

"무엇을 배우겠다고?"

뒤이어 사무엘이 아까 하던 얘기를 마저 끝내려 다시 물어오자. 루크가 씁쓸하게 웃어보이며 말했다.

"연금술이란걸 배워보려해요."

"연금술?"

루크의 말에 사무엘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만큼 연금술이란 직업은 그리 많이 알려져 있지 않기도 한 학문이기도 했지만 배우기도 쉽지 않은 학문이였다.

"예 연금술도 마법이나 검술만큼 오랜 전통이 있는 학문이라고 알고 있어요"

"하지만 많이 쇠퇴하고 있는 학문이기도 하지, 그들은 너무 폐쇠적이야 널 가르치려는 사람을 찾기도 쉽지 않을게다. 어쩌면 네가 혼자서 독학해야 하는데 할 수 있겠느냐?"

걱정하는 눈빛으로 루크에게 묻자 루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혼자서 공부하는거쯤이야 지구에서 많이 해왔었다. 돈이 없어 학원 다닐 돈도 없었고 인터넷 강의를 듣는 비용조차 내지 못해 매일 도서관에서 혼자 책과 씨름했었던 기억들이 루크에게 떠올랐다.

"예 해보겠습니다. 어쩔수 없잖아요.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인데요."

"따로 정치를 배워보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

사무엘이 다른 길을 제시하자 루크가 잠시 고민에 빠졌었다. 정치를 배운다 는 것도 좋은 생각이였지만 정치보단 지금의 루크로서 가장 자신이 있는 것이 금방 배우고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은 루크였다.

"생각해보겠습니다. 하지만 일단 연금술이란걸 먼저 해보고싶어요."

"음..."

루크의 대답에 사무엘이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만큼 연금술이란 것이 누군가에게서 배우기 힘든 학문이였다. 예로부터 연금술사들은 마나를 이용하는 것이 아닌 지식으로서 초창기에 도움이 되는 많은 발명을 이루었던 그들은 점차 마나의 유용함이 늘어나기 시작하자 점차 쇠퇴해져가기 시작했다. 힘들게 여러 재료를 이용해 만든 발명품 보단 마나만 이용한다면 그들이 만들었던 여러가지 도구들은 쉽사리 구현할 수 있었기 때문이였다 그래서 일까? 나라에서 점차 연금술은 도태되어 갔고 결국 어느센가 그 자취를 완전히 감추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네 생각이 정 그렇다면 알겠다. 뭐 필요한건 다 구해다 주겠다."

"감사합니다."

결국 사무엘이 고개를 끄덕이며 루크의 생각에 동의하자. 루크의 얼굴에도 이제서야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러자 사무엘의 얼굴이 다시 진지해지며 루크에게 말했다.

"만약! 네가 다시 포기하고 예전에 너로 돌아간다면 그땐 정말 널 버릴 것이야. 잘 알아들었느냐"

"네.. 아버지.. 고맙습니다."

"그래 잘해보거라.널 믿어보마"

루크는 자신을 믿겠다는 사무엘의 말에 괜시리 코끗이 찡해짐을 느껴갔다. 지구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가족애가 느껴지는듯 했다.

"자 나가보거라."

다시 서류를 집어들며 사무엘이 말하자. 루크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가보겠습니다."

"그래."

무심한듯 사무엘이 루크를 바라보지 않고 말하자 루크가 서재를 나설때였다.

"루크."

"예?"

"난 널 버린다는 생각은 한번도 하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고."

"아.."

천천히 서재의 문이 닫혔다. 서재방 바로 앞 루크는 그대로 멈춘체 괜시리 눈물이 흘러나오려했다. 이제 시작이였다. 예전에 루크가 아닌 강인으로서 루크가 되어감에 대한 첫 걸음이라 생각한 루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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