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회. 5장】
엘레니아의 부축을 받아 루크가 저택 안으로 들어섰다. 데미아스는 윈랜드 영지에 오랜기간 있었음에도 손쉽게 복잡한 저택 내부를 앞장서 모두가 있는 곳으로 들어섰다.
"루크!"
데미아스가 들어섬과 함께 엘레니아와 그에 부축받으며 들어오는 루크를 보자 모두가 놀란 얼굴이 되어 외쳤다 특히 레이니가 달려오며 엘레니아로부터 루크를 빼앗아 들었다.
"이게 어떻게 된거야 괜찮은거야?"
"괜찮을게다 잠시 이 할아비가 혼 좀 냈다."
걱정스러워하는 레이니를 향해 데미아스가 툭 하니 말했다.
"그나저나 다 모여있군. 사무엘 넌 어떻게 아들을 키웠길래 이렇게 망나니가 되어버린것이냐?'
지아란가의 손님이 있든 말든 데미아스는 인상을 쓰며 사무엘을 향해 외치자. 사무엘이 묵묵히 고개를 숙였다.
"내가 널 그렇게 가르켰느냐?"
"아버지.."
"애가 잘못 된 길로 들어서면 너가 나서서라도 붙잡아야 하지 않겠느냐?!"
"죄송합니다."
결국 사무엘의 입에 사과의 말이 흘러나왔다. 그럼에도 데미아스는 화를 삮히지 못하자. 급히 조용히 차를 음미하던 지크문드가 나섰다.
"자네 일단 그만하고 얘기나 좀 나눠보세."
"미안하네 지크문드, 내 아들이 손자를 잘 못키웠어."
지크문드의 말에도 데미아스가 고개를 숙여 사과를 하자. 지크문드가 혀를 찼다.
"쯧쯧 알겠네 알았으니 얘기좀 나눠 보세 아주 재밌게 일이 흘러가더이다? 데미아스 자네도 사무엘에게 편지를 받았다고 하던데 왜 말을 안했나 나에게? "
지크문드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미안하네 어차피 윈랜드에서 내려올거 모두가 같이 있을 때 말하려했다네. 아무튼 그래 루크와 레이니와 결혼시키려 한다고?"
데미아스가 사무엘과 라이아를 보며 말하자. 라이아가 나섰다.
"아버님 일단 차한잔 하시지요."
찻주전자에 담긴 차를 새로운 찻잔에 담아 주면서 다시 라이아가 말을 이었다.
"레이니와 루크도 모두 같은 생각이랍니다 저희도 그렇구요, 하지만 웃어른께 이야기를 하고 허락을 받아야 가능한 일인지라. 이렇게 편지로 알려드렸지요."
조근조근하게 라이아가 말하자 데미아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차를 음미했다. 약간 쌉싸름한 맛이 데미아스의 입가에 머물다 목안으로 넘겼다.
"그래..레이니를 출가시키기엔 아까운 재능이긴하지"
데미아스도 아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자 지크문드가 눈쎂을 꿈틀거렸다.
"데미아스 자네도 파혼을 생각하고 나에게 알리지 않은건 아니겠지?"
지크문드의 말에 데미아스가 고개를 저어보였다.
"그렇지 않다네 일단 이 곳에 와서 자세한 내용을 듣고 싶었던 것 뿐이지"
다시금 차를 한 모금 홀짝인 데미아스가 루크를 바라보았다. 점차 정신이 돌아왔는지 안정을 찾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옆에 루크를 걱정하는 레이니의 모습이 보였다. 다른 사람이 봤다면 정말 애인이 아닐까 하는 오해를 살만해보였다.
"흠.."
침을성을 삼키며 이번엔 엘레니아를 바라봤다. 아까 자신에 의해 쓰러진 루크를 향해 걱정스런 눈빛이 담겨있지만 행동은 그러지 않았다. 마치 무언의 벽에 가로막힌듯 엘레니아는 한 걸음 뒤에서 루크를 바라보고 있었다.
"엘레니아. 정말 파혼을 원하는게냐?"
데미아스가 물어오자. 엘레니아가 화들짝 놀라며 데미아스를 바라보았다.
"네 진정한 생각을 듣고 싶구나."
"....."
잠시 침묵을 하던 엘레니아가 천천히 그 붉은 입술이 열렸다.
"만약 파혼을 한다면..마나의 언약에 의한 불이익을 받겠지요.."
"그렇지. 약속을 어기면 어기는 쪽에 마나를 태울것이다. 내가 직접."
지크문드가 손을 들어보이자 그의 손에 푸른 마나가 일렁이기 시작했다.
"왜 그렇게 서로 약혼을 시키려 하는것이지요?"
조용히 있던 나서스가 의문을 표하며 지크문드에게 묻자. 지크문드가 잠시 데미아스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데미아스가 한 숨을 내쉬며 말했다.
"흠...뭐 믿기진 않겠다만 나름 사정있단다."
"그게 무슨.."
데미아스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곧 입을 열었다.
"30년도 전 이야기다."
"...예?"
갑작스런 데미아스의 옛날 이야기에 모두가 고개를 갸웃했다.
"윈랜드 지방에 전술행군 도중 우린 한 사람을 보았지. 행군 도중 늦은 밤이 되어 잠시 한적한 곳에서 쉬고 있을때였단다. 깊게 로브를 눌러쓴 사람을 볼 수 있었지. 처음에는 분쟁지역이니 피해를 분쟁에 피해를 본 피난민인줄 알았단다. 하지만 그는 아니였어..달랐지."
데미아스는 예전 생각에 목이타는지 차를 한번에 들이키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는 자신을 인도자라고 했지."
"인도자요?"
사무엘의 물음에 데미아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도 민간인을 부대에 야영지에 들일 수 없다는걸 알면서도 왜인지 모르게 들이게 되었지 우린 그에게 충분한 음식과 휴식자리를 주었고 그는 우리에게 한가지 이야기를 해주었지..."
점차 데미아스의 표정이 굳어져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평화는 곧 깨진다는 이야기야, 우린 술에 취해 웃으면서 흘려넘기려 했지 하지만 그는 한없이 진지했단다..."
☆ ☆ ☆
"믿지 못하나 보군요?"
중성적인 목소리 로브를 뒤집어쓴 사내는 마치 자신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했지만 이미 술에 취한 지크문드와 데미아스는 고개를 으쓱하며 말했다.
"이보슈 자네가 누군지 모르겠다만 벌써 평화가 100년 가까히 이어지고 있소 게다가 메세츠데는 이미 우리랑 평화조약을 맺길 바랄정도라우 우리가 왜 윈랜드까지 와서 이런 쓸대없는 훈련만 하겠소? 이제 필요가 없어진거야 "
지크문드가 술에취해 외치자. 로브의 사내는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그럼 직접 보여드리지요."
"?"
데미아스와 지크문드가 고개를 갸웃하다 곧 서로를 받아보며 크게 웃었다. 주변에 병사들도 웃어보이자 사내가 천천히 움직였다. 그러곤 발을 한번 굴렀다.
"어.."
잠시 발을 한번 구른것 뿐이였는데 세상이 변해가기 시작했다. 마치 땅이 하늘로 하늘이 땅으로 변하든 데미아스와 지크문드는 곧 정신을 유지하기 힘들어했다. 그러자 밝은 빛과 함께 정신을 차리자 곧 자신이 아즈문 제국의 허공에 떠있는걸 알 수 있었다.
"이..이게!"
지크문드가 놀라 외쳤다. 술은 이미 깨어진 것 같았다. 혹시 이게 꿈이 아닐까 싶어 볼을 꼬집어봐도 그 고통이 생생했다.
"데..데미아스! 이게 어떻게 된 건가?"
"나도 잘 모르겠네."
데미아스 역시 당황하며 고개를 저어보였다. 그때였다. 곧 그들의 귓가에 사람들에 비명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이게?"
그제서야 앞을 바라본 지크문드와 데미아스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불타오르는 아즈문 황궁 그리고 영지들 칠흑으로 무장한 병사들에 칼과 창에 몸이 꽤뚫리고 창자가 튀어나왔다.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진 수많은 몬스터 군단이 그들을 따르고 있었다.
아즈문의 남자들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죽어나갔다. 살가죽이 찢겨죽고 몬스터에 잡혀 먹혔다. 지크문드와 데미아스의 몸이 분노로 떨려오기 시작했다. 뒤이어 다른 소리가 들려왔다.
신음소리, 비명소리, 울부짓는 소리 적들은 여성들을 한대 모아 몬스터들에게 넘기자 몬스터들은 곧 흉물을 꺼네들며 여인들을 강제로 덮치기 시작했다.
그들의 혐오스런 흉물들이 아즈문의 여성들의 음부를 더럽히기 시작하자 여성들은 울부짖으며 빌고 또 빌었다. 어느 여성들은 어떻게든 벗어나려 몸을 기어 도망치려하지만 다른 몬스터들에 의해 잡혀 집단으로 강간당하기 시작하자.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곧 하얀 정액이 여성들의 음부를 가득채우다 못해 흘러 넘치기 시작했다.
몇몇 여성들은 몬스터의 아이를 밴 것일까? 이미 미쳐버린 상태로 몬스터의 아이를 낳을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태어난 아니는 다시금 자신의 어미를 덮친다. 그러면 어미는 다시 아이를 낳는 반복의 연속 속에 데미아스와 지크문드는 피눈물을 흘리며 울부짓었다.
"어..어떻게!! 이럴순 없어!! 아즈문이!! 아즈문이!!!"
지크문드가 외쳤다. 데미아스도 지크문드와 별반다를바 없었다. 온몸에 마나를 이끌어내 자신을 막아낸 이 벽을 부수고 당장 달려나가 몬스터들을 도륙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흑...흑..이럴순 없어.."
데미아스가 피 눈물을 흘리며 쓰러졌을때 다시 한차례 빛이 몰아쳤다. 다시 데미아스와 지크문드가 정신을 차렸을때에는 현실로 돌아와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 그가 서 있었다.
"....당신은...누구야.."
데미아스가 힘겹게 말했다. 그자는 서서히 로브를 벗어던지자 금발의 여성의 모습이 보였다. 단 한번도 볼 수 없는 완벽한 미를 가진 여성이였다.
"지금은 말해줄수 없어요...하지만 난 이 세상을 지켜야해요."
"지..지킨다고?"
"...데미아스..당신의 자손중에 누군가가 인연의 끈을 가지고 태어날거에요. 그를 소중히 여기세요. 오직 그만이 지금의 미래를 바꿀수 있을테니..내 말을 새겨듣는게 좋을거에요 지크문드 당신의 자손도 마찬가지에요 인연의 끈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를 도와주셔야해요...꼭..."
여인은 그 말을 뒤로 다시 한번 발을 구르자. 곧 모습을 감췄다. 마치 애초에 이곳에 없었던 것 처럼 그녀의 모습을 다신 찾아볼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