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회. 6장】
"루크 네가 나에게 사과하고 싶다 했지? 그리고 변해가겠다고 했고."
"아..예"
엘레니아의 말에 루크가 얼떨결에 대답했다.
"그렇다면 보여봐..나에게."
"예?"
"네가 얼마나 변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나에게 사과할것인지 내가 지켜보겠어.난 내 가족들도 소중해 어머니가 아직 몸이 좋지 않아 그런대 아버지까지 마나를 잃어 슬프게 할 순 없어 그러니 지켜보겠어.. 네 말이 거짓인지 아닌지."
엘레니아의 말이 끝나고 나서스가 표정을 굳히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지크문드는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벙글 장난끼 서린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고 데미아스 역시 무뚝뚝한 표정으로 엘레니아를 바라보았다. 오직 레이니만이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엘레니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자 이제 루크 네가 대답할 차례구나 파혼을 하겠느냐?"
지크문드가 물어오자 모두의 시선이 루크에게 쏠렸다.
"루크..'
레이니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지금 그 것을 신경쓸세가 없었다. 부담스런 시선과 함께 엘레니아의 결정을 들은 이상 자신의 결정도 말해야 했기 때문이다.
레이니를 생각한다면 파혼을 해야했지만 자신 역시 아버지의 마나를 태울 순 없었다. 엘레니아의 말대로 자신도 레이니뿐만 아니라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동생까지도 소중했기에 자신 때문에 피해를 보게 하고 싶지 않았다.
"누나.."
루크가 레이니를 쳐다보았다. 루크의 행동에 레이니가 무언가 느낀 것일까 조금씩 눈가가 불안하게 떨려왔다. 그러자 결국 눈을 감아버린다. 루크는 그 점이 무슨 뜻 일까 싶었지만 확실한 것은 자신의 마음을 레이니에게 전달했다고 생각했다.
"예..파혼 하지 않겠어요.."
"..."
레이니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것 같아 보이자. 이번엔 루크가 그녀의 손을 꽉 잡아 주자 서서히 떨림이 자자들기 시작했다. 그런 둘의 모습에 엘레니아가 무표정하게 쳐다보았다.
"저도 이 곳에 지내겠어요 아버지."
엘레니아가 시선을 돌려 나서스를 바라보며 말하자. 나서스가 다시 인상을 썼다.
"무슨 소리냐?"
"같이 있어야지 알 수 있잖아요. 그래도 괜찮겠지요 사무엘님 라이아님?"
엘레니아의 말에 지크문드는 당연히 그래야지 하며 손뼉을 쳤고 사무엘과 라이아는 서로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편한대로 하렴."
"구..굳이 그럴 필요는 없잖아.."
레이니가 다가서서 엘레니아에게 말하자 엘레니아가 미소를 지어보였다.
"가까이서 확인하고 싶어, 루크 아직 널 용서한것도 사랑하는 것도 아니야. 그 점은 알아줬으면 좋겠어."
"네..네.."
엘레니아가 쏘아붙이며 말하자 황급히 대답한 루크였다. 그런 둘의 모습에 레이니의 표정이 다시금 어두워져가자 루크가 레이니의 귓가에 속삭이자 모두가 보는 앞에서 레이니가 루크를 끌어앉았다.
"걱정말아요 누나."
"....응.."
그런 둘의 모습에 엘레니아는 표정 역시 조금은 어두워져갔다. 이제 파혼도 물렸고 결국 약혼자로 남게 되어 있는 상태에서 둘의 애정행각은 엘레니아로서는 그리 좋게만 보이지 않았다. 사실 여기 오기까지 가족을 위해서라도 파혼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지만 그게 마음처럼 쉽지가 않았었다. 어떻게든 루크의 좋은 점을 생각하려해도 지난 루크와의 일이 계속해서 떠올라 자신을 괴롭혔기 때문이였다. 허나 지금은 왜 일까? 이제 모두에게 파혼을 하지 않기로 말해서 일까? 둘의 애정행각에 괜시리 짜증이 일었다.
"껄껄 레이니가 이렇게 대담한 아이였구나.?"
그런 레이니의 모습에 지크문드가 껄껄 대며 웃어보였다.
그렇게 늦은 밤이 다 지나가고 다음 날 아침 식당에 모여 식사를 하고 있을때였다. 레이니는 지극정성으로 루크에게 달라붙어 있었고 심지어 안하던 애교까지 해보인다. 그런 둘의 모습에 사무엘과 라이아가 한 소리 하려했지만 지크문드가 기분 좋게 웃어보였다.
"껄껄 아주 깨가 쏟아지는구만? 이거 엘레니아가 들어갈 틈이 있으려나 모르겠구나?"
지크문드의 말에 레이니가 얼굴을 붉히면서도 좋은지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런 둘의 모습에 엘레니아는 신경쓰지 않으려해도 저절로 눈이 가는건 어쩔수가 없었다.
'레이니가 ..여우짓도 할 줄아네..'
속으로 레이니에 대한 생각과 성격을 고쳐나가야 겠다고 생각한 엘레니아였다.
식사가 끝나고 지크문드가 데미아스가 슬슬 윈랜드로 돌아가야겠다고 말했다. 나서스와 사무엘은 조금 더 있으라 했지만 둘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가봐야지 언제고 또 기습해올지 모른단다. 내 나중에 또 연락하마."
데미아스가 사무엘과 라이아를 향해 말했다. 지크문드역시 엘레니아와 나서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사무엘 로아니를 위해 내가 약재를 좀 보내마 북방에서 몸에 좋은 약재들이 많다고 하구나."
"감사합니다."
"그리고 엘레니아. 너와 루크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지 알지 못하지만 우린 언제나 너의 편이란다 내가 말로는 파혼은 절대 불가라 했지만 그래도 정 루크가 싫거나 한다면 나서스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네 편이 되어주마."
"예.."
지크문드가 밝게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하자. 엘레니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슬슬 가세나 지크문드."
잔뜩 짐을 실은 말 위에 데미아스가 올라타며 말하자. 지크문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루크를 잘 관찰해보거라 껄껄 그럼 이만 가마 나서스 엘레니아 다음에 보자꾸나."
"예. 아버지 조심히 가세요."
"오냐."
흰색에 말에 올라타며 지크문드가 손짓하자. 곧 말머리를 돌려 저택을 나서는 둘이였다.
그렇게 데미아스와 지크문드가 저택을 떠나고 이른 오전이었다.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가고 루크 역시 일상인 도서관으로 향할 때였다.
"누나도 검술 훈련 있지 않았어?"
여전히 자신의 팔에 매달려있는 레이니를 보며 루크가 묻자 레이니가 한 숨을 내쉬었다.
"아..아직 괜찮아."
"흠? 정말?"
"응..왜 루크 내가 싫어진거야?"
"아..아니.."
레이니의 애정행각이 더욱 심해졌다. 아침에도 그렇고 루크에겐 조금 부담으로 돌아왔지만 한편으로 기분이 좋아졌다. 자신의 팔에 느껴지는 그녀의 풍만한 가슴의 느낌이 싫지많은 않았기에 말이다. 허나 다른 문제점이 있다면 바로 뒤에서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때문이었다.
"엘레니아 누나는..?"
"난 신경쓰지마."
표독스럽게 대답한 엘레니아는 다시금 루크와 레이니를 뚫어져라 쳐다보기 시작했다.
'어떻게 신경을 안쓰냐구요..'
루크는 한 숨을 푹 내쉬며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실험실로 향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