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33화 (33/412)

【33회. 7장】

"쯧쯧 알겠으니 레이니와 엘레니아를 불러오거라?"

"누나들을요?"

"그래"

사무엘이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손으로 지압하며 말하자 루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서재를 나서며 먼저 찾아간 곳은 레이니의 방이었다. 레이니의 방 앞에서 잠시 한숨을 내쉰 루크가 조심스럽게 방문을 두드리자 레이니의 목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누나..읍.."

방안에 들어서자마자 레이니가 달려와 안겼다. 그와 함께 입술을 덥쳐 오자. 놀란 루크가 레이니를 때어내려 했다.

"자..잠시만."

"당장 나랑 하자."

"예? 자.잠시만요.."

당황하며 황급히 레이니를 말렸지만 힘에서는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자. 급히 뒷 걸음치며 레이니에게서 벗어난 루크였다.

"만약 너와 내가 애가 생긴다면.... 이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거야. 어서..루크.."

레이니가 호소했다. 루크도 그런 레이니를 향해 이마를 긁적이며 말했다.

"일단 얘기좀 들어봐요... "

"넌..역시 다시 엘레니아에게 돌아가려는 거니? 그런거야? 또 날 버리는거지? 예전처럼..결국 넌.."

"아이 참...누나!"

루크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은 레이니의 모습에 루크의 언성이 높아졌다. 그러면서 레이니의 얼굴에 손을 대며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게 하며 말했다.

"아버지가 당장 부르셔요. 서재로 오라셨어요."

"..."

"저..저도 당연히 누나랑 관계를 나누고 싶죠 당연하죠. 그런대 지금은 아버지가 부르니깐. 나중에요."

"..정말이야?"

어느세 눈물까지 보이는 레이니의 모습에 루크가 미소를 지어보이며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주며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예. 그러니 어서 가봐요. 엘레니아 누나도 부르러가야해요."

"엘리는 왜?"

"아버지가 둘다 부르던걸요. 일단 할 얘기가 있으신가봐요. 그러니 어서요."

"...응.."

결국 레이니가 고개를 끄덕이며 방문을 나서려 할때였다.

"엘레니아랑 아무짓도 하지 말고 와야해!"

"예~ 예"

레이니를 향해 웃어보이며 말하자 그제서야 레이니가 방문을 나섰다.

겨우 레이니의 방에 나온 루크는 이번엔 엘레니아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

"누나?"

"들어와.."

엘레니아의 방안이었다. 조금은 기운이 없어보이는 엘레니아의 모습에 루크가 걱정스럽게 물어왔다.

"괜찮으세요?"

"응..난 괜찮아..그나저나 레이니는 좀 어때?"

"똑같지요.."

"그렇구나.."

엘레니아가 씁쓸하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런대 무슨 일이야?"

"그게 아버지가 부르셔서. 잠시 서재에서 뵙자고 하시네요."

"그래? 아버님이?"

루크가 고개를 끄덕이자 엘레니아가 잠시 고민하더니 말을 이었다.

"알았어... 가자."

"네"

그 말을 뒤로 루크가 뒤를 돌아 방을 나서려할때였다. 뒤에서부터 엘레니아가 루크를 끌어 안자 등에서부터 느껴지는 엘레니아의 가슴과 손길에 순간 당황해 넘어 질뻔 한 루크였다.

"저..저기."

"잠시만...이러고 있고 싶어."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다시 엘레니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안해 갑자기 일을 이렇게 만들어서 하지만 오늘 아침에서야 느꼈어 이러고 있다가 정말 너를 레이니에게 뺏길것만 같아서. 이런 내모습이 웃기지? 너가 싫다고 한지가 언젠대 이제와서 이러는게.. 미안해.."

엘레니아가 루크의 등에 얼굴을 기대며 얘기를 했다. 루크는 잠시 고민하더니 몸을 돌려 엘레니아를 바라보았다.

"제가 그렇게 못된 짓을 했는데도 괜찮으신거에요?"

루크의 물음에 엘레니아가 똑바로 루크를 쳐다보며 말했다.

"또 그럴거야?"

"예? 당연히 아니죠."

황급히 고개를 저으며 말하자 엘레니아가 웃어보였다.

"믿을게..이거면 됐어."

"..."

엘레니아는 그 말을 끝으로 앞장서서 서재로 향했고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루크는 어찌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서재에 들어서자 레이니와 사무엘의 모습이 보였다. 아직 아무말도 안했는지 조용히 차를 한모금 마시고 있던 레이니였지만 엘레니아와 루크가 나란히 들어오자 레이니의 인상이 살짝 구겨졌다.

"좀 늦었구나?"

"예..좀 ."

레이니의 눈이 가늘어졌다. 레이니의 변화에 급히 루크가 횡설수설 하자 엘레니아가 말했다.

"그냥 잠깐 이야기좀 나눴어요.. 그나저나 무슨 일이지요?"

엘레니아가 레이니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마치 둘의 눈에서 레이저라도 나오는 듯 서로를 잡아먹을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후...그래.."

사무엘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엘레니아양 아까도 봤다 싶이 레이니와 루크의 근친혼을 무를수 없을 것 같네."

"하지만!"

엘레니아가 급히 말을 자르며 들어오자 사무엘이 손을 들어 그녀를 제지했다. 그런 엘레니아의 모습에 레이니가 의기양양하며 미소를 지어보이자 엘레니아가 입술을 잘근 앂었다.

"엘레니아 태중혼약 따위야 까짓 것 내 마나를 태우고 파기 하면 그만이란다. 네가 오기 전 부터 그렇게 생각도 했고 말이야 라이아랑 같이.. 하지만 너 또한 파혼을 원했지 하지만 이제는 다시 결혼을 원한다라..이 아스란가가 네 마음대로 원하면 결혼을 하고 싫다면 파혼을 할 수 있는 그러한 가문이라 생각되느냐?"

"예...그게..무슨..?"

"엄연히 아즈문 제국에 두개의 공작 가문 중 하나가 우리란다 황제를 제외하곤 그 어느 귀족도 아스란가문의 결정에 왈가왈부 할 수 없다는 소리지 그리고 아스란가문에 힘엔 내 마나 따위는 그저 일부분에 지나지 않아."

"아..아버님.."

엘레니아가 놀라 사무엘을 불렀지만 여전히 차가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뒤이어 레이니에게도 보였던 기운이 스믈스믈 피어오르는 듯 싶었다.

"루크가 너에게 지은 잘못은 다른 것으로 갚아줄 수도 있다. 그러니 루크를 포기할테냐?"

"아..아버님..전.."

엘레니아가 점차 자신을 옥죄여오는 사무엘에 기운에 맞서며 자기도 모르게 무릎을 꿇어야 했다. 그런 엘레니아의 모습에 루크가 나서서 사무엘을 막으려했지만 사무엘의 눈짓에 레이니가 급히 루크를 막아섰다.

"누나..하지만.."

"가만히 있어. 루크."

"...누나!"

루크가 심각해진 상황에 인상을 찌푸리며 레이니를 불렀지만 여전히 레이니는 차가운 눈으로 엘레니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죄..죄송합니다..처..처음에는 루크가 싫어하다 못해 증오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파혼을 원했지만 정말 이제 그렇지 않습니다. 루크가 저에게 한 잘 못 따위 이젠 상관치도 않아요. 그저 루크를 보고싶고 함께 하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사무엘 아스란님 저는 진심입니다..."

사무엘의 압박감 속에서도 엘레니아는 간신히 정신을 유지한 채 말을 이었다.

"절대 아스란가를 우롱하려던 마음은 없었습니다. 그저 이렇게 뒤늦게 루크의 진짜 모습을 알게되었고 이제와서 루크를 사랑한다는 것에 후회 될 뿐이에요...정말이지 저에겐 루크를 사랑하는 마음 뿐이에요...흑..."

결국 눈물까지 보인다. 레이니는 엘레니아의 모습에 씁쓸한 마음으로 눈물을 흘렸고 사무엘도 곧장 기운을 거둬드리며 레이니와 루크를 바라보았다.

"이것이 엘레니아의 마음이란다 레이니. 이제 나머지는 너희들이 알아서 하거라. 정 뭐하면 지크문드님이 권했던게 있지 않은가? "

사무엘의 말이 끝나고 급히 루크는 엘레니아를 부축했다. 그런 둘의 모습에도 레이니는 어떠한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엘레니아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