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회. 7장】
한 때는 자신과 친했던 엘레니아인데 어느세 연적이 되어 버렸다. 그런 그녀가 무릎까지 꿇고 울며 루크를 사랑한다는 그녀의 모습에 레이니의 머릿속은 너무나 혼란스러움을 겪어야 했다.
어릴때도 그랬다. 루크를 향해 서로 루크에게 잘보이려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러던 어느날 루크와 엘레니아가 태중혼약이란게 알려졌을때 얼마나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던가. 하늘이 그대로 무너지는 줄 만 알았던 레이니였다. 결국 멀리서 루크를 바라만 봐야했던 그녀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엘레니아가 루크를 싫어했다. 루크가 변해버린 것이다. 그럼에도 레이니의 마음엔 한켠 잘되었다라는 생각까지 했다. 자신은 루크를 믿었었다. 언젠가 다시 옛날처럼 착한 나만의 동생으로 돌아올 것이란걸. 그 믿음을 간직한체 시간이 흐르더니 결국 내 믿음대로 그가 돌아왔고 서로 사랑하게 되었것만 다시 엘레니아가 껴들었다. 게다가 저렇게 애원까지 할정도로 레이니로서는 너무나 힘든 연적이었다.
"아무튼 당장에 결혼을 하라는 건 아니니 알아서들 하거라. 너희가 어떻게 결정하듯 나는 다 받아들이마 에휴 머리만 아파오는구나."
사무엘이 이젠 귀찮다는 듯이 손을 휘휘 내저으며 말하자. 모두 서재에 쫒겨나오듯이 나와야 했다.
"흠..."
묵묵히 방으로 돌아가는 길목 어색한 기류에 루크가 먼저 말을 걸려했지만 엘레니아가 먼저였다. 잠시 멈춰선 엘레니아가 레이니를 향해 말했다.
"레이니..미안해. 루크에게도 하지만 진심이야. 루크 당장 내 마음을 받아달라는 말은 하지 않을게 그저 나에게도 기회를 받고싶어.그러니 레이니.."
"됐어 엘레니아. 미안하지만 잠시 나와 루크만 있게 해주면 안될까?"
레이니가 엘레니아를 바라보며 말하자. 엘레니아가 가만히 레이니를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렇게 엘레니아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고 레이니는 묵묵히 다시 걸음을 옮겨 갔다. 루크는 무슨 말을 꺼네야 할지 몰라 혼자 전전긍긍하고 있을때 어느세 레이니가 루크의 방안까지 따라 들어왔다.
"엘레니아를 받아들일지는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어. 루크."
조용하던 레이니가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무언가 결심한듯 그의 눈이 진정성을 띄었다.
"이 것 하나만 기억해 루크."
"어떤걸요?"
"내가 가장 처음이고 넌 날 가장 좋아해야 해 모든지 어떤 것이든 내가 처음이어야해. 그리고 내가 일순위이고. 알았어? 만약 그렇지 않다면..죽어버릴거야..."
그런 레이니의 모습에 루크에 얼굴에 차츰 미소가 어리며 레이니를 끌어 안아주었다.
"네. 언제나 첫번째는 누나에요."
천천히 루크의 입술이 레이니의 입술을 덮어갔다.
☆ ☆ ☆
"저기 엘레니아 누나.."
"응?"
그 일이 있은 후 다시 1달여가 지났다, 엘레니아는 마치 레이니에게 지지 않겠다는 듯이 더 적극적으로 변해갔는데 특히 이젠 완전한 실험실이 된 도서관에서였다. 옆에 달라 붙어 다신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행동했는데 이런 엘레니아의 모습에 레이니가 한번 폭발할 뻔 했으나 가까스로 루크의 달램으로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불편하지 않아요?"
오늘도 자신에게 달라 붙어 있는 엘레니아를 보며 루크가 묻자. 엘레니아가 고개를 저었다.
"불편해?"
"그렇진 않은데."
루크의 말에 엘레니아가 환하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확실히 예전보다 미소가 많아졌다. 루크 역시 그녀의 미소를 보면 자신도모르게 미소가 그려졌다.
"그나저나 어떻게 할꺼야?"
"예?"
엘레니아가 인상을 쓰며 다시 말했다.
"수확제 초대장 말이야. 아버님도 루크가 이번엔 가길 원하시던것 같은데."
"흠 글세요..할일이 많은데.."
어제 오후쯤 공작가로 날라온 한통의 서신이 있었다. 가을 수확이 끝남에 황성에서 열리는 수확제 파티에 대한 초대장이었다. 그 곳엔 당연히 공작가문인 아스란가도 포함되어있기에 꼭 참석을 해야 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루크로서는 사실 이러한 수확제나 다른 파티에 한번도 참석을 하지 않았었다. 이유도 이유겠지만 한창 사교계에 모습을 보여야했던 나이에 루크로서는 망나니 처럼 행동하다보니 단 한번도 사교계에 참석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다보니 강인이 루크의 몸에 들어왔을때에도 여러 일에 그 흔한 파티장 한번 가지 않던 루크는 이번 초대도 솔직히 귀찮은 마음이 더욱 컸다.
"꼭 가야해요?"
루크가 엘레니아를 보며 말하자. 엘레니아가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
"그래도 공작가문의 후계자인데 한번쯤은 얼굴을 보여야하지 않을까? "
"그런가요? 근대 능력도 없고 망나니라고 소문나 있을텐데 가봤자 좋은 소린 못들을 것 같은데.."
이마를 긁적이며 루크가 속삭이자. 엘레니아의 표정이 금세 굳어지며 말했다.
"그런 말 하지마 이젠 넌 옛날에 너가 아니야. 연금술이라는 고급 학문도 배우고 있고 착하기도 하고..그리고..내..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니깐 자신을 낮춰 말하지마."
"하..하.."
엘레니아의 말에 루크가 얼굴을 붉혔다. 사실 자신이 연금술을 한다는 것이 그렇게 마음에 다가오진 않았다. 물론 향수도 귀족들 사이에 인기리에 판매가 되고 있다는 점도 있었고 지금 만드는 호신용 수류탄 같은 폭탄도 엘레니아의 도움으로 잘 만들어지긴 했지만 이 것만으로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수가 없었다. 이 것들이 다 사실 지구에서 배껴온 기술이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넌 충분해 연금술을 배운다는 사람들도 제대로 성과를 낸 사람도 별 없어 그런대 넌 벌써 성과가 나오잖아. 루크는 충분히 자신을 믿을 필요가 있는것 같아."
엘레니아의 말에 루크가 쑥쓰러워하며 미소를 보이자. 엘레니아가 루크를 껴안았다.
"그리고 내가 널 사랑하는 것에 자부심을 가져도 되고 말이야! 헤헷"
"하..하..저기 그나저나 마나 부탁해도 될가요??"
"또?"
루크의 물음에 엘레니아가 되 물었지만 곧장 미소를 그리며 손을 들어보였다.
"자 할게."
엘레니아는 힘들지 않게 마나를 끌어모으더니 곧 그녀의 손안에 푸른 빛을 띄는 빛의 구가 서서히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저 간단하게 마나를 형상화 시킨 것 뿐이지만 지구에서만 살던 강인으로서는 이 마나란 것이 너무나 신기하기만 했다.
"대단해요."
루크가 만들었던 폭탄은 사실 지구에서도 조선에서 사용하던 비격진천뢰를 본따 만든 무기였다. 그렇기에 쇠구와 안에 들은 철심 그리고 화약 등을 넣어 그 무게가 일반인이 던지기엔 무리가 있을정도로 꽤나 무게가 많이 나갔기에 엘레니아가 말했 던 경량화 마법이 아니라면 쉽사리 사용하기 힘든 무기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엘레니아의 도움과 지금 루크에 손에 들린 마나석으로만든 조각칼이 아니면 완성할 수가 없었다.
"잠시만요."
루크는 급히 쇠구에 마나석을 이용한 조각칼로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2달간 엘레니아에게 배운 마법진이 조각칼로 인해 그려지기 시작하자. 조심씩 마나석 안에서 마법진에 마나가 옮겨가기 시작했다. 허나 그 마나는 마법을 완성하기엔 터무니 없을 정도로 적은 양이었기에 엘레니아의 마나가 아니였다면 완성할수가 없었다.
금세 한가지의 마법진을 그리자. 곧 엘레니아의 마나가 마법진으로 스며들기 시작하자 마법진이 공명하듯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뒤이어 루크가 다른 마법진을 그 위에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스며들었던 마나가 곧장 한 곳에 뭉치더니 완전히 쇠구에 둘러 쌓기 시작했다.
마나를 묶어두는 진과 마나를 경량화 마법으로 변환하는 변환진이었다.
"들어 보세요."
루크가 미소를 지으며 완성된 폭탄을 엘레니아에게 건네자. 확실히 가벼워진 폭탄은 충분히 들고다닐만했다.
"아쉽네 나도 마나를 움직일수만 있다면."
경량화 마법이 담긴 폭탄을 보며 루크가 중얼거리자. 엘레니아의 표정이 금세 시무룩해져갔다. 마나의 저주에 마나가 몸에 닿기를 애초에 거부했다. 그렇기에 몸속안에 마나를 축기 할 수 없던 루크로서는 엘레니아의 마나가 신기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다.
"내가..옆에서 도와줄게..평생.."
그런 루크의 중얼거림을 엘레니아가 들었는지 시무룩한 표정으로 루크에게 말하자. 그제서야 루크가 미소를 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