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41화 (41/412)

【41회. 8장】

엘레니아 2층 세리스의 방 앞이었다. 조심스럽게 문을 두들겨도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없자 천천히 방문을 열어봤다. 평범하게 꾸민 세리스의 방안엔 여기저기 꽃 무늬가 장식 되어 있는 방이 보였다. 한쪽에 놓인 침대위에 누워 잠들어있는 세리스의 모습이 보였다.

"..잘 땐 이렇게 귀여운데."

이불을 폭 끌어안은채 잠들어 있는 세리스를 보며 루크가 미소를 지어보였다.왠지 곤히 잠들어있는 세리스를 깨우기 미안했지만 곧 모두가 모여 아침 식사를 해야했기에 깨워야만 했다.

조심스럽게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귓가에 세리스를 불렀다.

"세리스"

"음."

몇번의 뒷척임 끝에 차츰 세리스의 눈꺼풀이 떠지기 시작했다.

"누구.."

"일어났니?"

아직 잠이 채 다 깨지 않아서일까? 잠긴 목소리로 세리스가 묻자 귀여움이 물씬 풍겨온다.

"누구겠어?"

"오..오빠? 오빠가 왜 내 방에 있는거야?"

그제서야 루크인줄 알았는지 세리스가 놀라 외쳤다. 꽤나 놀랐는지 레이니와 라이아를 닮은 큰 눈이 더욱 커졌다. 그마저도 귀엽게 느껴진 루크가 세리스를 바라보며 크게 웃었다.

"하핫 왜긴 잠꾸러기 동생 깨우러 왔지."

"무..뭐?"

세리스가 기가 차지도 않는다는 듯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흥! 내가 잠꾸러기라니 오빠만큼 아니거든 맨날 레이니언니가 깨워주러 가는걸 내가 모를줄 알고?"

"그..랬니?"

멋쩍은듯 웃어보이며 뒷머리를 긁적였다. 세리스는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어보이자. 루크가 곧 헛 웃음을 지어보였다.

"아무튼 슬슬 일어나자 곧 아버지하고 어머니도 내려올거야."

"응"

그제서야 세리스가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러면서 루크의 품에 안겼다.

"오빠가 나 깨워주러 오는거 난생 처음인거 알아?"

"그래?"

"응. 헤헤 나쁘진 않은거 같아"

세리스의 말에 그녀의 머리칼을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다음엔 자주 올게."

"응."

그 말을 끝으로 루크가 나선 방은 엘레니아의 방이었다. 사실 어제 레이니와 정사를 나누면서 혹여나 엘레니아가 들었지 않을까 걱정을 했던 루크가 그녀의 문 앞에서 잠시 주춤했지만 마음을 다잡고는 천천히 문을 두드렸다.

"...아직 잠들어있나?"

노크소리에도 엘레니아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아직 잠들어있는듯 고요하기만 하자. 루크가 살며시 문을 열어봤다. 수수하게 꾸민 방안 침대 위에 곤히 잠들어있는 엘레니아의 모습이 보였다.

살며시 다가가 엘레니아를 바라보자. 아직 새근거리며 잠들어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일찍 일어났을 엘레니아가 오늘따라 늦잠을 자는 것에 루크가 갸웃하며 중얼거렸다.

"어제 많이 피곤했나..?"

곤히 잠들어있는 그녀에게 다가가 침대에 앉아 아직 잠들어 있는 엘레니아에게 속삭였다.

"누나~ 누나?"

조그맣게 귓가에 속삭이자. 엘레니아가 뒤척이다. 다시 잠든다. 그럼에 살짝 몸을 흔들며 깨우자. 그제서야 엘레니아가 눈을 떴다.

"루..루크?"

"일어났어요?"

"왜..왜..여기에."

얼굴을 붉히며 급히 몸을 일으킨 엘레니아의 모습에 루크가 미소를 지으며 창문을 가르켰다.

"아침이에요."

"...느..늦잠 잔건가.."

창밖을 보며 엘레니아가 중얼거렸다. 그러다 어제의 기억이 떠올랐는지 더욱 얼굴을 붉히자. 그 뜻을 모른 루크가 고개를 갸웃했다

"왜 그러세요?"

루크의 물음에도 엘레니아는 이불을 머리끝가지 뒤짚어쓰며 안절부절 못했다.

"누나?"

"루..루크."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엘레니아가 루크를 향해 입을 열었다.

"네?"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를 엘레니아가 잠시 뜸을 들였다. 그저 붉어진 얼굴로 루크의 얼굴을 바라만 볼 뿐이었다.

"그..그만 가볼게요?"

오늘 따라 더욱 이상한 엘레니아의 모습에 루크가 당황해하며 밖으로 나가려하자. 엘레니아가 황급히 루크의 팔을 잡아챘다. 자신쪽으로 루크를 끌어당기며 루크의 눈을 바라보며 엘레니아가 말했다.

"좋았어..?"

"예?"

"..."

엘레니아가 더는 말이 없었다. 왠지 루크의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설마..'

"그..그게무슨 말이죠?"

당황한 것을 최대한 숨기며 아무렇지 않게 루크가 다시 되묻자 엘레니아의 눈이 조금 가늘어졌다.

"....하..하.."

뒷머리를 긁적이며 멋쩍은듯 웃어보였다.

"한숨도 못잤어."

"..."

엘레니아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제서야 루크는 알 수 있었다. 어제 레이니와의 정사를 엘레니아가 다 알고 있다는 것을 루크는 여전히 멋쩍은듯 웃어보이며 말했다.

"...들렸나요."

"당연히 들리지.."

"..하하.."

엘레니아는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그러면서 천천히 루크에게 가까워져 오며 말했다.

"다 들리고 보기도했어."

"예?"

루크가 놀라며 다시 되물었다.

"봤다고요?"

"그렇게 크게 소음을 내는대 무슨 일이라도 생긴줄 알았다고."

"죄..죄송해요."

"후...다음부턴 조심해."

"네.."

엘레니아가 깊게 한숨을 내쉬며 루크를 바라보았다. 루크의 표정이 꽤나 심각하게 변해있었다. 아마 엘레니아 말고 다른 가족들에게도 들리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걱정마 다른 사람은 못 들었으니깐."

"그런가요?"

엘레니아가 다 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자. 그제서야 루크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레이니와 루크의 관계가 근친혼으로 허락을 맡은 상태임을 알아도 정사를 하는 도중 남들이 다 들릴정도로 했다는 것에 부끄러움이 가득했기 때문이었다.

"응, 그나저나...다음엔...."

엘레니아가 얼굴을 붉히며 뒷 말을 흐리자 루크가 고개를 갸웃했다.

"네?"

" 다음엔..나랑도."

"그..그..그런.."

엘레니아가 이말을 끝으로 가까워진 루크의 입술을 맞췄다. 레이니와는 다른 짧은 입맞춤이었지만 느낌만큼은 완전히 달랐다. 마치 풋풋한 첫키스 처럼 느껴져왔다.

"...가봐...옷만 갈아입고 나도 나갈게."

"네..네."

당황하며 루크가 고개를 끄덕이고 급히 방을 나섰다.

"후.."

엘레니아의 방문 앞에서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숨을 내쉬어 식히며 잠시 엘레니아의 방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엘레니아의 부끄러워하던 얼굴이 생각나자 괜시리 마음 한 쪽이 설레기 시작했다.

"흠흠.."

헛 기침을 하며 급히 자신의 방에 아직 잠들어있을 레이니를 생각하며 걸음을 옮겨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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