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회. 9장】
레이니
레이니의 커다란 가슴이 크게 부풀어올랐다가 줄어들길 반복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레이니가 멈춰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 사무엘의 목검이 목언저리에 놓여있었다.
"여기까지 하자꾸나."
"네. 후우..후우.."
천천히 숨을 고르며 레이니가 대답하자. 사무엘이 목검을 회수고하곤 다시 말을 이었다.
"요즘 들어 잡념이 많아졌구나."
".."
레이니가 고개를 숙이며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루크 때문인거냐? 그렇겠지...네가 루크를 지켜준다고 하지 않았더냐?"
"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레이니가 대답하자 사무엘이 헛웃음을 지어보이며 말했다.
"너에겐 무리로 보이는걸...네가 이 정도라면 굳이 근친혼을 시킬 필요도 없게 느껴지는구나."
"아버지!"
레이니가 당황하며 사무엘에게 외치자 사무엘이 레이니의 눈을 피하며 목검을 손질했다. 진검과 격렬하게 맞부딛쳤는데도 목검의 날은 하나도 상해 있지 않아 마치 새거 처럼 보였다.
"죄..죄송해요...다음부턴.."
레이니가 급히 사과하려 하자 사무엘이 혀를 차며 말했다.
"쯧..그런 실력으로 이 가문은 커녕 루크 조차 지킬수 없을 텐데 차라리 엘레니아와 결혼시켜 지아란의 힘으로 지켜도 되겠구나. 그리고 엘레니아가 아이를 낳는다면 그 아이에게 내가 직접 검술을 가르쳐도 되고 말이야."
"안돼요! 제가 지킬거에요 가문도 루크도 평생도록!"
"고작 그런 실력으로 말이냐?"
사무엘이 레이니의 말에 비웃어보이자. 레이니가 화가 치밀어 오르는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쯧쯧 재능만 믿고 노력을 더하지 않는다면 쓸모가 없다. 루크를 포기해라."
사무엘이 혀를 차며 말하자 레이니의 몸이 땅을 박차고 쇄도해들어왔다. 방금전과는 다른 폭팔적인 스피드였지만 사무엘은 여유롭게 몸을 틀어 피할 뿐이었다.
이어지는 레이니의 검세에도 사무엘은 여유롭게 피하며 살짝 다리를 걸어 레이니를 넘어뜨리며 말했다.
"한심하구나"
"이잇!"
다시금 레이니가 몸을 일으켰다. 기합성을 지르며 검을 베어들어가자 사무엘이 다시 몸을 틀었다. 레이니는 그 점을 노렸는지 곧장 몸을 회전시켜 다리로 사무엘의 하단을 노렸지만 그 마저도 간단하게 피해낸 사무엘이었다.
"느리구나 너무"
레이니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왔다. 분노에 차 다시금 검을 들어 사무엘의 머리쪽을 겨냥하자. 사무엘은 살짝 고개를 숙여 피하고는 오른손에 들린 검을 들어 레이니의 복부를 찔러들어갔다.
"컥.."
숨이 멎을듯한 고통에 레이니가 급히 뒤로 물러나며 쓰러졌다. 꽤나 고통스러웠는지 숨을 쉬기가 힘들어 컥컥거렸고 사무엘은 그런 레이니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다행이 레더아머를 입어 치명상은 아니었지만 꽤나 아플 것이라 생각했기에 더이상의 공격은 멈춘 사무엘이었다.
"...분하냐?"
단 한차례의 공격도 성공시키지 못한 레이니가 손으로 눈을 가리며 몸을 들썩였다.
"내가 이렇게 까지 하는건 가문과 널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루크 때문이기도 하다 레이니"
사무엘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마나의 저주 잘 알지 않더냐? 만약에라도 적대적인 세력에서 루크를 노리고 들어온다면? 만약 조금이라도 치명상을 입게 된다면? 돌이킬수 없어. 그는 치료 받을수가 없어. 루크는 신성력도 받지 않는 몸이다. 그러니 네가 지켜줘야해. 이 검으로 말이야. 헌데 다른 것에 정신이 팔려 훈련을 게을리하다니? 그렇다면 네가 필요가 없지 않더냐? 내가 왜 근친혼을 시키려하는줄 아느냐? 네가 루크를 좋아해서 뿐만 아니라. 지켜줄수있을거라 생각해서 시키는 것이다. 그러니.. 훈련할 땐 집중해서 하거라."
사무엘의 말이 끝나고 여전히 대답없이 땅바닥에 누워 몸을 들썩이는 레이니를 한번 바라보고는 천천히 발을 돌려 훈련장을 나섰다.
한동안 바닦에 누워 몸을 들썩이던 레이니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흙먼지와 함께 여기저기 생채기가 나 있는 그녀는 몸 한눈에봐도 지쳐보였지만 그런 몸을 이끌고 천천히 검을 들어 보였다. 그러자 진지했던 사무엘의 목소리가 다시 귓가에 맴도는 듯 싶었다.
"내가 지켜줄거야.."
검이 천천히 위 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 먼치 그 모습을 보던 사무엘이 미소를 흘리며 고개를 내저었다.
"꼭 이래야 말을 들어먹는다니깐...에휴.."
설레설레 고개를 내저으며 사무엘이 저택안으로 모습을 감췄다.
☆ ☆ ☆
"괜찮아요?"
밤이 되고 레이니의 방에 루크가 찾아왔다. 오늘따라 오지 않은 레이니에 궁금증과 함깨 걱정을 느낀 루크였다. 침대위에 힘없이 앉아있는 레이니를 향해 루크가 묻자. 레이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에도 루크에겐 괜찮지 않아 보였다. 오늘 아침까지만해도 느껴졌던 발랄함과 생기가 느껴지지 않아보이자. 한껏 걱정이 되었다.
"훈련할때 무슨 일 있었어요?"
루크가 걱정스럽게 다시 물어오자. 레이니의 눈가에 차츰 눈물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누나??"
갑작스런 눈물에 루크가 놀라 레이니를 다시 불렀지만 레이니는 말없이 눈물을 흘릴뿐이었다. 그럼에 루크가 그녀를 끌어안아 주자. 그녀가 살짝 인상을 썼다.
"다치셨죠?"
루크가 손이 몸에 닿을 때마다 그녀가 살짝식 인상을 찌푸렸다. 루크는 잠시 고민하더니 레이니에게 말했다.
"기달려요."
"응?"
레이니가 갑작스럽게 말을 하고 방을 나서는 루크를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몇분 지나지 않아 루크가 다시 방안에 들어올땐 무언가 끈적한 액체가 들어있는 병을 가지고 있었다.
"상처부위에 발라줄거에요 소독효과랑 진정효과가 있어요 그리고 이건 상처를 금방 아물게 해줄거에요."
두개의 병을 들어보이며 루크가 말하자 레이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 옷 좀 벗어봐요"
"뭐?"
레이니가 당황하며 다시 되물었지만 루크의 표정이 한껏 진지했다.
"어서요 어차피 볼거 다 본 사이인데 뭐가 그리 부끄러워요?"
다그치듯 루크가 말하자. 레이니가 우물쭈물하면서도 천천히 옷을 벗어내자 하얗고 굴곡진 몸매 위에 자잘자잘한 멍과 생채기가 나있었다. 그런 레이니의 몸에 루크가 한껏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좀 적당히 좀하지 아버지도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