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회. 10장】
연회
"시발 그 딴 기생오라비 같이 생긴 자식한테...감히...쓸모도 없는 새끼가 감히 나의 레이니를!!"
방안으로 돌아온 제이슨 무아란이 연실 언성을 높이며 주변 잡기들을 이리저리 던지며 화를 풀고 있었다.
"이 씨발년이 결국 날 버리고 그새끼랑 근친혼을 한단 말이야? 아스란 이 씨발 것들이!! 감히 무아란을 무시하는거야! 그 망나니새끼를 지금 당장에!"
손에 잡히는대로 던지던 제이슨이 급히 문을 박차고 나가려할때였다.
"제이슨님.."
중저음에 나이가 들어보이는 목소리가 제이슨을 불러세우자. 제이슨이 고개를 돌렸다. 언제 있었는지 방금전까지만해도 아무도 없던 곳에 로브를 깊게 뒤집어 쓴 사내가 모습을 들어냈다.
"중요한 시기입니다. 괜히 이목을 집중시킬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클루드....그래...네 말이 맞다.. 헌데 그 망할 망나니새끼가 감히 내 레이니를!"
"지금은 기다려야 할 때입니다."
로브의 사내는 여전히 무뚝뚝하게 말하자. 클루드가 잠시 몸을 부르르 떨더니 다시 클루드를 바라보며 말했다.
"당장 아스란가를 조사해와 뭐든지."
"제이슨님 아스란가입니다. 무아란과와 같은 공작가이지요 만약에라도 들키게 된다면 큰 일이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내말에 토달지마!!"
제이슨이 버럭 언성을 높이며 자신의 주머니에 있던 짧은 소도를 그의 미간으로 던져내었다. 허공을 가르고 쐐액하는 소리와함께 날라간 소도는 곧장 클루드의 미간으로 향했지만 무언가에 막힌듯 바로 앞에 멈춰서며 중력에 의해 바닥으로 떨어졌다.
"후우..후우.."
아직도 화가 다 풀리지 않은지 제이슨이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지만 클루드란 사내는 여유롭게 제이슨을 바라볼 뿐이었다. 잠시 흐르던 정적속에 클루드가 다시금 그림자로 부터 몸을 숨기면서 말했다.
"알 수 있는 것은 알아보도록 하지요."
"후우..후우.."
대답은 없었다. 클루드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질 때 까지 제이슨은 화를 삭이고 있었다.
"망할 망나니 새끼가 감히....나의 레이니를......내 친히 죽여주겠어.."
☆ ☆ ☆
"정신이 없네.."
아무리 루크 아스란이 망나니라 해도 아스란가와 지아란가의 명성은 만만치 않았나 보다. 실질적인 아스란가의 후계자인 루크와 그의 아내가 될 엘레니아 지아란 그리고 검술의 천재라 불리는 레이니는 더이상 무아란의 일행이 없는 연회에서 이 연회에 주인공이 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여러 귀족가의 자제들이 말을 걸어 왔고 점차 루크에게도 대화를 신청한 여러 자제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우물쭈물하며 행패를 부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루크에게 다가오지 못했지만 어느세 루크의 매너있는 행동과 제이슨 무아란과 나눴던 말로 차츰 귀족들에게도 평판이 달라지기 시작했던 것 이었다.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남자 자제들과 얘기를 나눴던 루크에게 차츰 다른 여성 귀족자제들까지 몰리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나름 잘생긴 외모의 루크와 달라진 그의 행동에 여성들의 대쉬가 이루어지자 다른 의미로 걱정스러운 엘레니아와 레이니였다.
"칫...그렇게 좋았어? 헤헤 거리며.."
레이니가 뾰루퉁해하며 말하자 루크가 뒷머리를 긁적였다. 엘레니아역시 볼을 한껏 부풀리고 있었고 그런 그들의 모습에 세리스가 뭐가 그리 웃긴지 깔깔대며 웃기 시작했다.
"그래도 결국 언니 둘 때문에 다들 도망갔잖아요"
세리스가 웃어보이며 말하자 레이니와 엘레니아가 흠흠거리며 얼굴을 붉혔다. 그 말 그대로 루크에게 대쉬해오는 여인들을 보며 걱정에 찬 레이니와 엘레니아가 그럴때마다 루크에게 계속 달라 붙어 사전부터 연을 끊게 만들었던 것이었다. 결국 루크는 인사만 나누고 결국 다른 얘기는 하나도 하지 못했기에 조금은 억울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누나도 많이 사람들을 만나보라 했으면서.."
루크가 조그맣게 속삭이자. 레이니가 살짝 언성을 높였다.
"남자만!"
"하..하.."
레이니의 말에 엘레니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루크가 한숨을 내쉬며 다시 와인을 한모금 마시려할때였다.
"반가워요 루크 아스란님 잠시 얘기좀 나눠도 될까요?"
뒤 쪽에서부터 들리는 여성의 목소리에 엘레니아와 레이니가 인상이 찌푸려진다. 세리스는 여전히 재밌는지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아..예.."
뒤를 돌아보며 루크가 말하자. 처음보는 여성이 자신의 앞에 있었다. 자신과 비슷한 키에 금발에 살짝 웨이브 진 여인이었다. 딱 달라붙는 검정 드레스는 그녀의 몸매를 말해주듯 풍만한 가슴과 커다란 골반은 레이니와 엘레니아에게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그녀의 얼굴은 살짝 여우상의 눈 밑에 점까지도 매혹적으로 보이는 여인이었다.
"제..제가 견식이 짧아서...이름을.."
"저는 상인의 딸 로제스 다닐루에요."
"그렇군요 로제스 다닐루님 반가워요 루크 아스란이라합니다."
"..."
자신을 로제스 다닐루라 소개한 여인은 잠시 침묵하더니 유심히 루크를 쳐다보자. 루크가 당황스럽게 고개를 갸웃하며 뒷 머리를 긁적였다.
"저는 레이니 아스란이라해요 반가워요 로제스님"
"저는 엘레니아 지아란입니다."
황급히 두 여인이 자신의 양옆에 서며 자신을 소개한다. 그럼에도 로제스의 시선은 루크에게 쏠려있자. 루크가 멋쩍은듯 웃어보였고 엘레니아와 레이니가 인상을 찌푸렸다.
로제스의 표정이 살짝 떨려왔다. 그러면서 차츰 얼굴에 미소가 걸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