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53화 (53/412)

【53회. 11장】

루크가 다시 되묻자 사무엘의 말이 이어졌다.

"로아니 지아란님이 병세가 악화 되었나 보구나, 나서스가 편지를 보냈다. 하녀를 시켜 편지를 전해주었지 아마 잠시 지아란가로 가 있을거야."

"... 많이 위독하신가요?"

루크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다시 묻자 사무엘이 어깨를 으쓱했다.

"평소에도 몸이 약한 여인이었지.. 나서스의 말로 보아 조금 증세가 악화되었나 보구나."

"....찾아 뵜어야 하는데..."

"그래 나중에 찾아뵙거라 그리고 레이니는 남아서 훈련에 박차를 가할거란다. 중요한 시기야 이제 막 벽을 넘으려 하거든 그런대 얼마나 걸릴지 모를 북방에 보내 아깝게 시간을 낭비하게 하고 싶진 않구나."

"그랬군요...몰랐는데.."

요근래 들어 레이니의 훈련이 강도가 높아졌음은 루크도 알 수 있었다. 매번 흙먼지와 함께 자잘한 생채기가 눈에 띄게 늘은 레이니를 보며 한편으론 걱정이 들었던 루크였지만 그것 또한 검술을 배우는 사람이라면 어쩔수 없는 일이라 했던 레이니의 말이 생각났다. 레이니도 아마 지금 자신의 상태가 벽을 넘어가고 있는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아는듯 싶었다. 그렇기 때문에라도 레이니는 루크와 갈 수 없었다.

"...혼자가야겠군요."

루크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하자 사무엘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 여리고 연약한 자신의 아들을 저 먼 북방 윈랜드로 보낸다는것이 그리 썩 내키지 않은 일이기도 했다.

"굳이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갈테냐?"

"...가보고 싶어요 그 골렘이란 것도 보고 싶구요...호기심이 동하네요."

책으로만 읽었던 골렘을 실제로 볼 수 있다는 것에 호기심이 동한 루크가 눈을 초롱초롱 뜨며 말하자. 사무엘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래...영지 기사단에 단장이 제롬을 붙여주마. 많은 수를 대동하는 것 보단 소수 인원으로 눈에 띄지 않게 가는 것이 좋은 방법일지도 모르겠구나."

사무엘이 잠시 혼자 중얼거리더니 고개를 끄덕여보인다. 그러곤 다시 루크를 바라봤다.

"언제 갈테냐?"

"지금 당장이라도 상관 없어요"

"그렇게 빨리?"

"궁금하거든요..하핫."

진정 연금술사가 되기라도 한 듯 새로운것을 볼 수 있다는 것에 잔뜩 기대에 찬 루크가 밝게 대답하자. 사무엘이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루크가 서재에 나가고 몇분이나 지났을까?

"아버지!"

"여보!"

"아버님!!!!"

"아빠!!"

뒤이어 들어오는 자신의 가족들을 보며 사무엘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그래 왜들 그리 호들갑이오 천천히 말해보거라."

사무엘이 지끈거리는 이마를 부여잡고 말하자. 라이아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여보 지금 당신은 고작 18살난 아들을 저 위험한 땅으로 보내려 한다는걸 아시나요?"

"그렇소."

라이아가 심각한 표정으로 다가와 말했지만 사무엘이 너무나 쉽게 대답하자. 순간 라이아의 말문이 막혔다. 허나 라이아는 여기서 논쟁을 끝내고 싶지 않았나 보다. 다시 말을 이었다.

"알면서도 지금 그 아이를 보낸다는거에요? 그것도 혼자!"

"혼자가 아니오 기사단장 제롬과 몇몇 더 붙여서 보낼 것이오"

"여보! 지금 전 기사단을 다 보내도 못할 망정 겨우 몇명만 보낸다는게 말이 되요!"

라이아가 화가나 언성을 높였다. 옆에 있던 엘레니아와 레이니 그리고 세리스 역시 라이아 말에 동조하며 고개를 끄덕이자 사무엘이 한숨을 내쉬었다.

"전 기사단을 꾸려 보내면 괜히 시선이 쏠릴지도 모르오 다른 영지 귀족들도 그리 좋아하진 않을거요 아스란가의 기사단이 다른 영지를 통과해 북방으로 간다는 것이 말이오 그러니 눈에 띄지 않는 소수가 나을거요 그리고 아버지가 보냈소 루크가 혹할만한 연금술 연구재료가 있다고 말이오 그리고 루크는 이제 어린 애가 아니오 성인식을 치룬 성인이란 말이오 언제까지 이 아스란 영지에서 보내게 할 순 없소 그도 경험을 쌓아야 한단 말이오."

사무엘의 말에 라이아는 여전히 기분이 내키지 않았지만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그저 걱정스런 표정으로 사무엘을 바라만 볼 뿐이었다.

"저라도 따라 갈게요!"

옆에있던 레이니가 말했다. 사무엘은 레이니를 보며 단호하게 고개를 저어보이자. 레이니가 다급히 외쳤다.

"평생 지켜준다 약속했어요! 그런대 왜! 따라갈거에요!"

"레이니 넌 아직 부족해 평기사 정도의 실력은 된다만 그걸로는 부족해 루크와 같이 따라갈 제롬에 비하면 넌 그저 검을 조금 다루는 아이일 뿐이야. 오히려 넌 짐이 될 거란다."

"아버지!"

"그리고 넌 중요한시기이기도 하지 않느냐? 여태 했던 노력의 결실이 이제 막 피어오르려는대 어딜간다는 말이냐 그럴수 없다. 허락하지 않겠다!"

"...하지만!"

여전히 레이니가 말꼬리를 잇자 사무엘이 표정이 더욱 험상궂게 일그러지자. 레이니는 결국 뒷 말을 흐려야했다.

"저..저라도 같이 갈게요 마법사가 있다면 가는데 도움도 되고.."

"안된다는거 너도 잘 알지 않느냐."

"하..하지만."

"엘레니아...루크를 걱정해주고 사랑해주는건 고맙지만 로아니님이 지금 많이 위독하다 하지 않았느냐? 루크를 걱정해줘서 고맙다만 가족을 생각하거라."

"....."

엘레니아가 입술을 잘근 씹으며 고민했다. 자신의 어머니 역시 소중한 존재였고 위독해졌다는 편지를 받고 얼마나 걱정스러웠던가. 그럼에도 루크가 위험한 곳으로 간다하니 자기도모르게 루크를 더 걱정한 엘레니아였다.

"너무 위험해요.."

라이아가 끝내 걱정스러운지 다시 사무엘을 보며 말하자. 사무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하지만 이러한 일도 격어 강하게 클수만 있다면 난 무엇이든 할 것이오. 난 내 자식들을 온실속 화초로 키우고 싶지 않소 라이아."

"....하필 윈랜드인가요...하필..만약 다치기라도 한다면..루크는.."

"너무 걱정들 하지 마시구려 괜찮을거요. 아버지가 불렀으니. 그 쪽에서도 무언가 대처를 해올것이니 내 편지를 써서 보내보도록 하겠소. 라이아."

라이아가 거정에 눈물까지 보인다. 레이니와 엘레니아가 다가와 라이아의 손을 꼭 잡아준다. 특히 엘레니아를 보면 마치 모녀사이라고 해도 믿을정도로 라이아와 가까워져 있었다.

"엘레니아..너도 어서 지아란으로 가봐야하지 않겠느냐 로아니님이 많이 위독하시다 들었는데.."

"...후...네.."

"내가 몸에 좋은 약 같은것도 많이 싸서 보내주마...."

"감사합니다 어머님.."

라이아가 걱정스럽게 엘레니아를 보며 말했다. 그렇게 사무엘의 말에 모두가 수긍하려 할때였다. 사무엘이 여전히 자신의 앞에 있는 세리스를 보며 물었다.

"세리스 너도 할 말이 있느냐?"

사무엘이 자상하게 미소를 지으며 묻자 세리스가 잠시 고민을 하며 말했다.

"사..사실 저도 심심해서 따라가면 안되냐고 말해보려 왔거든요..하핫...재..재밌을 것 같아서.."

세리스가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하자. 라이아가 황급히 세리스를 끌어 안으며 말했다.

"넌 너무 어려...죽어도 안된다."

"하하..안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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