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54화 (54/412)

【54회. 12장】

노예상인

라이아의 말에 세리스가 헛웃음을 지으며 말하자 사무엘이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오후 쯤 되어서였다. 저택 앞에 마차가 한대 놓여 있었고 그앞에 아스란가의 가족들과 루크그리고 몇몇의 기사들이 서서 진풍경을 이뤄내고 있었다.

"루크 무슨 일이 있어도 몸 조심해야한다. 알았지!"

라이아가 걱정스러운듯 말했다. 루크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벌써 귀에 딱지가 앉겠어요 알았어요 어머니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

여전히 표정에서부터 걱정이 묻어나옴에 루크는 최대한 밝게 웃어보이려 노력했다. 사무엘 역시 덤덤하게 대하려해도 그 표정에서부터 걱정이 느껴졌고 엘레니아와 레이니는 말할 필요도 없었다. 아까부터 계속 자신을 위해 걱정 해주는게 고마울 뿐인 루크는 그저 밝게 웃어보이는게 최선이었다.

"루크.."

사무엘의 목소리에 루크가 사무엘에게 시선을 돌렸다.

"최대한 위험은 피해서 가야한다는거 잊지 말거라. 알았느냐?"

"하하 알겠어요 "

"오빠 선물 사와야해"

옆에 있던 세리스는 다른 이들과는 다르게 천진난만하게 말하자 그녀의 머리칼을 한번 쓰다듬어주며 대답했다.

"당연하지~ 기대하라구."

"응!"

"자자 다들 괜찮으니 어서 들어가세요 추워요."

겨울의 바람은 역시나 쌀쌀했다. 두껍게 코트를 입은 루크에게도 꽤나 춥게 느껴졌기에 황급히 가족들에게 말했지만 그들의 발걸음은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마치 지구에서 군대에 보내는 아들을 바라보듯 연실 표정에 걱정이 가득했다.

"루크.."

레이니가 다가와 루크를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짧게 입을 맞추며 말했다.

"조심해"

"네"

"만약 네가 다치기라도 한다면 내가 용서치 않을거야. 알았지.."

"네. 훈련 몸조심하시구요."

"응.."

뒤이어 엘레니아까지 다가왔다. 루크가 먼저 말을 걸었다.

"죄송해요. 로아니님이 아프시다는데 같이 가주지 못해서. 북방에 돌아오면 그때 지아란가에 들릴께요 누나."

"응...난 괜찮으니깐 너 걱정이나해.."

"알겠어요."

서로 짧게 입을 맞추고 루크는 여기서 더 시간을 끌었다간 끝이나지 않을 것을 알기에 급히 마차에 올라타며 말했다.

"괜찮으니 어서 들어가세요."

마차에 들어서며 루크가 외쳤다.

"그럼 다녀올게요!"

루크가 손을 들어 인사를 하자 마차의 앞에 있던 제롬이 같이 마차 안으로 들어가려 할때 사무엘이 잠시 제롬을 잡아세웠다.

"..부탁한다 제롬 "

"네! 목숨다해 도련님을 지키겠습니다."

"고맙구나.."

그렇게 두명의 기사가 마부석에 타고 제롬은 루크의 앞에 착석하자. 천천히 마차가 움직이며 점차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다녀올게요!"

마지막으로 마차의 창문을 열어 인사를 하고 멀어지는 가족들을 보며 루크가 손을 흔들었다.

"후...떠나기 힘들었네.."

아스란가가 완전히 보히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던 루크가 다시 마차안에 들어오며 중얼거리자. 제롬이 미소를 그렸다. 그는 짧은 머리칼에 이제 막 4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중년의 사내였고 그렇게 커다란 체격은 아니였지만 보통 남성보단 조금 큰 체격의 소유자였다. 그는 간편하게 레더아머위에 옷을 입고 그 위에 코트를 입은 상태였고 다른 기사역시 제롬과 같이 움지기이 편한 복장으로 옆에 칼만 착용한 상태였다.

"참 좋으신 분들입니다."

제롬이 미소를 그리며 대답했다. 그의 중후한 목소리에 루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앞으로 더 잘해야지요.."

☆ ☆ ☆

"오늘은 여기서 쉬어 가지요."

"그래요 제롬"

"제이크, 넵튠 나무를 구해오고 야영지를 만들어라 난 잠자리와 불을 피우도록 하지."

3일째 이어진 노숙에 제롬이 익숙하게 기사 제이크와 넵튠에게 명령하며 빠르게 불을 피우기 시작했다. 아직 노을이 가득한 이른 시간이었지만 계속해서 이어진 노숙에 모두가 피곤함을 느껴 오늘은 좀 더 일찍 쉬기 위함이었다. 게다가 몸이 약한 루크로서는 확실히 북방으로 올라갈수록 짙어지는 추위가 꽤나 고역으로 다가왔었다.

"도련님 불가에서 쉬시지요. 그리고 여기 따뜻한 차입니다."

코트와 더불어 담요까지 둘러 쓴 상태로 몸을 떨고 있는 루크에게 제롬이 다가와 말하자 루크가 황급히 불가로 다가가 불을 쬔다. 이제서야 손과 발이 녹아 몸이 조금씩 뎁혀지는 듯 했다.

"고마워요 제롬, 그리고 제이크, 넵튠 둘도 어서 쉬시지요."

순식간에 장작을 구해온 제이크와 넵튠에게 자리를 권하고는 루크는 제이크가 건네준 차를 한모금 마셨다. 그러자 몸 속까지 따듯하게 녹아내리는 듯 기운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후 좀 살것 같군요.. 와 이거 추위가 장난이 아닌데요?"

걱정스럽게 자신을 쳐다보는 제롬에게 루크는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하자 제롬의 안색이 조금은 펴지며 대답했다.

"예 슬슬 윈랜드 초입이기도 하다는 증거이기도 하지요."

"그렇군요.."

지구에서도 군대를 철원 쪽으로 자대배치를 받았던 루크에게 추워 봤자 얼마나 춥겠냐고 얕보았다가 큰 코를 다쳐야했다. 확실히 이 추위는 지구에서도 느끼지 못한 매서운 한파였다. 게다가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오니 마치 바람에 살이 베이는 것 같았다.

"여기 스프와 육포입니다."

어느세 제이크다 육포 몇점을 따뜻한 물에 불린 상태고 건넸고 그 옆에 스프를 담아 건네자. 루크는 조심스럽게 음식을 받아들었다. 아스란가에서 나선지 벌써 한달여가 넘아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윈랜드로 가는 길목에 영지가 있어 여관에서 쉬며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었지만 윈랜드로 갈 수록 추위도 추위거니와 분쟁지역이기도 하니 마을을 찾아보기가 꽤나 어려웠다. 그렇기 때문에 노숙이 이어지고 있었고 이 멀건 스프와 육포가 일행의 주식이 되어 있었다.

"고마워요 제이크"

"아닙니다."

루크의 말에 제이크가 황급히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그런 제이크의 모습에 제롬이 웃으며 말했다.

"오늘은 일찍 푹 쉬고 내일 해가 떠 따뜻해질때 출발하도록 하지요."

"네 그러는게 좋겠어요."

루크가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음식을 맛보고 있었다. 육포는 확실히 질겼고 스프도 멀거서 무슨 맛인지 몰랐으나 지금은 더운물 차가운 가릴 때가 아니였다. 그저 살기위해 몸을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하기 위해 먹어야 했다. 그렇게 음식을 먹으며 불을 쬐고 있을때였다. 어느세 어두워진 주변은 불가에 있는 일행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된 시간 무언가 소리에 일행이 놀라 시선이 저절로 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려야했다.

-부스럭.- 다시한번 들려오는 소리에 제롬과 제이크 그리고 넵튠이 천천히 검을 들어보인다. 루크역시 놀란 얼굴로 소리가 들린 쪽을 주시했으나 빛 한점 달빛 한점 없는 어둠에 시야가 그리 자유롭지가 않아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았다.

-부스럭- 또다시 들려오는 소리 이번엔 더욱 가까히 들려온다. 어느세 제롬의 검집에 칼이 빠져나와 모닥불에 빛춰 번뜩이고 있었고 제이크와 넵튠 역시 검을 빼들어 만일을 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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