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56화 (56/412)

【56회. 12장】

노예상인

"깨어나셨군요?"

루크가 급히 고개를 돌려 여인을 바라보았다. 일렁이는 모닥불 빛에 엘프여인은 왠지모를 신비로움을 보여주자. 괜시리 루크의 마음속에 설레임이 자리잡았지만 금방 그 마음을 감추며 다시 심각한 표정이 되어 엘프 여인을 바라보았다.

"제발 도와주세요 저의 일족들이 지금 잡혀 있어요! 이대로 가다간 일족들이 몰살할지도 몰라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

엘프여인이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조아렸다. 루크와 제롬 그리고 뒷편에 조용히 바라보고 있던 넵튠과 제이크 역시 당황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일단 일어나세요."

루크는 급히 그녀에게 다가가 일으켜 세우곤 말했다.

"이 근처에 잡혀 있는 겁니까?"

"네! 제발 부탁드리겠습니다. 기사님들이시지요 제발.. 제 일족들만 지켜주신다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노예가 되라면 노예가 되겠습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제발.."

엘프여인이 계속해서 사정 사정 해왔다. 마음이 약한 루크는 그런 엘프 여인을 바라보며 제롬을 바라보자. 제롬이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다. 그러자 엘프 여인의 얼굴이 더욱 창백해져갔다.

"제발..제발 부탁드려요..."

어느세 여인의 눈가에 눈물이 맺혀 흐르기 시작했다. 루크는 그런 여인의 모습에 더욱 가슴이 미어지는듯 싶었다.

"혹시, 상대의 숫자가 얼마나 많은지 아시나요?"

루크의 말에 엘프여인이 힘들게 말을 이었다.

"한...3~4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었어요...모두가 무장을 했구요..."

"...."

"제발 부탁드리겠습니다. 도와주세요!"

다시한번 여인이 고개를 조아리며 애원해왔다. 루크의 표정은 더욱 심각하게 굳어져갔고 제이크와 넵튠 역시 어찌해야 할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오직 제롬만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제발...흑...흑.."

"삼 사십명정도 된다면 저희로선 더욱 무리입니다 도련님, 무슨생각을 하시는지 알겠으나 오히려 저희가 노예상인에게 끌려갈지도 모릅니다. 제이크 넵튠과 저라면 어찌 도망이라도 칠 수 있을지 모르나 저희는 도련님을 지켜야할 몸 괜히 위험에 다가갈 필욘 없습니다."

제롬이 다가와 냉정하지만 현실을 일깨워주며 말했다.

"....지금 당장 윈랜드로 달려가서 원군을 부르는것도 무리겠지?"

"네 2주거리입니다,"

".....하지만.."

루크가 표정을 굳히며 엘프 여인을 바라보았다. 연실 도와달라며 사정하는 여인을 보며 어찌 버리고 갈 수 있겠는가 싶었다.

"무엇이든..무엇이든 하겠습니다 노예가 되라면 노예가 되고 죽으라면 죽겠습니다 대신 제 일족만은..제발..."

여인을 바라보며 루크가 주변을 돌아보며 말했다.

"제이크님 넵튠님 생각은 어떠시죠?"

루크의 물음에 제이크와 넵튠은 잠시 고민을 하더니 제롬의 눈치를 본다. 루크가 다시 말을 이었다.

"제롬님 눈치 보시지 마시구요."

"...그..그게.."

제이크가 힘들게 입을 때었다. 여전히 눈은 제롬에게 향해 있었다.

"저..저희도 제롬 단장님과 비슷한 생각입니다. 너무 위험합니다...도련님."

"예..맞아요.."

넵튠이 제이크의 말에 동의하자. 루크가 인상을 썼다. 그러면서 다시 제롬을 바라보았다.

"도련님 어쩔수없는건 없는겁니다..."

"후.. 하지만...제롬.. 난 이렇게 생각해..."

루크가 잠시 고민을 하더니 말을 이었다.

"우리가 일말에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해보는게 낫지 않을까? 만약 이 여인을 버리고 가버린다면 난 평생 이 때를 기억하며 괴로워할거야..."

"기억은 쉽게 잊혀지기도 합니다."

"그래..하지만 절대 잊혀지지 않은 기억도 있어...난 그럴 것 같아.."

"..."

루크의 말에 제롬이 잠시 말문이 막혔다.

"어쩌면 우리가 이 여인을 도울수도 있었겠지 하며, 허나 혼자 이 곳에서 남겨진다면.. 이 주변엔 마을도 없어, 마차로 며칠은 가야 마을이 나오는데 걸어서 간다면...아마 당연히 죽음을 맞이 할 거야. 게다가 이 여인은 자기 몸보다 일족을 중요하시 하니깐...다시 노예상인이 있는 곳으로 가겠지.. 그렇게 된다면...말 안해도 알거야..정말 난 정말 잊지 못할거야..그리고 매일 후회속에서 살아갈지도 몰라..."

"도련님 너무 위험합니다."

"....알아..하지만..후회하면서 살기 싫어... 내가 지난 몇년간 후회할 짓을 만들어서 가족들을 괴롭혔는데 또 후회할짓을 한다는것이 내키지가 않아..."

"...."

"만약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나와 같은 상황이어도 우리 아스란가 사람이라면 나처럼 행동할거라 믿어..그러니 제롬 도와주면 안될까?"

루크의 말에 엘프 여인이 눈물을 흘리며 루크를 바라본다. 제롬 역시 한결 표정이 풀려있었지만 여전히 걱정이 서려있었다.

"제롬..."

루크가 다시 제롬을 부른다. 아무리 아스란가의 도련님이라도 지금 이 곳에 실질적인 리더이자 힘인 제롬의 허락이 중요했기에 루크 독단적으로 밀고갈수 없었다. 루크는 애원하듯 제롬을 바라보며 말하자. 제롬이 한숨을 길게 내쉰다.

"만약 조금이라도 위험하다면 루크님만 데리고 도망칠겁니다."

"응."

제롬의 말에 루크의 얼굴에도 미소가 걸렸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이름이나 가르쳐줘요 저는 루크 아스란 그리고 이쪽은 제롬, 저 뒤에 검은 머리 기사는 제이크, 짧은 노란머리의 기사는 넵튠이에요"

루크가 한명씩 가르키며 말하자 엘프가 연실 눈물을 흘리면서도 말을 이었다.

"저..저는 안느란테..푸른 달빛의 숲 일족인 안느란테 에스카시요라 합니다.. 도련님."

"하하 도련님이라니요 편하게 루크라고 하세요."

"아..네..."

"자 일단.. 계획을 짜보도록 하지요."

루크가 손뼉을 마주치며 외치자. 제이크와 넵튠 그리고 제롬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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