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57화 (57/412)

【57회. 12장】

노예상인

"저기가.."

안느란테가 한 쪽을 가르켰다. 그녀가 가르킨 곳엔 수많은 횃불들이 어두운 밤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고 그 횃불들 주변엔 여러 대의 마차와 함께 이동식 움막이 쳐져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을 몇몇의 용병들이 순찰을 돌고 있었다.

"확실히 많은 수네요."

"죄송해요.."

루크가 혼자 중얼거리자 안느란테가 고개를 숙이며 사과해왔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루크가 급히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괘...괜찮아요.. 그나저나 일족들은 어느 곳에 감금 되어있나요?"

루크가 다시 묻자 호로로 가려져있는 몇몇의 마차를 가르켰다. 그녀가 가르킨 곳을 보며 루크가 제롬을 바라보자 제롬이 고개를 끄덕인다.

"조심하셔야합니다. 도련님"

"제롬도 조심해요 제이크랑 넵튠도요"

"네!"

모두의 대답이 끝나고 루크가 침을 한번 삼키며 말했다.

"시작하죠."

"네!"

루크의 신호를 계기로 제이크와 넵튠 그리고 제롬은 마차 있는 곳이 아닌 움막이 많은 모여있는 곳으로 몸을 날렸다. 마침 운이 좋게도 달빛이 구름에 가려져 더욱 어둠을 자아내고 있었기에 그들의 움직임을 쉽게 육안으로 구별하기엔 꽤나 무리가 있었다. 안느란테와 루크역시 이 점을 이용해 어둠속으로 몸을 감추며 멀어지는 제롬일행을 확인하고는 자신들 역시 마차를 향해 발걸음을 급히 놀리기 시작했다. 도중 도중 보이는 노예 상인들의 불 빛을 피해 마차 쪽으로 다가가자 루크가 안느란테를 바라봤다.

안느란테가 고개를 끄덕이며 자그맣게 속삭이자 곧 그의 주변에 자그마한 초록색 정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처음 보는 정령의 모습에 루크는 한편으로 신기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신기해야 할 시간이 아니였다. 안느란테는 정령에게 무어라 중얼거리기 시작했고 초록빛을 내는 정령은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말을 하듯 입을 뻐끔거리더니 곧장 한 줌의 바람이 되어 모습을 감췄다.

"곧.. 모든 횃불을 꺼버릴거에요."

아직 몸이 다 회복하지 못했는지 정령을 사용한 안느란테가 안색이 다시금 파리해져갔다. 루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안느란테를 부축해주자 안느란테가 얼굴을 붉히며 감사의 인사를 전해왔다.

"고마워요."

그 말을 끝으로 갑작스레 강한 바람이 노예상인들의 캠프를 강하게 불어오기 시작했다. 눈 조차 제대로 뜨기 힘들 정도로 강한 바람은 캠프를 한번 훑어 지나갔고 충분히 캠프를 밝히고 있는 횃불들을 끄기엔 충분했다.

"뭐..뭐야!!! 당장 횃불을 켜!"

노예상인들에게 큰 소린이 일기 시작했다. 바람에 의해 빛을 잃은 그들은 급히 다시 불을 피우기 위해 애쓰기 시작했고 그 소란이 하나의 신호가 되어 제이크와 넵튠 그리고 제롬에게 전해졌다.

한편 안느란테의 안색은 더욱 창백해져갔지만 지금 이 곳에서 쓰러질수 없었기에 입술이 피가나올정도로 입술을 깨물고 간신히 버티며 서 있었지만 아직 회복이 덜 된 상태에서 정령을 사용해서 그런지 서 있는 것 조차 힘들어 보였다.

"조금만 힘내요."

루크가 걱정스럽게 안느란테에게 말했다. 안느란테는 루크의 부축을 받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이 곳에서 쓰러질수 없었기에 안느란테는 있는힘 없는힘 까지 쥐어짜내며 간신히 몸을 지탱했다.

뒤이어 완전한 어둠이 내려 앉은 캠프는 커다란 혼란이 일기 시작하자 그것은 하나의 신호가 되었다. 이제는 제이크와 넵튠 그리고 제롬의 신호를 기다리는 안느란테와 루크였다.

☆ ☆ ☆

"단장 횃불들이 꺼졌습니다."

제이크가 신호를 보내왔다. 제롬은 고개를 끄덕였고 자신의 손에 들린 성인의 주먹보다 조금 더 큰 커다란 쇠구를 바라보고 있었다. 노예상인들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을거라 다짐하던 루크의 얼굴이 떠올랐다. 만약 루크의 말대로 이 커다란 쇠구가 도움이 되길 빌며 제롬은 쇠구 한편에 솓아 있는 심지에 부싯돌을 이용해 불을 붙이자. 자그마한 불꽃이 일더니 타오르기 시작했다.

"던져라!"

제롬이 외쳤다. 제이크와 넵튠 역시 제롬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각자의 손에 들린 폭탄을 노예상인들이 모여있는 움막을 향해 던지기 시작했다. 심지에 불꽃이 타오르던 쇠구는 곧장 포물선을 그리며 움막으로 떨어져 나기 시작했고 곧 불침번을 서던 한 노예상인이 갑작스레 떨어진 쇠구를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어떤 놈이 이런걸 던진거야?"

한 사내가 간신히 횃불을 키며 자기 앞에 떨어진 쇠구를 보며 인상을 구기며 외칠때였다. 곧 심지가 전부 불타올랐고 불꽃은 곧장 쇠구의 안으로 들어갔다. - 쾅 - 거대한 폭음과 함께 안에 들어있는 쇠 파편이 주변을 덮치기 시작했다. 뒤이어 화약에의한 거대한 폭팔 구름이 어두웠던 캠프를 환하게 밝혀주기 시작했다. 뒤이어 이어진 동시 다발적인 폭발, 마치 이 어둠을 잡아먹는듯 거대한 폭발은 계속해서 일렁이며 어두웠던 캠프를 환하게 밝혀주었다.

"기..기습이다!! 기습이다! 끄아아악!!"

"사..살려줘!! 아아악!"

거대한 폭발과 함께 사내들이 파편에 형체를 잃고 쓰러져갔다. 파편을 간신히 피한 사내들은 곧장 이어진 거대한 화염에 온 몸이 타들어가 땅을 뒹굴고 있었고 움막을 빠져나온 몇몇의 노예상인들 역시 불꽃과 퍼져나간 쇠파편에 온 몸이 터져나가거나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한순간 노예상인 캠프는 아비규환이 되어갔고 제롬은 단 한 순간에 이렇게 만든 루크의 발명품을 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제이크와 넵튠 역시 제롬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루크와 같이 있던 안느란테도 거대한 화염구름과 캠프내에서 퍼져나오는 비명들을 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자 지금이에요!"

루크는 안느란테를 바라보며 말하자. 안느란테가 넋을 잃은 듯 한표정으로 루크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서요!"

다시 루크가 급하게 외치자 그제서야 안느란테가 정신을 차렸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마차 쪽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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