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회. 14장】
마차는 다시 북방의 경계선인 윈랜드 영지로 향하는 여정을 돌아와 있었다. 전과 다를바 없이 여정은 무료하게 지나가려 했으나 안느란테의 합류로 인해 루크는 지금 꽤나 곤욕을 치루고 있었다.
계속해서 루크에게 달라붙어 오는 안느란테에 모습을 보면 솔직히 남자로선 싫지는 않았다만 자꾸 루크의 머릿속에 레이니와 엘레니아가 화를 내는 장면이 자꾸 떠올랐다. 그럴때마다 안느란테에서 떨어지려 했지만 오히려 더욱 달라 붙어 오는 안느란테의 대담한 행동에 한편으로 제롬에게 도움을 요청해봤지만 제롬은 그런 루크가 재밌는지 고소를 지어보이며 모른척하기 일 수 였다. 그렇게 어찌저찌해서 마차는 순조롭게 윈랜드로 향하고 있었다.
"곧 윈랜드 경계선입니다 도련님"
"으..응.."
마부석에 있던 제이크가 외쳤다. 루크는 깜박 잠들었는지 서서히 잠에서 깨며 말했고 피곤했는지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제롬은 여전히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옆에 있던 안느란테 역시나 잠들어 있었는대 하필이면 루크의 허벅지를 베고 잠이든 안느란테였다. 그녀의 따듯한 입김이 루크의 고간 쪽을 향해 있다는 것을 알게되자. 괜시리 분신에 피가 쏠리는 듯 싶어 속으로 애국가를 몇번이나 외워야 했던 루크였다.
간신히 몸을 틀어 안느란테의 머리를 살짝 고간쪽에 때어내고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노예상인과 전투 이후 많이 지쳤는지 잠이 많아진 안느란테였다. 아마 그동안 잃었던 정령력에 대한 회복하는 과정인듯 싶었다. 게다가 이제 안전하다고 느끼며 긴장이 풀린 탓도 있는듯 싶었다. 그렇게 그동안 힘들었을거란 생각에 루크는 그녀의 흘러내린 머리칼을 살짝 쓰다듬어 주었다. 처음 봤을때 그 위태로웠던 표정과는 많이 변한 표정 그녀의 얼굴에 어렴풋 미소가 걸렸다. 그러자 루크의 얼굴에도 괜시리 홍조가 띄었다.
"이러면 안되지!"
루크는 고개를 빠르게 내저으며 말했다. 이 모습을 레이니나 엘레니아가 알기라도 한다면 아마 루크는 죽을거다. 그런 생각만해도 괜시리 루크의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오늘은 이 곳에서 야영하지요 아마 내일 아침쯤이면 윈랜드에 도착할겁니다."
제이크가 마차를 멈춰세우며 말했다. 제롬도 곧 잠에서 깨어났고 안느란테도 잠에서 깨어났다. 안느란테가 부시한 얼굴로 몸을 일으키자. 다시금 머리칼이 헝클어졌다. 그런 그녀를 보며 루크가 웃음을 터트리며 그녀의 머리칼을 정리해주자 안느란테의 입가에도 미소가 걸렸다.
"오늘은 여기서 쉬고 가지요."
이제 야영이 익숙해져서 일까 아니면 안느란테의 도움 때문일까 정령을 이용해 손쉽게 장작에 불을 피우고는 금세 먹을 음식을 뎁혀 온다. 고기를 먹지 않는 안느란테는 맑은 스프와 빵을 먹어야했고 다른 일행들은 육포를 곁들어 먹었다.
금세 식사가 끝나고 마무리로 차를 마시고 있었다. 안느란테는 처음 맛보는 차맛을 굉장히 좋아했었는데 그 것이 루크가 만들었다는 것을 알고는 더욱 좋아하자 괜시리 루크가 쑥스러워했다. 그렇게 오늘도 마무리로 차를 마시고 있을때 안느란테가 말을 이어왔다.
"그런대 루크님은 다른 마법이나 검술은 배우지 않았나요? 엘프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더라구요 아스란가라면 검의 명가라고 말이지요"
안느란테의 물음에 루크는 이마를 긁적이며 그저 웃음을 지어보였고 제롬과 제이크 그리고 넵튠은 살짝 표정이 굳어지게 되었다. 그런 그들의 모습에 안느란테가 고개를 갸웃해 했다.
"태어날때부터 마나의 저주에 걸려서...검술이나 마법을 배우질 못했어요."
"아...죄..죄송해요."
루크의 대답에 그제서야 안느란테가 속사정을 알게 되자 급히 고개를 숙여 보였다. 루크는 황급히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어차피 금방 알게 될텐데요 뭐 하하핫 그대신 다른걸 배우고 있지요."
"다른거요?"
루크는 자신 때문에 일행의 분위기가 쳐지는 듯 싶어 더욱 밝게 얘기 하자 안느란테가 되 물었다.
"예 연금술에 대해 배우고 있어요 아직 초보단계이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성과가 좀 나오네요."
"아..그 폭탄이란 것도 그렇고 정수 물약? 그리고 이 차도 그렇구..다 루크님이 만드셨다고 들었는데 대단해요!!"
안느란테는 진심으로 기뻐하며 손뼉을 쳤다.
"마치 마리에테님 같아요!"
"마리에테님이요?"
"예! 그분도 루크님 처럼 마나의 저주를 받아 마법이나 정령을 사용하지 못하거든요 대신 궁술이 뛰어나구요 연금술도 잘해요 대륙엔 최초의 현자라고 불렸어요! 그리고 그분이 바로 푸른 달빛 숲의 일족이에요 저와 같은 일족이지요!"
"아..마리에테 레예린님 이시죠?"
"맞아요 루크님도 역시 아시는 군요!"
안느란테는 기쁜듯 다시 한번 손뼉을 치며 말했다. 루크는 웃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연금술을 배우면서 한번쯤은 들어봤던 이름이었다. 모든 연금술의 기초를 다져논것이 이 마리에테라는 엘프 여인이었다. 그는 다른 연금술사들과 다르게 책을 써네 연금술의 기초를 다질 수 있게 도와주었다. 게다가 루크가 본 연금술 관련 책도 거진 마리에테가 저자였었다. 그렇기에 모를리가 없었다.
"하하 이렇게 칭찬을 듣는것만해도 기쁘네요 고마워요"
"아니에요 정말 대단해요 루크님!"
안느란테가 루크의 팔을 잡아채며 자신의 가슴에 가져다대며 외쳤다. 또 루크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지만 안느란테는 아무렇지도 않은듯 진심으로 루크에게 감탄하고 있었다.
"하..하하...그..그나저나 푸른 달빛 숲에 일족 말고 다른 엘프들도 있나요?"
루크가 부끄러움에 급히 화제를 돌리자 안느란테가 잠시 고민했다. 여전히 자신의 팔을 잡고 있었기에 살짝 빼려 했지만 오히려 더욱 강하게 끌어 안으며 말하자. 제롬과 제이크 넵튠이 부러운 얼굴로 루크를 바라봤다.
"저는 이곳 인간들이 말하는 아즈문에서 중앙 마세린 숲에서 사는 푸른 달빛 숲 일족이구 북쪽 메세츠데 쪽엔 하얀 눈꽃의 일족 남쪽은 붉은 불꽃의 일족이 살아요."
안느란테의 말에 루크가 고개를 끄덕이다 한가지 의문점에 물어왔다.
"서쪽 요르문간드 쪽에선 아무도 안사나보죠?"
"그것이.."
루크의 물음에 안느란테가 급격히 표정이 어두워졌다. 루크는 고개를 갸웃해 하자. 안느란테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그 쪽 지역엔 사실 푸른 바다 일족이 살고 있었어요...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