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회. 16 윈랜드】
그렇게 모두가 방을 나서고 루크 홀로 남게 되었을때였다. 지크문드가 루크를 보며 혀를차며 말했다.
"쯧쯧 엘레니아랑 레이니로도 부족해서 이젠 엘프까지 꼬신게냐?"
"예?.그..그게무슨?"
루크는 황급히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그럼에도 지크문드는 콧방귀를 뀌었고 데미아스는 허허 거리며 너털웃음을 지어보이며 말했다.
"내 손자녀석이지만 나를 닮아 인기가 아주 많아 허헛"
"데미아스 뭔 말같지도 않은 소린가? 자네가 언제 인기가 많았어? 아무튼! 네녀석은 아니라고 그러는대 내가보기엔 안느란테의 생각은 좀 다른거 같던데 말이지?"
지크문드가 눈을 가늘게 뜨며 루크에게 물었다. 루크는 잠시 안느란테를 생각해봤다. 이 곳에 오기까지 그녀의 행동은 확실히 친구 그 이상의 표현으로 보이기도 했다. 루크는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아니에요. 아닐꺼에요."
"에휴. 나도 모르겠구나 네 일은 네가 알아서 하거라. 허나 엘레니아에게 눈물 한방울 보였다간...알겠느냐?"
지크문드의 협박 아닌 협박에 루크가 침을 꿀꺽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센가 루크의 등에 식은땀이 주르륵 흘렀다.
"그건 그거고 골렘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가자꾸나."
"아 그렇지요 골렘!"
"그래 지크문드가 먼저 조사를 해봤지만 그도 연금술에관해선 거진 아는게 없다 싶이 해서 말이지 너라면 무언가 발견하지 않을까 싶구나."
"기대되요 골렘이라니!"
루크가 기대에 찬 음성으로 대답하자. 데미아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정말 연금술사가 다 되었구나, 그리고 네가 방으로 간다면 연금술 관련한 책들도 몇 권 구매해 놨으니 읽어보면 좋을게다. 지크문드가 골라 온거니 괜찮은 내용이 있을게다."
"감사합니다 지크문드님!"
"감사하면 엘레니아한테나 잘해줘라 이놈아."
"당연하지요!"
루크는 활짝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고 지크문드는 그런 루크를 보며 괜시리 혀를 찼다.
"그래 아무튼 내일 골렘이 있는 곳으로 갈테니 푹 쉬거라"
"네 할아버지!"
루크는 꾸벅 인사를 하고는 방을 나서자. 뒷 모습을 바라보던 지크문드가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면서 말했다.
"그 망나니라고 소문났던 아이가 이렇게도 변할 수 있는겐가?"
"거. 그래도 내 손자라네 말좀 가려서하게나?"
데미아스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하자 지크문드가 콧방귀를 꼈다.
"흥! 거 자네 손자 여자관리나 잘 시키게나 그놈 뭐가 그리 좋다고 여자들이 저렇게 모이는거지?"
"껄껄 날 닮았다니깐?"
"...됐네 됐어..."
지크문드는 손을 내젔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디가게?"
"바람이나 쐬로 가지"
"껄껄 그러게나"
☆ ☆ ☆
한 병사의 안내를 받고 방에 들어선 루크였다. 병영은 총 4층으로 되어있는 큰 건물이었는대 2층 맨 왼쪽 끝방이 루크의 방으로 되어있었다. 그리고 그 방안은 작게 하나의 침대와 책상이 하나가 전부인 아늑한 공간이었다.
"이게 그 책인가."
루크는 책상에 다가가 놓여있는 하나의 책을 볼수 있었다. 그 책은 꽤나 오래되어 보이는 책으로 표지는 거진 글씨가 다 지워지고 색이 변색되어 책 구실을 재대로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들 정도에 책이었다.
"레예?"
책에 뒷쪽 저자가 적혀있는 곳엔 글씨가 거진 다 지워져 레예 이 두글자만 적혀있었다. 루크는 혹시 책 안의 내용도 많이 지워진게 있을까? 싶어 책을 빠르게 훑어보자. 다행이 안에 내용은 관리가 잘 된듯 싶었다. 그렇게 다시 앞으로 돌아가 책을 펼쳐들자. 익숙한 천문학이 자리잡고 있었다.
"천문학 부터구나."
12자리를 지키는 별의 이야기 부터 시작해서 연금술은 그 깊이를 더해 갈수록 난해해지고 어려워졌다. 그중 각 별이 담당하는 연금술 적인 요소 뿐만 아니라 세상의 구성하는 모든 것 까지 연금술로 이루어져 있고 연금술로 재 탄생 할수있다는 설명이였다. 그렇게 한참을 책에 빠져 시름 하길 얼마나 지났을까? 루크의 방문을 두드리는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네 들어오세요."
책에 눈을 때며 루크가 말하자. 곧 방 문이 열리면서 안느란테의 모습이 보였다.
"안느란테님? 들어오세요."
"그게.."
안느란테가 얼굴을 붉히며 몸을 배배꼰다. 루크는 의아해하다가 급히 책을 읽으면서 마셨던 자신의 차를 한잔 새로 타고는 건네었다.
"감사해요.."
"예"
차를 받아든 안느란테가 한모금 마시고는 다시 루크를 바라봤다. 루크역시 안느란테를 볼때 아까전 지크문드님이 하신 얘기가 떠올라 괜시리 얼굴을 붉혔다.
'설마..날.. 아니겠지.'
루크는 자신의 생각에 터무니 없음을 여기고 고개를 내저었다. 그런 모습에 안느란테가 의아함을 느낀걸까? 루크를 불러왔다.
"루크님?"
"아..예? 말씀하세요."
"그게..루크님은 혹시 엘프에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예?"
생각지도 못한 안느란테의 말에 루크가 고개를 갸웃했다 허나 안느란테는 왠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루크를 바라보자 살짝 부담스럽게 느껴진 루크였다.
"그..그게..딱히 깊이 생각해보진 않았거든요."
"그런가요..?"
기대에 찬 눈빛에서 순식간에 시무룩해진 안느란테의 모습에 루크가 다급히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시..싫다는게 아니에요! 그 엘프나 인간이나 뭐 똑같지 않을까요? 굳이 다르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그럼 만약에 엘프가 인간과 서로 사랑한다해도 괜찮다는 말인가요?"
안느란테가 급히 안색을 밝히며 물어왔다. 루크는 당황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자 안느란테의 얼굴이 아까와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헤헷! 역시!! 좋았어요!!"
"네?"
"후훗 아니에요 일단 오늘은 그만 가볼게요 푹 쉬세요!"
"아..네.."
안느란테는 언제 시무룩해졌냐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급히 루크의 방을 나섰고 여전히 루크는 당황한 얼굴로 안느란테가 나간 문을 쳐다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