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69화 (69/412)

【69회. 16 윈랜드】

"나 때문에.."

"혹시 다시 부대로 돌아와 있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제이크가 조심스럽게 물어오자 제롬이 루크를 바라보았다. 루크도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결국 안느란테를 찾지 못하고 힘없이 다시 부대로 복귀했지만 여전히 안느란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아직 윈랜드 도심 밖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밖에서 큰 일이라도 당한다면 어떡하죠?"

루크가 걱정스러움에 제롬에게 물었다. 제롬 역시 심각한 표정이 되어 있었다. 아무리 이 곳이 번성하고 많이 발전하다 해도 밖은 아직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안되겠어요 도심 밖으로 나가야겠어요."

"도련님 안됩니다 너무 위험합니다."

제롬이 바로 루크를 제지하며 반대했지만 루크가 고집을 부렸다. 자기 때문에 안느란테가 위험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들자 마음이 꽤나 급해져 있는 상태였다.

"안돼요 나가봐야해요."

"도련님!"

"제롬. 그리고 제이크와 넵튠까지 있잖아요 다 같이 나가서 찾아보면 되잖아요! 그러니 어서요! 이렇게 떠들 시간도 없어요!"

루크의 고집에 결국 제롬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말을 몇필 빌려 제롬의 뒤에 루크가 타고 제이크와 넵튠이 각각 따로 타며 윈랜드를 나서야했다. 그렇게 얼마나 더 갔을까. 루크의 기억속에 안느란테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던전으로 가는 중에 호수가 하나 있었잖아요 안느란테님이 그 호수가 좋다고 했어요 그 곳으로 한번 가봐요!"

루크의 외침에 말은 빠르게 호수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금새 달려 도착한 호수 한켠에 쪼그리고 앉아 하염없이 어두운 호수의 물결만 바라보는 안느란테를 보자. 순간 루크의 긴장이 확 풀리는 듯 싶었다. 루크는 급히 말에서 내려 안느란테에 다가갔다.

"안느란테님."

루크가 천천히 다가가 안느란테를 불렀다. 제롬과 제이크 그리고 넵튠은 그런 둘의 모습을 보고는 서로에게 눈짓을하며 자리를 피해주었다.

"루크님.?"

놀란 얼굴로 안느란테가 물어왔다.

"어떻게 여기에?"

"여기서 뭐하는거에요? 얼마나 찾았는지 알아요? 만약이라도 몬스터라도 나타났다면 어떻게 하려고 그랬어요!?"

루크가 겨우 긴장이 풀렸는지 괜시리 화를내며 안느란테에게 쏘아 붙였다. 그런 안느란테도 눈물로 인해 퉁퉁 부운 얼굴로 괜시리 소리쳤다.

"저..저같은걸 뭐하로 찾아다녀요! 어차피 루크님에겐..이미...이미 다른 분들이.."

다시 안느란테가 눈물을 흘렸다. 루크는 한숨을 내쉬며 안느란테의 등을 토닥이기 시작하자. 안느란테가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미안해요 전 바보같이 괜히 걱정만 시키고 그런대 차마 루크님에게 갈 수가 없었어요.. 사실 루크님을 좋아하게 됐어요 처음 봤을때부터 이상하게 자꾸 루크님에게 끌렸어요 루크님의 행동 성격 저를 위해준 그 모든게 너무나 감사하고 좋게 다가왔어요...그런대..미안해요 "

"아니에요.."

안느란테의 고백에 루크는 그저 등을 토닥여주며 고개를 저었다.

"울지말아요... 고마워요 저같은 사람을 좋아해주어서..그런대 전 저의 약혼녀를 실망시킬수가 없어요 저에게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분들이에요.."

"..흑..그분들이 저번에 데미아스님과 지크문드님이 말했던 레이니님과 엘레니아 님인가요?"

안느란테도 데미아스와 지크문드 그리고 루크 이 셋이 얘기하는 것을 들었는지 물어왔다.

"설마 설마했는데.."

"맞아요... 두명이나 저에게 과분한 분들이에요 물론 안느란테님도 저에게 너무나 과분한 분이구요 저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거에요.."

루크가 차분하게 안느란테를 보며 말하자. 안느란테가 다시 눈물을 터트리며 루크의 가슴팍에서 고개를 저었다.

"싫어요!! 전 루크님 아니면 싫어요! 저도 루크님을 좋아하면 안될까요?"

"예?..하..하. 그건.."

안느란테가 달라붙어오며 말했다.

"기회를 주세요.."

"기회라뇨?"

"레이니님과 엘레니아님에게 직접 찾아갈게요!"

"그게 무슨 소리에요?"

안느란테가 루크를 바라보았다. 이니 눈물로 범벅된 얼굴엔 무언가 결의가 느껴져 왔다. 루크는 당황해 하며 안느란테를 바라보았고 안느란테는 그런 루크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만약 레이니님과 엘레니아님이 허락한다면 저를 받아주실수 있나요?"

"그....그건."

"설마 제가 싫은건가요? 그런거에요?"

"아..아니요 그럴리가요!"

루크가 황급히 손사래를 치며 말하자. 안느란테가 무언가 결심했다는 듯이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정말이죠! 그럼 제가 직접 아스란가로 가겠어요! 그러니 제발 다른 사람을 사랑하라는 말은 하지 말아줘요!"

"...예?"

루크가 황당해하며 묻자. 안느란테는 손으로 쓱 자신의 눈물을 닦아냈다. 안느란테의 완고한 표정과 말투에 정말이지 이런 일을 처음 겪는 루크로서는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멀뚱히 안느란테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게다가 안느란테를 뿌리치기엔 그녀의 매력에 자기도 모르게 빠져들고 있었고 어떻게든 뿌리쳐서 안된다고 말하자니 그녀의 눈물과 슬픈 표정을 보면 또다시 자기도 모르게 연민이 생겨 차가운 말을 입 안에만 맴돈 루크였다.

"어..어떻게 하실려구.."

"말했잖아요! 직접 제가 찾아갈거에요 레이니님과 엘레니아님에게! 지금 당장갈거에요!"

"예?"

"지금 당장가서 루크님과 교제를 정정당당하게 허락 맡을거에요!"

안느란테가 손을 불끈 쥐어보이며 말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은 마치 자신의 애인이 부모님에게 허락 맡기 위해 애쓰겠다는 모습 처럼 보인다. 그 대상이 조금 다르지만 말이다.

"그러니 루크님도 허락해주세요."

"허락이라뇨?"

"제가 만약 허락 받고 오면 받아주겠다구요!"

"...그..."

루크가 여전히 우물쭈물하자. 안느란테가 단호하게 외쳤다.

"만약 이래도 저가 싫다면 전 확 죽어버릴거에요!"

"아..안돼요! 그건"

"그럼 말해주세요!"

"...하아...예예.. 알겠으니깐...."

결국 루크가 두손을 들고 포기하자 안느란테가 활짝 미소를 지어보이며 루크를 끌어안았다.

"고마워요!!! 저 노력할게요.."

"하..하.. 왜 하필 저를.."

"말했잖아요 루크님의 마음씨도 좋구 루크님 그 자체로도 좋아요!"

"그래요?"

루크가 이마를 긁적였다. 안느란테는 미소를 지으며 순식간에 루크에게 입맞춤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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