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70화 (70/412)

【70회. 16 윈랜드】

"엇.."

놀란 루크가 안느란테를 바라보자. 안느란테가 붉어진 얼굴로 루크의 귓가에 속삭였다.

"엘프의 첫키스는 굉장히 소중해요 평생 함께할 정인에게만 주어지는 것이지요"

"...그런.."

상큼한 풀내음이 아직 입술에 남아 있는듯 싶었다. 그녀와의 입맞춤은 순식간이었지만 그만큼 여운도 길게 느껴졌다.

"그리고 엘프의 첫 키스는 서로를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되게 해줘요."

"....그게무슨."

"이제 루크님은 제게서 도망 칠수 없다는거에요 헤헷!"

"..."

안느란테가 밝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곤 루크에게 떨어지며 말했다.

"다녀올게요!"

"예?"

"말했잖아요 레이니님이랑 엘레니아 님에게 다녀온다구요!"

"지금요?"

루크가 황당한 얼굴로 안느란테를 바라보며 말하자 안느란테가 고개를 끄덕였다.

"차라리 내일 가요 마차를 빌려서...지금 너무 늦었어요 위험해요"

루크가 걱정스러운듯이 묻자 안느란테가 붉게 홍조를 띄며 몸을 베베꼬았다.

"헤헤 루크님의 이 배려심이 절 설레이게 하는거 아세요? 헤헷"

"....아니..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괜찮아요 전 엘프에요! 이 숲에선 제 속도를 따라 올 수 있는 자는 그 아무도 없어요! 그리고 기척을 감추는데 있어서는 정령들도 있구요!"

"하지만.."

"걱정해주셔서 고맙지만 괜찮으니깐 걱정말아요 루크님 기다려요!! 꼭 "

"네..알겠어요..조심하고 또 조심하세요 정말!"

"네!"

안느란테가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곤 급히 몸을 날려 숲 속으로 들어섰다. 루크는 여전히 걱정스런 표정으로 안느란테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고 어느센가 제롬이 다가와 루크에게 말을 걸었다.

"아스란가에 다시 또 한바탕 소란이 일겠군요."

"제롬? 어디갔었어요?"

루크가 불만섞인 목소리로 툭 내뱉자 제롬이 웃어보이며 말했다.

"괜히 껴있는 것 보단 둘이서 얘기하는게 나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군요..배려 참 고맙네요"

"그나저나 어떻게 하실겁니다. 레이니님이나 엘레니아님이...아마 가만히 있진 않을겁니다."

제롬이 여유롭게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괜시리 루크의 등에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어떡하죠? 도망갈까요?"

"하핫 루크님 안느란테님의 말 들으셨잖습니까? 엘프의 키스를 받은 사람은 서로 이어져있답니다. 감정을 공유하지요 그리고 마음만먹으면 서로 어디에있는지 찾을 수 있답니다. 도망칠수 없습니다 루크님도 이제 곧 느껴지실겁니다.하하 참 좋겠습니다? 안느란테님의 마음도 얻고 레이니님과 엘레니아님까지 대단하십니다 우리 도련님!"

"...이씨 놀리지말아요...전 정말 걱정된다고요..특히 레이니..누나가.."

"하하하핫 "

제롬이 크게 웃었다. 어느센가 뒤에 다가온 넵튠과 제이크도 웃기 시작하자 루크가 입이 삐죽 튀어나왔다.

☆ ☆ ☆

루크가 반 강제적으로 엘프들을 자신에게 맡기고 어느센가 1달이라는 시간이 더 지났던것 같았다. 사무엘은 갑작스런 이주민에 게다가 이종족의 이주민 때문에 한참을 골치가 아파오는 시점이었다. 그들에게 걷어야 할 세금도 지금으로선 빈털털이나 다름 없기에 잠시 미뤄야 했고 비어있는 땅도 내줘야했다. 결국 아직 이주가 덜된 빈 지역에 새로운 목초를 새우고 집을 짓는 비용은 아스란가에서 나와야 했기에 예상치 못하게 가문의 잔고가 많은 지출이 생겨나게 된것이었다. 다행이도 루크가 만들었던 향수와 정수물약 그리고 티백이 불티나게 팔리지 않았더라면 아무리 아스란가라해도 꽤나 타격이 컷을 지도 몰랐을 일이었다. 그래서 인지 사무엘은 루크가 보낸 엘프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난감하기도 했지만 그 아이가 만들어낸 물건으로 어느정도 충당이 되자 참으로 아이러니한 느낌을 받아야했다.

한편 엘프들은 자신의 보금자리에서 가져온 나무들을 심기 시작했다. 그나마 다행인점은 자신의 영지민들이 엘프들을 받아주고 엘프들을 잘 도와주고 있다는 것이 다행이었고 엘프들 역시 그런 영지민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곤 했다. 물론 그렇다고 범죄가 없었다는 것은 아니었다. 엘프들의 미모는 확실히 인간들과는 조금 이질적이지만 꽤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어 괜시리 희롱을해오는 사람들도 몇 있었고 엘프들을 마치 동물원 마냥 구경하는 사람들도 생겼기에 아스란가의 기사단 몇을 붙여 엘프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보디가드 역할도 시켜야 했었다.

이래저래 루크로 인해 더욱 바빠진 나날에 연속에 다행이도 루크가 윈랜드에 잘 도착했다는 편지를 받게 되었기에 한가지의 걱정은 덜던 사무엘에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길 참이었다.

"가주님 저 루소입니다."

그때였다. 한참을 서류와 씨름을 하고 있던 중 집사 루소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사무엘은 잠시 서류를 한쪽에 치우고는 입을 열었다.

"들어오게."

서재의 문이 열리고 희끗한 머리칼을 가지고 옷을 갈끔하게 빼입은 늙은 노신사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들어오자마자 난감한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었는데 사무엘은 왠지모를 걱정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있소?"

집사 루소가 잠시 우물쭈물하자 걱정을 느낀 사무엘이 되 물었다. 그러자 루소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그것이.."

"오늘따라 왜이리 답답한게요? 괜찮으니 어서 말해보게"

답답함을 느꼈는지 사무엘이 재촉하자. 루소가 잠시 헛 기침을 하곤 말을 이었다.

"엘프 한명이 찾아왔습니다."

"엘프? 혹 터에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긴것이오?"

사무엘이 놀란 얼굴로 물어오자 루소가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그...영지에 이주해온 엘프가 아닙니다."

"그렇소?"

"그 엘프여인이 다짜고짜 엘레니아님과 레이니님을 만나고 싶다 해서.."

"...레이니와 엘레니아를?"

사무엘은 도대체 이게 무슨일인가 싶어 차츰 몸을 일으켰다. 일단은 그 엘프를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일단 만나보도록 하지요."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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