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회. 21 진실】
"언제까지 누워 있을 생각이야?"
"으...음."
"이봐~"
새 하얗고 아무런 배경이 없는 공간 마치 흰 백색의 도화지처럼 아무것도 없는 방안에 루크가 누워있었다. 마치 죽은듯 조용히 누워있던 루크의 단잠에 의문의 목소리가 루크를 깨우기 시작했다.
"이봐~~"
"누...구야.."
잠을 깨우는 시끄러운 목소리에 결국 잠에서 깨어난 루크가 차츰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눈에 들어온 새하얀 배경의 장소를 바라보며 당황하며 급히 몸을 일으키자 순간 현기증이 일어 몸이 휘청거렸다. 간신히 넘어질뻔한걸 견뎌내며 주위를 다시 돌아보았다. 여전히 새하얀 백색의 세상일뿐 변한 것은 없었다.
"꿈인가.."
루크는 자신이 지금 꿈을 꾸는듯한 느낌에 자신의 볼을 잡아 당겨보자. 곧 오른쪽 볼이 살짝 아려옴을 알 수 있었다.
"꿈이 아닌데."
"당연히 꿈이아니지!"
"우악!"
갑작스레 한 남성이 모습이 루크의 앞에 들어나자. 놀란 루크가 털썩 뒤로 넘어지며 놀란 토끼눈이 되어갔다. 남성은 그런 루크의 모습에 키득키득 웃어보이고는 한손을 건네었다.
"이제야 일어났구나?"
"누..누구세요?"
남성의 손을 잡으며 몸을 일으킨 루크가 얼떨떨한 목소리로 물어왔다. 그러곤 남성의 모습을 이제서야 볼 수 있었는데. 루크는 다시한번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남성의 옷은 지구에서 봤던 캐주얼한 복장의 붉은색 체크로 된 남방을 착용하고 있었고 바지도 무릎이 찢어진 청색 스키니진을 입고 있었다. 신발도 지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스니커즈 신발이었고 모자도 비니를 살짝 걸친정도로 멋을 낸 패션센스를 보이고 있었다. 루크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남성을 바라보자 남성이 살짝 어깨를 으쓱해보이더니 말했다.
"난 별거 아냐? 음 너희들이 말하는 신? 절대자? 큭큭"
"예?"
뜬금없는 남성의 말에 루크가 소리 높여 되 묻자. 남성이 다시금 키득키득 웃어보였다.
"설명이 부족하려나?"
"장난치는거죠?"
"믿기지 않나본데? 하지만 현실이야 보라구"
자신을 신이라 칭한 남자는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르켰다. 그러자 남성의 얼굴이 한순간에 개로 변했다가 또는 고양이로 변했다가 다시는 아주 어여쁜 여성이 되기도 하다. 그렇게 몇번의 변화 속에 다시 자신의 얼굴로 돌아온 신이 말했다.
"짜잔~ 이정도면 되겠니?"
"마..마법 아니에요 변신이나 뭐 그런..."
놀란 얼굴로 루크가 중얼거리자. 남성이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어떻게든 믿지 않은 루크의 모습에 답답했는지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한번 손을 들어보였다. 그러곤 손가락을 튕기자. 온통 흰백색의 배경뿐인 곳에서 순식간에 아주 익숙한 도시로 발돋음 했다.
"여긴."
"서울이지~"
"...어..어떻게."
"자 그럼 다시"
이번에도 다시 한번 손을 튕기자. 몸이 두둥실 떠올랐다. 그리고 온통 검은색의 배경에서 무수히 빛나는 별들이 보인다. 한 쪽엔 붉게 타오르는 태양이 보이고 곧 지구도 보였다. 마치 시공간을 뛰어 넘는 기교를 보인 남성은 마지막으로 손가락을 튕기자 방금전 있었던 흰백색의 배경으로 돌아와 있었다.
"난 어디든 갈 수 있지 그리고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이 정도면 충분하려나?"
남성이 으쓱해보이며 말했다. 이제 좀 믿으라는듯 남성의 모습에 루크는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그게."
"왜 두려워? 처음이니깐 그래 하핫 인간들은 그렇잖아 항상 익숙하지 않은 것에 가장먼저 두려움을 느끼잖아. "
"그...그치만.."
"놀라울거 없어 이제 받아들여 넌 죽었거든."
"...아.."
그제서야 지난 기억이 떠오른 루크가 탄성을 내질렀다. 어두웠던 숲속에서 흑색의 옷을 입은 사내가 자신의 배에 검을 찔러 넣었다. 지금와서도 느껴지는듯 괜시리 한기가 배쪽에 몰려오는 듯 싶었다. 루크는 흠칫 몸을 떨며 급히 자신의 배를 열어 보자. 매끈한 자신의 배가 그대로 보였다. 애초에 상처조차 없었다는 듯이 아주 말끔해 갓 태어난 아기의 배와 같았다.
"하하 이 곳에 오면 상처는 다 지워져 너의 본 모습으로 돌아가지"
남성은 몸을 붕 떠오르며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말했다. 그제서야 루크는 모든 것이 이해가 간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씁쓸하게 웃어보이자 남성이 루크의 얼굴 앞에 나타나며 말했다.
"우악!"
"왜 좀 아쉬워?"
남성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기에 잠시 놀라 비명을 지르던 루크가 얼굴을 붉히며 헛기침을 하고는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네..조금요."
"큭큭 모든 인간들이 다 그래 죽으면 아쉬워하지 하지만 현실이야 받아들여야지 뭐 어쩌겠어?"
"그렇군요...후.. 새로운 곳에서 새로 시작한 삶은 좀 잘 살아보려고 했는데 맞아....혹시 지크문드님은 어떻게 되셨는지 아시나요?"
잠시 씁쓸하게 웃던 루크가 지크문드가 생각나자 급히 남성을 향해 물었다. 남성은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몰라 내가 모르는거 보니 안왔나본데?"
"그렇군요....다행이다..치료약을 만들었어야 했는데..."
"죽어서까지 남 걱정이나하고 대단한걸?"
남성의 말에 루크가 씁쓸하게 웃어보이며 뒷머리를 긁적였다. 하긴 이제와서 치료제가 무슨 소용이겠는가 이미 자신은 죽어 돌이킬 수 없게 되었는데
"그나저나 이제 내 궁금증을 물어봐도 될까?"
남성이 루크와 가까워지며 물어왔다. 한걸음 한걸음 움직일때마다 남성의 얼굴은 개가 되기도 다시 또 고양이가 되기도 하고 어느새 생선의 얼굴 처럼 변하기도 하다. 그러다가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온 상태였다. 그러나 다른점은 그의 머리 위에 물음표가 떠올라 있다는 것이었다.
"....무엇을요.."
"넌 누구지?"
"...예?"
다시 시작된 의미 모를 말에 루크가 고개를 갸웃해 했다. 그럼에도 남성은 굳어진 표정으로 루크를 바라보며 말했다.
"넌 누구냐고."
"저..저는...루크 아스란...."
"하.. 무슨 소리. 자 이 거울을 봐 진실을 보여주는 거울이지."
"예?"
남성이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하나의 전신 거울이 모습을 들어냈고 그 거울은 루크를 비춰주고 있었다.
"자 이제 넌 누구지?"
"난..."
거울을 바라보던 루크가 손을 들어보였다. 루크와는 다른 얼굴, 지금와서는 익숙치 않은 얼굴이었지만 절대 잊을 수 없는 얼굴이었다. 루크는 잠시 손을 들어 거울을 만지다 자신의 얼굴을 번갈아 만지며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이...이강인....."
"그래 왜 진실의 거울은 다른 사람을 비춰주는데 지금 네 모습은 왜 전혀 다른 모습일까?"
"그...그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