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88화 (88/412)

【88회. 22 깨어나다】

"이미.. 숨이 멎었습니다..."

"..안돼....안돼 재발.. 일어나!!"

곤히 잠들어있는듯이 보이는 루크의 앞에 레이니와 엘레니아 그리고 안느란테가 같이 오열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루크를 부여 잡으며 믿기지 않은 현실을 부정하려 했으며 사제 자이룬에게 루크를 살려달라고 애원을 하기도 또는 데미아스에게도 부탁 했지만 돌아오는건 여전한 침묵 뿐이었다. 데미아스와 그 옆에 루크가 얻어낸 약재로 위기를 넘긴 지크문드 역시 표정이 참으로 침울했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 셋이 나란히 오열을 하자. 사무엘이 그들을 제지하며 말했다.

"그만하거라.."

간신히 흘러내리는 눈물을 참으며 사무엘이 말했다.

"그만...루크를 보내주거라...죽어서도 편치 못할거다.."

"아버지...안돼요!! 이럴 순 없어요!"

레이니가 사무엘을 붙잡으며 울분에 소리쳤다. 그러자 제롬이 한 걸음 나서며 무릎을 꿇고는 고개를 조아리며 외쳤다.

"죄송합니다. 레이니님...사무엘님 도련님을 지키지 못한 죄 죽음으로 달게 받겠습니다..."

제롬의 모습에 레이니가 급히 제롬을 붙잡으며 제롬을 돌려달라 소리치다 결국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뒤이어 엘레니아와 안느란테 역시 별반 다르지 않게 오열을 하다 쓰러지길 결국 데미아스와 사무엘이 셋을 같은 방에 눕혀 사제인 자이룬에게 보살핌을 받게 했다.

그렇게 그 세명이 나가고 적막감이 감도는 고요한 병실에 지크문드와 데미아스 그리고 사무엘과 제롬이 같이 루크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전히 곤히 잠들어 있는 루크를 바라보며 사무엘이 루크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지켜주지 못해..미안하구나 아들아.."

사무엘의 목소리가 굉장히 떨려왔다. 얼마나 슬픔을 꾹 눌러참는지 모를 정도로 눈엔 핏발이 섰으며 손 역시 목소리처럼 부들부들 떨려옴을 알 수 있었다. 뒤에 조용히 있던 데미아스가 사무엘의 어깨를 토닥여주자 결국 참아왔던 눈물이 턱선을 타고 흐르기 시작했다. 한번 울음이 터지자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이 밀려왔고 사무엘은 결국 루크를 붙잡고 소리 높여 눈물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미안하구나.. 널 보내는게 아니었는데....미안하구나...아들아.."

☆ ☆ ☆

"지크문드님은?"

"쾌차 하셨다고 합니다."

"역시 그의 제조법이 성공했나보군요."

"예.."

로제스가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러곤 다시 자쿰을 바라봤다. 자쿰은 그런 로제스를 향해 잠시 우물쭈물하며 말을 잇지 못하자. 로제스의 얼굴이 점차 굳어져갔다.

"나도 듣는 귀가 있어요.. 자쿰, 결국 그는 살아나지 못했나보군요.."

"예.."

자쿰의 목소리가 로제스의 귓가를 울렸다. 사실 다른 소식통으로 듣긴 했으나. 믿기지가 않았다. 로제스는 애써 루크의 죽음을 부정하려 했으나. 자쿰의 대답에 결국 로제스는 현실을 받아들이자 허탈한 감정이 로제스의 마음속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결국.."

로제스의 표정이 굳어져갔다. 조금이라도 건들면 금세 눈물을 터트릴 듯 로제스의 표정이 너무나 불안하고 슬퍼보이자. 하녀이자 친구이기도 한 제시가 로제스에 다가가 손을 잡아주며 말했다.

"아가씨....."

"제시.."

"말씀하세요 아가씨..."

"아니야.. 미안해 혼자 있고 싶어 잠시만... 잠시만 모두 나가 있어줘..."

슬픔이 느껴지는 로제스의 목소리에 제시가 잠시 로제스를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돌려 자쿰과 함께 방을 나섰다. 그러자 문 안쪽에서 흐느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제시는 잠시 문 앞에 서서 서성거리다 이내 발걸음을 돌려방 문 앞에 멀어져갔다.

☆ ☆ ☆

짙은 어둠이 깊게 내리 깔린 방이었다. 하늘도 어느세 달이 높게 떠 지상을 비춰주고 있는 모두가 잠든 시각이었다. 병실에 죽은듯이 누워있던 루크의 눈이 차츰 떠진것도 그 시각이었다. 잠시 루크의 머릿속에 현기증이 일었으나. 이내 현기증은 사라져갔고 곧 눈을 뜰 수 있었다.

"아...."

아직 조금 남은 현기증에 관자놀이를 손으로 비비며 몸을 일으킨 루크가 잠시 휘청 거리며 넘어 질 뻔 했다. 다행이도 침대의 모서리 부분을 붙잡고 균형을 유지하고는 다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아직 세상이 빙글 빙글 도는 듯 했으나 곧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하자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갔다.

"살아있는건가..?"

걸음을 옮겨가던 루크가 자신의 배를 어루어만졌다. 여전히 아려오는 고통에 살짝 인상을 찌푸렸으나 그렇다고 못 걸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렇게 1층 병실을 나서고 정문 쪽을 바라보자. 익숙한 마차 한대가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루크는 잠시 걸음을 마차쪽으로 옮기자 마차에 새겨진 익숙한 문양이 보였다.

"어라. 내 마차가 왜 이 곳에 서 있는거지? 제롬이 사용했나...?"

루크가 고개를 갸웃하며 중얼거렸다. 아마도 사무엘이 이 곳에 찾아왔는지는 생각치도 못하는 듯 싶었다. 그렇게 잠시 마차에 관심을 가지며 고개를 갸웃해 했으나 나오는 결론이 없어 마차에 관심을 끊고는 걸음을 옮겨 2층으로 향해 걸음을 옮겨갔다. 그러자 아직 누군가 잠들어 있지 않은지 불이 켜진 방이 보였다. 루크는 반가운 마음에 그 곳으로 향해 걸음을 옮겨갈 때 였다.

"흑...흑.."

"무...뭐야?"

불이 켜진 방안에 가까워질수록 희미한 흐느끼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루크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귀에 집중을 하자 다시 한번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와 화들짝 놀라야 했다. 괜시리 등엔 식은땀이 흘렀다. 분명 자신이 알기론 이 곳에 여성이 있진 않았기에 왠 여성의 울음소리가 들려오자. 긴장감과 함께 등쪽에 한줄기에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누..누구지."

잘 움직여지지않은 발걸음을 들고 다시 불빛이 환한 방으로 한걸음 한걸음 내딛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물이라도 새는 것일까?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까지 왜이렇게 크게 들리는지 알 수가 없었다. 게다가 이 복도는 왜이리 긴 것인지 어느세 흘러내린 땀에 의해 옷이 흥건하게 젖은 루크였다. 그렇게 간신히 불빛이 환한 방안으로 다가선 루크가 아주 천천히 방문 사이로 얼굴을 가져다 대었다.

"어..."

익숙한 긴 붉은 머리와 익숙한 옷가지들 뒤이어 옆에 있는 여인들도 마찬가지로 익숙한 갈색의 긴 머리칼과 왠지 포켓몬스터의 꼬부기 같은 얼굴 상을 가진 여인이 뒤이어 보였고 마지막으론 녹색의 긴 머리칼을 가진 여인, 특이점으로 여전히 길다란 귀였지만 오늘따라 축 쳐져 있었다. 게다가 피곤하기라도 한지 곤히 잠들어 있었다. 결국 흐느끼는 소리는 이 방 바로 익숙한 여인 둘의 울음소리였고 루크는 고개를 갸웃하며 문을 열어제쳤다.

"여기서 뭐해요?"

"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