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94화 (94/412)

【94회. 23 로제스 다닐루】

"일단 자리에 앉게 해후는 그것으로 만족하고 말이야. "

"아! 죄송합니다. 로제스 다닐루라고 합니다. 대장군 데미아스님, 지크문드님 그리고 사무엘 아스란님"

그제서야 지금 이자리에 루크와 그의 여인들을 제외하고 또 누군가 있음을 상기한 로제스가 다급히 살짝 무릎을 굽히며 귀족식 예의를 차리며 인사를 하자 데미아스는 만족스런 웃음을 지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한번 자리를 권했다.

"자 어서 앉게나"

"감사합니다."

"차린건 별로 없지만 병영이라는 한정적인 곳에서 그나마 좀 차린것이라네 미안하게 생각하네"

"아닙니다. 이런 자리에 초대해주신 것만으로도 가문의 영광이나 다름 없습니다."

데미아스의 말에 로제스가 황급히 손사례를 치며 말했다.

"다닐루가의 아이야."

"말씀하세요 지크문드님"

"내 은혜는 평생 잊지 않겠네 무슨 일이 있다면 지아란 가문에게 말하게나 내 필히 부탁을 들어줌세"

"아.. 감사합니다"

자신의 이름과 가문을 내세워 은을 값겠다는 지크문드의 말에 로제스는 이 것만으로도 엄청난 보상을 받은거나 다름이 없었다. 허나 로제스는 다른 무엇보다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혹여나. 아직 짝을 찾지 못하고 있다던데 어떤가? 지아란가의 아직 짝을 찾지 못한 테온이란 아이가 한명있는데 말이지."

지크문드가 로제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고작 백작의 딸에게 후작의 아들을 소개시켜준다는 것에 더할나위 없이 영광을 느낀 로제스가 살짝 고개를 숙여 감사의 인사를 했으나 곧 지크문드의 말에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신경써주신점 감사하나. 그것은 죄송합니다 지크문드님."

"호 아쉽구려 참한 아이같은데 말이지. 혹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라도 있더냐?"

"허허 이 사람아 일단 얘기는 나중에하고 식사나 좀 들고 하지. "

지크문드의 말에 로제스가 잠시 우물쭈물하자 데미아스가 잠시 지크문드를 제지하고는 식사를 권했다. 그렇게 나름 화기애애하게 식사를 끝내고 식탁위에는 음식대신 차가 놓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다시 지크문드의 말이 이어졌다.

"아까 못다한 이야기나 마져 하자꾸나? 혹 관심을 가진 아이가 있는 것이냐? 우리 테온도 꽤나 나쁘지 않은 아이란다."

"맞아요 테온이랑 로제스님이랑 아주 잘 어울릴거에요!"

지크문드의 말에 엘레니아가 다급하게 대답했다. 그러면서 로제스를 바라보았다. 허나 로제스는 엘레니아의 눈빛을 가뿐하게 흘려 넘기고는 말을 이었다.

"테온 지아란님이야 사교계에서도 유명하실정도로 칭찬이 자자한 분이시지요. 저에게 과분하기도 한 분이랍니다. 하지만 이미 저는 단 한사람을 마음속에 담고 있습니다."

"호오 그대같은 참한 아이가 담고 있는 자라 그 자는 꽤나 복받은 자로구나 혹 괜찮다면 누군지 말해주겠느냐?"

지크문드가 아쉽다는듯이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그러자 오히려 엘레니아와 레이니의 안색이 굳어지며 안절부절 못한다. 긴장을 하는지 이마에 괜시리 송글송글 땀이 맺히는듯 싶었다. 그러면서 긴장의 눈으로 로제스를 주시했다. 로제스는 그런 엘레니아와 레이니를 바라보고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제가 루크님에게 받아야할 부탁이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그럼 알다마다. 그 약재가 희소성이 높아 천문학적인 금액이 든다는 얘기도 들었지 대신 부탁 두가지로 퉁 쳤다고 했으니 참으로 고맙더구나."

데미아스가 밝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로제스는 잠시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는 데미아스와 사무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루크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 약속 하나를 사용하고 싶습니다. 데미아스님 그리고 루크님"

"호 그래? 어떤거더냐?"

데미아스가 여유롭게 대답했다. 허나 지크문드와 사무엘은 무언가 느낀듯이 당황한 눈으로 급히 루크와 로제스를 번갈아 쳐다보기 시작했다.

"루크님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

로제스의 말에 순식간에 찾아온 정적, 데미아스는 순간 말문이 막혀갔고 지크문드와 사무엘은 자신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에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말도 안돼요!"

뒤이어 엘레니아를 비롯해 레이니가 소리쳤고 뒤이어 조용하던 안느란테도 거기에 합세했으나 너무나 자그마한 목소리인지라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당사자인 루크는 마시던 차를 내뱉으며 멍한 얼굴로 로제스를 바라보곤 했다.

"루크님이 그러시지 않았나요? 가문에 피해가 가지 않은 선에서 저의 부탁은 무조건 들어주시겠다구 혹 거짓말은 한건 아니시죠 게다가 이 부탁은 아스란가문에 피해가 가긴 커녕 오히려 메르니스 상단이 아스란가문과 나달상단에 좋은 시너지가 얻게 될 것임이 분명하지요"

"루크 정말이야? 진짜 무슨 부탁이든 다 들어준다 한거야?!"

레이니가 급히 루크를 바라보며 말했다. 루크는 고민을 할 필요도 없이 바로 로제스에게 했던 자신의 말이 떠올라 난색을 표하고 있었다.

"레이니님 엘레니아님 그리고 어차피 이미 세명으로 늘어난 시점에서 한 명이 더 있다고 달라지는건 없지 않겠습니까? 호홋"

로제스가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어보였다. 엄연한 도발의 엘레니아의 손이 부들부들 떨려왔고 레이니 역시 별반 다를바가 없었다.

"흠흠.."

그때였다. 조용히 있던 사무엘이 잠시 분위기를 깨는 헛 기침을 해보이며 모두의 시선을 사무엘에게 불렀다.

"로제스라고 했나."

"그렇습니다 사무엘 아스란님."

"그래.. 이야기는 잘 들었네 혹 다닐루가의 부흥과 지원을 위해 루크에게 결혼을 하는거라면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된다네 가문에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지아란과 아스란이 계속해서 도와줄테니 굳이 억지로 결혼까지 할 필요는 없다네. 이건 확실하게 보증하겠네."

사무엘의 말에 레이니와 엘레니아가 무언의 눈빛으로 사무엘을 응원했다. 그럼에도 로제스는 레이니와 엘레니아의 기대를 저버리며 사무엘을 보며 강하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렇지 않아요. 저는 정말 진지한 마음이랍니다. 물론 다닐루가문이 중요하지만 그것과 이것은 별개입니다. 사무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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