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회. 23 로제스 다닐루】
진지한 로제스의 말에 사무엘이 침흘성을 삼켰다. 그러고는 생각했다. 로제스가 아스란가에 들어왔을때 오는 장점, 역시나 단점보단 장점이 많았다. 엘레니아와 레이니만 괜찮다면 단점이 없다라고도 볼 수 있었다. 그가 상인의 피와 돈으로 귀족이 된 케이스이긴 하지만 사무엘에게 그런건 아무렇지도 않았다. 오히려 메르니스 상단이란 달콤한 젖줄이 아스란가의 나달 상단과 합쳐지게 된다면 아스란은 또다른 공작가인 무아란보다 더 방대한 제력을 얻게 되는거나 다름이 없었다. 그 점을 지크문드도 알기에 테온을 소개시켜준거였을거라 생각했다.
"전 아시다시피 상인의 딸이에요 처음부터 귀족이 아니었죠.. 저희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상인으로서 크고 자랐으며 이제는 아버지의 다음세대를 위해서 귀족이 되길 원하셨죠 결국 돈으로 샀지만 백작의 칭호를 얻었고 더욱 많은 재력을 쌓기 시작했어요. 그런대 그 때부터 일이 틀어졌어요 귀족이 아닌 그저 한낱 상인이었다면 돈을 이용해 용병들을 얻고 허울 뿐이지만 기사단을 만들수 있겠으나. 귀족이 된 후로는 모든 것이 투표와 허락이 필요했지요 결국 저희 재력을 탐내던 다른 귀족들의 반대로 저희는 가문을 지킬 힘을 키울 수가 없었어요. "
로제스의 말에 데미아스와 지크문드가 진지하게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무엘 역시 현 귀족들의 상황을 잘 알기에 로제스의 말에 수긍했다.
"그래서 힘이 필요했어요 가문을 지킬 그리고 그 힘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은 가문에 오직 저 뿐이었지요 원치 않은 사교계로 나가 친분을 쌓기도 하고 친교를 맺기도 했지요 허나 모두들 저희 가문의 재력을 노리는 탐욕스런 사람들 뿐이었어요 그 어떤 사람도 다르지 않았어요! 그런대 유일하게 저에게 제 가문이 아닌 저를 있는 그대로 봐주신 분이 나타난거죠! 그분은 제가 말 안해도 누군지 아시겠지요."
다시금 모두의 시선이 루크에게 쏠렸다. 루크는 괜시리 쑥스러워 하며 차를 한 모금 마시자 레이니가 괜시리 루크의 옆구리를 꼬집었다. 그런 둘의 모습에 로제스가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모든 걸 포기하고 결국 귀족의 칭호도 포기하려 할때 유일하게 저에게 다가와주신 루크님을 잊지 못하고 있어요 사무엘님 저는 제 가문이든 무엇이든 상관없이 제 마음은 오직 루크님을 바라보고 있어요 정말 진심이에요 사무엘님."
"..."
로제스의 말에 사무엘이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그저 지끈거리는 머리르 부여 잡을 뿐이었고 오직 데미아스만이 미소를 지어보이며 로제스에게 다가가 그의 등을 토닥여주며 말을 했다.
"그동안 고생이 많았구나. 참으로 안타깝구나 귀족이라고 특별한 거 없이 그저 운좋게 태어난 것 뿐인데 그것으로 남들을 무시하고 경멸하다니 말이야."
"아..아닙니다."
데미아스의 행동에 로제스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저었다.
"뭐 모든 것은 루크의 달려있다고 보면 되겠구나. 레이니와 엘레니아에겐 미안하지만 나는 상관하지 않겠다. 사무엘 넌 어떻게 생각하느냐? 솔직히 말해 로제스가 우리 가문에 오게된다면 실보단 득이 많은건 사실이지 않더냐? 허허 그리고 요즘 귀족가에서도 가문을 위해 일부다처제를 가지는 아이들도 많다 하니 흐름에 맞춰 가는거겠지."
데미아스가 너털웃음을 지어보이며 뒤이어 사무엘을 가르키며 말했다. 사무엘도 데미아스의 말에 동의하며 어깨를 으쓱해보이며 상황을 넘겼다.
"아..아버지.."
레이니가 사무엘을 보며 인상을 구기며 말을 하자 사무엘이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돌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미래에 루크와 미래의 아스란가를 생각한다면 다닐루가의 메르니스상담은 너무나 탐이 나는 재력이었다. 게다가 로제스라는 아이가 루크를 바라보는 눈빛에선 진심이 느껴져 따로 무어라 할 말이 없었다.
"루크 어쩌겠느냐."
데미아스가 물어왔다. 루크는 이런 분위기속에 잠시 로제스를 바라보다 양 옆에 있는 엘레니아와 레이니를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무언가 결심을 한듯 로제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로제스님."
"말씀하세요."
"저는 엘레니아누나와 레이니누나를 실망시킬 수 없어요. 물론 이제는 한 분이 더늘었지만 말이에요."
루크의 말에 로제스의 표정이 실망으로 물 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레이니와 엘레니아의 표정은 더할나위 없이 밝아져 갔으나. 괜시리 로제스가 눈에 밟혀 금방 표정을 거두어야 했다. 뒤이어 루크의 말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게다가 제가 몸이 하나라 때론 실망을 시킬 수도 있어요 불만을 가질 수도 있겠지요. 그럼에도 괜찮으세요?"
"....상관하지 않아. 네가 날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루크의 말에 로제스는 단호한 의지를 내보였다. 자신의 가문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라도 루크를 놓치고 싶지 않은 그녀였다. 엘레니아와 레이니는 그런 로제스의 대답에 이미 루크가 무엇을 대답할지 예상이 되는듯 표정이 좋지만은 않았다.
"그 약속 지킬게요. 하지만 저에게 가장 소중한건 다름 아닌 레이니누나와 엘레니아 누나에요...그럼에도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제가 그리고 또 욕심이 많아서 만약 저에게 온다면 절대 내보내지도 않을건데 말이에요? 하핫"
" 괜찮아 그리고 루크"
멋쩍은듯 웃어보이며 말하는 루크의 말속에도 진심이 담겨 있었다. 로제스는 짐짓 고민하는 척 하다가 엘레니아와 레이니를 바라보며 말했다.
"사랑은 변하는거야."
"예?"
"호호 아니야~"
로제스의 의미 모를 말에 루크가 다시 되물었지만 로제스는 그저 환하게 웃어보이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뒤에 있던 엘레니아와 레이니의 표정은 시시각각 붉으락 푸르락 해지고 있자 로제스가 재밌다는듯이 키득키득 웃어갔다.
"그리고 루크! 나 역시 괜히 메르니스 상단을 내가 이끌고 있는 이유가 있어 나 역시 욕심이 많거든 절대 쉽게 빼앗기지 않아. 호홋."
로제스의 말에 어느센가 엘레니아와 레이니가 루크의 양옆으로 다가왔다. 그럼에도 로제스의 표정엔 여유로움이 묻어나오고 있었다.
"네가 수십의 아내를 둔다해도 조금이라도 날 사랑한다면 나 역시 널 사랑할테니 걱정하지 마 "
"....네."
"여복이 터지다 못해 흘러 넘치는구나."
조용히 보고 있던 지크문드가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말했다. 데미아스도 환하게 웃어보이며 자신을 닮아서 인기가 많다는 이야기를 하며 조금은 가라 앉은 분위기를 조금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이왕 이렇게된거 어쩔수 없지만 루크에게 첫번째는 내가 될거니깐 알아서 해!"
레이니가 괜시리 볼을 부풀리며 소리쳤다. 로제스는 그런 레이니를 보며 눈을 빛내고는 조용히 속삭였다.
"아직 모르는 법이죠 레이니님 그리고 아직 저에겐 하나 더 루크님이 들어줘야할 부탁이 있거든요 호홋 어디다 쓸까나~그리고 누가 먼저 애를 갖는냐에 따라...호홋."
"잇!!"
로제스가 장난끼 어린 모습으로 루크의 손을 잡아채고는 레이니에게 윙크를 하며 살짝 도발을 걸어오자. 레이니의 얼굴이 다시한번 붉으락 푸르락 해져갔다.
☆ ☆ ☆
"아가씨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나봐요?"
저녁식사가끝나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마차안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는 로제스의 모습에 제시가 궁금함을 못이기고 물어왔다.
"그럼 좋지~"
"흠~ 지크문드님을 도와주었으니 다닐루가에 무언가 이득이 될 일이 생긴것은 알겠는데 다른 일이 더 있는거 같은데요?"
나름 제시가 상기되어 있는 로제스를 보며 말했다. 로제스는 환하게 웃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루크가 날 좋아한데! 아흐~ 어쩌지? 설레여서 잠도 못잘 것 같아!"
"예?"
제시가 당황하며 다시 되물었다.
"허락 받았어 사무엘님도 데미아스님도 지크문드님도 모두에게!"
"....하지만 그에겐 이미 세분이나 여인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호호호 걱정하지마! 내가 누군지나 알고? 상관하지 않아 루크가 나에게 조금이라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충분히 내게 넘어오게 할 수 있으니깐!"
"..하..하.."
로제스의 과감한 자신감에 제시가 이마를 긁적였다.
"며칠 있다가 아스란가로 가기로 했어. 나도 따라 가서 라이아님을 만나 뵙기로 했어"
"잘 되었네요...그런대 엘레니아님이나 레이니님이...좀 걱정이네요."
"호호 괜찮아 질투가 좀 심해도 착한 사람들이니깐."
"그나저나 루크에게 더 잘보일라면 좀더 몸을 가꿔야 겠어."
"예?"
제시가 로제스를 한차례 보며 말했다. 지금도 충분히 아름다운 몸매를 가진 로제스의 말에 고개를 갸웃하자 로제스가 혼자 중얼거렸다.
"안느란테라고 했던가. 후 확실히 엘프라 그런지 가슴도 크고 몸매가 좋더라구. 레이니님이나 엘레니아님도 그렇고."
"...하하...충분히 아가씨도 아름다워요."
"아니 엘프를 이길 몸매가 되어야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