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97화 (97/412)

【97회. 24 황녀와 공주】

"오랜 만이구나 레이니! 이 할아비랑 검을 나누는 것도 말이야?"

아침부터 한창 레이니의 검을 봐준다던 데미아스는 연실 레이니와 검을 맞대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사무엘의 말에 따르면 진작에 벽을 넘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듣자 더욱 자신이 나서서 검을 봐준다고 찾아온 것이었다. 루크 역시 더이상 할 일도 없고 해서 레이니와 데미아스를 따라 연무장으로 향하자 뒤따라 엘레니아와 안느란테까지 옆에 따라 붙었다.

"먼저 갈게요!"

레이니가 지신만만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적당한 길이에 롱소드를 한손으로 들어 보여 기수식을 취했다.

"좋다! 좋아. 기세는 좋구나~ 그래 얼마든지 오거라"

데미아스의 말에 레이니가 급히 몸을 앞으로 튕겨갔다. 찰나의 시간에 레이니의 검이 데미아스의 미간을 향해 찔러 들어왔지만 데미아스는 그저 살짝 고개를 옆으로 틀며 피할뿐이였다.

"흣!"

그러나 데미아스의 동작을 예상한듯이 레이니는 강제로 몸을 회전시켜 칼을 옆으로 긋자 데미아스는 다시금 허리를 숙여 검을 피하고는 손에 들린 칼집으로 레이니의 복부를 강타했다.

미쳐 피하지 못한 레이니는 둔탁한 음과 함께 허리가 기억자로 굽어졌고 연이어 입에선 고통에 찬 신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에고.."

"레이니님.."

"레이니.."

의외로 꽤나 큰 충격에 의한 소리 때문에 루크 뿐만 아니라 안느란테와 엘레니아까지 인상을 찌푸렸지만 레이니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몸을 일으키며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아내며 다시금 기수식을 취했다.

"아직입니다!"

"당연히 그래야지~"

다시 한번 레이니가 몸을 앞으로 튕겨갔다. 이번엔 찌르기가 아닌 발검의 자세, 데미아스의 지근거리 앞 까지 단숨에 쇄도해 검을 가로로 베어가자 데미아스가 급히 발을 놀려 뒤로 거리를 벌렸다. 그런 데미아스의 모습을 놓치지 않고 레이니가 한번 더 땅을 박차고 뛰어올라 검을 들어 다시한번 가로로 데미아스를 베어가자 데미아스가 칼집으로 검을 막아내며 말했다.

"힘과 빠르기 모두 좋아졌구나! 하지만 그것만으론 다가 아니지!"

데미아스는 막아낸 검을 빙글 돌려 그대로 미끄러지게 하곤 검을 휘두를수도 없을 정도의 거리까지 다가가 급히 다른 손으로 레이니의 복부를 다시한번 팔꿈치로 치려했다.

"흡!"

레이니는 숨을 들이쉬곤 데미아스의 팔꿈치를 검이들려있지 않은 왼손바닥으로 막아냈지만 충격은 고스란히 전해지자 팔이 저릿해옴과 함께 예상치 못한 용력에 잠시 비틀거리자 빈틈이 생겨야했다. 노련한 데미아스는 그런 레이니의 빈틈을 놓치지 않았고 다른 손에 들린 검을 역수로 잡아 검병으로 레이니의 턱을 노렸으나 레이니는 황급히 백덤블링을 하여 거리를 벌려야 했다.

"임기응변 상황대처, 아주 좋아졌구나 사무엘이 잘 가르쳤어!"

데미아스는 레이니의 발전의 기분이 좋아진듯 웃으며 다시 칼을 레이니의 복부를 향해 찔러 들어가자. 이번엔 레이니가 칼을 들어 막으며 힘을 흘려보내려했다.

"그렇지! 검이란 힘과 스피드가 다가 아니지! 그렇담 이러면 어쩔태냐"

칼을 찔러들어오는 걸 멈추지 않던 데미아스가 갑작스레 몸을 회전 시키며 다리로 레이니의 다리를 걸어 넘어트렸다.

"꺄악!"

순식간의 나온 행동이였다.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검대신 다리를 걸어 레이니를 넘어트리고는 다시 검을 다른 손으로 바꿔들며 쓰러진 레이니의 몸을 노려오자 레이니는 황급히 몸을 굴러 자신을 향해 찔러들어오는 검을 피해야 했다.

"아스란 가의 검술은 어느 상황 어떠한 행동에도 검을 사용할수있어야 하지. 그래서 균형감각이 좋아야 해 쉽게 넘어지지 말거라"

데미아스가 한차례 충고를 하고는 다시금 검을 주손인 오른손으로 잡아 검을 들어올려보이자 레이니도 급히 몸을 일으켰다.

"거 아침부터 시끄럽구만."

그런 그 들의 모습을 보며 지크문드가 먼치서 다가오며 말했다. 그의 뒤를 따라 사무엘과 제롬이 다가와 짧게 인사를 했고 뒤이어 루크와 엘레니아 안느란테가 인사를 나눴다.

"좀 더 쉬지 왠일로 일찍 일어났나? 아직 몸도 성치 않을텐데 말이야?

데미아스의 말에 지크문드가 껄껄대며 웃어보이고는 대답했다.

"거 시끄러워 도통 잠을 잘 수 있어야지 허허 그나저나 레이니의 실력은 어떤가?"

지크문드가 묻자 데미아스가 웃어보이며 앞에 숨을 헐떡이는 레이니를 바라보았다.

"아직..애송이지"

데미아스가 아까와는 다르게 몸의 힘을 주며 앞으로 튕겨져나갔다.

"헙!"

레이니가 헛 바람을 삼킬 정도로 빠른 속도로 어느세 레이니의 지근거리앞 까지 다가온 데미아스의 모습은 잔상을 남길정도로 흐릿하게 보일 정도였다.

"여기까지구나"

지크문드가 웃으며 말했다. 레이니는 다급히 검을 휘두루며 뒤로 스텝을 밟아 거리를 벌리려했지만 데미아스가 그런 레이니를 쉽게 벗어나게 두지 않았다. 데미아스의 검집이 어느세 레이니의 축이 되는 다리의 허벅지를 강타했고 급히 몸의 균형이 무너진 레이니였다. 그 틈세를 노련한 데미아스가 놓치질 않았고 데미아스의 검은 정확히 레이니의 얼굴 한치 앞에 다가와 멈췄다. 이 모든 행동이 그저 한순간이라 칭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그만큼 대장군이자 검성이라 불리는 데미아스와 레이니의 현격한 차이였다. 그저 한 호흡 아니 반 호흡도 안되는 찰나가 말이다.

"하아...하아.."

레이니가 가파르게 숨을 몰아쉬며 분한듯 표정을 구겼으나 데미아스는 그런 레이니를 보며 자애롭게 웃어보이며 말했다.

"그래도 니 나이 또래로 봐선 정말 많이 발전 했구나 레이니 그동안 사무엘이 헛 고생은 하지 않았어."

데미아스가 한쪽에 있던 사무엘을 보며 말하자 사무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뒤로하고 루크가 급하게 레이니에게 다가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몸에 붙은 흙을 털어내며 말했다.

"괜찮아요? 어디 아픈 곳은 없어요? 아까 피를 좀 흘리던데."

루크의 걱정스런 표정에 레이니도 분한 표정을 풀곤 금새 헤실헤실 웃어보이자 데미아스가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거 어떻게된게 남녀가 뒤 바뀐거 같구만.."

"하..하.."

루크가 멋쩍은듯 웃어보였지만 여전히 레이니를 부축하는 것을 멈출 생각은 없어 보였다.

"그래 좀 더 쉬고 다시 한번 검을 봐주마. 그나저나 사무엘 넌 놀고만 있진 않았겠지? 어떠냐?"

데미아스가 눈을 빛내며 사무엘에게 말하자 사무엘은 묵묵히 한 쪽에 쌓여있는 나무 목검을 들어보였다.

"그래야지! 아스란 가의 가주라면 말이야"

데미아스의 말이 끝나자마자 사무엘이 앞으로 튀어나갔다. 빠름은 방금 전 레이니를 한방에 눕힌 데미아스 못지 않은 빠르기였다. 잔상을 남기며 땅을 박차고 데미아스에게 쇄도하는 사무엘의 검은 곧 데미아스의 미간을 향해 찔러들어갔다. 데미아스 역시 레이니를 상대하던 마음가짐에서 곧 진중한 분위기로 변하며 급히 검을 들어 사무엘의 검을 쳐내기 시작했다.

움직임을 재대로 관찰 할 수도 없었다. 몇차례 공방이 오고갔지만 그 빠르기가 상당했기 때문에 루크같은 평번한 사람으로선 재대로 보일리가 만무했다. 엘레니아 역시 루크와 마찬가지였으나. 그외에 안느란테 부터 시작해 지크문드 제롬 그리고 레이니는 눈이 빠져라 그들의 공방을 유심 깊게 바라보고 있었다. 두 실력자의 대련인지라 어느 곳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인듯 싶었다.

"그래도 놀고만 있진 않았나 보구나?"

"당연하지요"

데미아스의 말에 사무엘이 동의 하며 다시한번 칼을 세로로 배어가자 데미아스가 검을 막아낸다. 어느세 둘의 이마에 조금씩 땀을 맺혀 흐르는 모습을 보자 루크로서는 처음 보는 광경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한창 바라볼때였을까. 루크의 뒤에 누군가 다가와 확 루크를 끌어안았다.

"우앗."

놀란 루크가 뒤를 돌아봤고 레이니와 엘레니아 안느란테까지 뒤를 돌아보자 그 곳엔 화사하게 웃고 있는 로제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로제스님!"

"루크~"

뒤에서 끌어 안은체 루크의 볼에 자신의 볼을 비벼대자 루크는 마치 녹아버릴듯한 느낌을 받아야했다.

"뭐에요! 로제스 어서 놓아요!"

안느란테가 급히 다가와 말리지만 로제스는 여전히 완고했다. 엘레니아도 당황하며 급히 다가와 로제스의 몸을 때어내려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은근히 로제스의 손아귀에 힘이 꽤나 강했던 것이다. 결국 엘레니아와 안느란테가 레이니를 바라보며 도움을 요청하자 레이니가 한달음에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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