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회. 24 황녀와 공주】
"반갑습니다 라이아님 로제스 다닐루라고 합니다."
"그..그래요. 로제스양 반가워요..그나저나...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라이아가 당황한 표정으로 사무엘을 바라보았다. 사무엘은 그런 라이아의 시선에 어깨를 으쓱해보였고 턱으로 루크를 가르켰다.
"루크..?"
라이아가 당황스런 표정으로 루크를 바라보며 묻자 루크가 뒷 머리를 긁적였다. 뒤이어 엘레니아와 레이니를 바라보자 그저 한숨을 내쉬며 넘기는 모습이 보였다.
"반가워요 로제스 언니!"
"아우~ 귀여워라 세리스 오랜만이구나?"
"네 그때 연회장에서 보고 오랜만이네요! 그나저나 이번엔 언니인거에요?"
사교성이 좋은 세리스는 다른 이들과는 다르게 장난스럽게 웃어보이며 묻자 로제스역시 같은 표정을 지어보이고는 살짝 고개를 끄덕여보인다. 그러자 세리스가 무엇이 그리 재밌는지 꺄르르 하며 웃어보였다. 그런 세리스가 귀엽기라도한 것일까 로제스가 세리스를 꼭 끌어안아 주었다.
"그나저나 다행이구나."
모두가 모인 접견실로 사용하는 방이었다. 오직 안느란테만이 잠시 아스란 영지에 자리를 튼 일족에게 다녀온다며 빠진 상태였으나. 그를 제외하곤 모두가 모일 수 있었다. 뒤이어 접견실에있는 모두에게 따뜻한 차가 들리자 다시금 라이아가 말을 이었다.
"그래 아픈 곳은 더 없는거니?"
걱정스런 표정으로 루크를 바라본 라이아가 물었다.
"조금 흉터는 남아있지만 괜찮아요 살짝 쓰라린 정도? "
"그래...."
"오빠.."
걱정할까봐 오히려 더 밝게 얘기를 하는 루크의 모습에도 라이아에 이어 세리스까지 걱정스런 표정은 쉽사리 지우지 못했다. 그만큼 루크에대한 걱정이 얼마나 대단한지 쉽사리 알 수 있었다.
"아무렇지도 않아 진짜에요. 그나저나 저도 호신용 무기하나는 필요한거 같아요"
"검이라도 배우겠다는것이냐?"
걱정스러워하는 라이아를 바라보며 루크가 말하자 사무엘이 의외라는 듯이 루크를 향해 되묻자 루크가 고개를 저었다.
"검이라뇨? 지금 배우기엔 너무 늦었지요. 대신 다른 걸 구상해봤어요. 나름 석궁처럼 비슷한거에요."
"석궁?"
"네"
그동안 싸움이 일어나면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답답함을 느껴서인지 윈랜드에서 다시 아스란가로 돌아올때까지 자신을 지킬 무기에대해 고민에 빠져있었다. 허나 몸에대한 제약 때문이라도 검이나 마법은 배울 수 없음에 결국 생각해낸것은 일반인들도 쉽게 강한 힘을 사용할 수 있는 무기였고 처음 생각한 것은 지구에서 볼 수 있었던 총같은 것이었다. 허나 아무리 루크가 뛰어난 연금술을 가졌다고 해도 총을 만드는 것에 대한 한계가 있음은 물론 권총 안에 있는 부속품 하나 하나를 다 알지 못하기에 석궁을 예시로 들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말인데 유명한 대장장이 분들을 소개해주실수 있을까요?"
"대장장이?"
사무엘은 잠시 고민에 빠져있었다. 루크가 무엇을 만드려고 하는지 모르겠으나. 그래도 여태 루크가 보여준 작품들이 있으니 믿어보기로 한듯 싶은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무엇을 만드려는건진 모르겠다만 한번 대장장이들을 수소문 해보마."
그때였다. 언제나 조용히 있던 아리스의 음성이 루크의 머릿속에서 부터 들려왔다.
-흥미롭군 지구라는 곳에선 그것이 일반적이 무기인건가?-
이제는 루크의 생각을 공유라도하는 것인지 갑작스럽게 아리스의 목소리가 튀어나오자 당황하며 루크가 속으로 생각했다.
'이젠 생각도 읽나요?'
-어쩌다보니 되더군-
'그런대 그동안 왜이렇게 말이 없었어요?'
-말을 할 필요가 없었을 뿐이다.-
'그런가요..'
-아무튼 흥미롭군 기대해보지-
아리스는 간단하게 루크의 말을 넘기고는 다시 침묵하자. 뒤이어 로제스가 말을 이었다.
"무슨 생각해?"
"아..아니요 그냥 제작에대해 생각했어요."
"그래? 걱정하지마 재료는 우리에게 맡기라고 필요한건 무엇이든 가져다 줄테니"
로제스가 호언장담하며 외치자. 루크가 얼굴에 미소가 걸리기 시작했다.
"너무 위험하게는 실험은 하지말거라."
"네."
사무엘과 라이아의 걱정에 루크는 웃음으로 넘기자 다시 라이아가 루크를 붙잡아 세웠다. 그동안 무슨 일 이 있었는지 궁금했을 라이아에게 그동안의 이야기를 나누자. 어느센가 하늘이 어눅어눅해진 상태였다. 그렇게 각자 방으로 흩어지고 로제스는 자고 가라던 루크와 사무엘의 말에도 기쁜 소식을 한시라도 빨리 다닐루가에 있을 아버지에게 직접 알리고 싶다며 급히 다닐루가로 떠난 상태였다. 그렇게 오랜만에 혼자가 된 루크는 자신의 침대에 몸을 누이고는 중얼거렸다.
"기분 좋은걸 역시 집이 최고야."
포근한 침대를 온몸으로 느끼며잠시 침묵을 유지하던 루크가 다시금 입을 열었다.
"아리스 혹시 내가 죽는다면 아리스는 어떻게 되는거죠?"
-다시 날 깨울 사람을 찾아 잠들어 있겠지-
"그럼 그 던전으로 다시 돌아가는 건가요?"
-나도 잘 모르겠군...그나저나 손님이 왔다.-
" 손님이요?"
아리스의 말에 루크는 잠시 고개를 들어 방문 쪽을 바라보자. 방문이 살며시 열리더니 그 자그마한 사이로 레이니가 얼굴을 빼꼼히 내밀었다.
"누나?"
"자?"
"아..아뇨..아직."
루크의 말을 듣고는 레이니는 급히 루크를 향해 달려와 안기며 말했다.
"아주 내가 없으니. 여자들만 잔뜩 늘리고 말이야."
"하하...그렇게 되버렸네요."
"생각할수록 아주 괘씸해!"
레이니가 짐짓 뾰루퉁한 표정으로 말하자 루크가 멋쩍은 듯 이마를 긁적였다.
"솔직히 엘레니아를 받아들이고 나서 부터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했었지만.."
"그런가요?"
"응...그런대 그게 현실이 되어버렸네.."
레이니의 눈이 살짝 가늘어지며 루크를 째려보기 시작했다. 멋쩍은 루크가 괜시리 헛 기침을 하자 레이니는 한 숨을 쉬고는 루크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네가 몇명이나 여자를 둔다해도 이젠 상관하지 않겠어 어차피 이미 여러명이 생겼으니깐 뭐 다른 귀족들도 여러 아내를 두기도 하고 하지만!....날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어떻게 될지 두고봐! 흥"
"설마요. 무슨 일이 있어도 레이니누나를 버리지 않아요!"
루크는 황급히 레이니의 말에 반박하자 레이니가 표정이 조금은 풀리기 시작했다.
"뭐... 좋아..대신 오늘 밤 날 사랑한다는 증거를 보여봐."
"증..증거요?"
"응...그리고 오랜만이지만 기다리느라 지쳤다구.."
레이니의 목소리가 점차 로제스의 목소리처럼 요염하게 변해갔다. 그러고는 차츰 손을 내려 루크의 분신을 살며기 어루어만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