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회. 24 황녀와 공주】
"...."
침묵이 흐르는 저택 아스란가는 지금 다른 의미로 당황스러움을 격고 있었다. 그러곤 모두가 루크와 메세츠데의 황녀인 에이리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지금..."
"죄송합니다...저..정말 어쩔수가 없던 일이었습니다...."
아이리스가 고개를 숙여 사죄를 청해왔다. 사무엘은 지금 이 상황이 정말 믿기지 않은 듯 싶었고 라이아 역시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엘레니아와 레이니 역시 지금 화를 내어야 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에 빠져있었다.
"..이..일단...그건 넘기고...저..정말입니까? 그. 메세츠데 황제는 이미 죽고 가짜가 지금 메세츠데에 황제를 행새하고 다닌다는 것이..."
사무엘이 당황스러운 루크와 에이리스의 상황을 일단 넘기고는 더 중요한 사안으로 넘어가자. 에이리스도 당황스런 얼굴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허..."
거짓말로는 안보이는 에이리스의 눈엔 진중함이 느껴졌다. 사무엘은 이일에 진실이라면 지금 당장 황제인 자이로스에게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게 진실이라면 .. 당장 입궁해야겠소 일단 황제폐하께서는 메세츠데의 황녀님을 아실테니. 둘이 같이 다녀오겠소 라이아."
사무엘이 라이아를 보며 말하자 라이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니 저도 갈게요!"
그때였다. 기절해있던 릴리가 어느센가 깨어나더니 급히 에이리스를 향해 외쳤지만 에이리스가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위험할지도 몰라 일단 나와 사무엘공작님과 함께 다녀오마. 여기 있거라. 라이아님.. 염치 없지만 제 딸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릴리에게 단호하게 말한 에이리스가 급히 고개를 틀어 라이아를 바라보며 고개를 숙여보인다. 그러자 라이아는 황급히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다..당연하지요...일단 이 곳에서 있으세요.."
"어머니.."
"괜찮단다..릴리...그리고...진심으로 사과를 청하고 싶구나 루크.."
에이리스가 얼굴을 붉히며 루크에게 일렀다. 루크역시 그런 에이리스를 바라보며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자꾸 그녀를 볼때마다 그녀와 나눈 정사가 생각나는건 남자로 만들어져 있는 이상 정말 어쩔수가 없었다. 그렇게 서서히 새벽녁이 터오르는 시점에서 아스란가를 빠져나오는 한대의 마차는 빠르게 황성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전쟁이 일어날까요?"
안느란테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루크에게 말햇다. 루크는 그런 안느란테의 손을 꼭 잡아주며 고개를 저었다.
"괜찮을거에요..."
그렇게 그날 막 오후가 되었을 무렵이었다. 로제스와 마르텐스가 탄 마차가 아스란가로 들어오자 라이아가 나름 밝은 모습으로 마르텐스를 맞이했다. 허나 마르텐스는 무엇이 그리 급박한지 라이아를 보자마자 인사를 생략하고 다급히 말을 이었다.
"라이아님! 지금 그 소식을 들었습니까?"
"예..예? 그게 무슨?"
마르텐스의 모습에 라이아가 당황하며 그를 바라보자. 마르텐스가 고개를 갸웃하며 품속에 있는 하나의 편지를 꺼네 라이아에게 건넸다.
"이건..?"
라이아가 마르텐스의 편지를 건네받으며 고개를 갸웃하자 마르텐스가 급박하게 말을 이었다.
"동원령입니다! 지금 무아란가에서 반란을 일으켰다 합니다! 게다가 저희 상단에 들어오는 정보로는 메세츠데에서도 병력을 내려보내 윈랜드로 진군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
"반란이요?"
"그렇습니다. 아직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다면 어서 빨리 사무엘님을 봐야합니다!"
마르텐스의 말에 라이아는 걱정스런 표정이 되어 마르텐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것이..지금 사무엘은 황성으로 갔답니다.."
"예?"
마르텐스가 놀란 얼굴로 라이아를 바라보았다. 라이아는 잠시 고민에 빠지더니 금세 표정을 단호하게 고치고는 루소를 찾았다.
"루소! 당장 기사단과 병사들을 모아오세요! 그러고 용병들도 최대한 구해오고요 비용 상관 없이!"
한순간 라이아는 사무엘이 없을시 아스란가의 안주인으로서 명하자. 루소가 급히 고개를 숙여보이며 빠르게 저택을 나서는 모습이 보였다. 뒤이어 루크 역시 급박한 상황에 실험실로 달려가며 외쳤다.
"만들어 놓은 폭탄들이 있어요 도움이 될거에요!"
그렇게 아스란가에서도 소란이 일어난 상태였다. 곧 지나지 않아 한 병사가 와 무아란가와 메세츠데 상황을 말해주었고 라이아는 언제든 출병할 수 있게 병사들과 기사들과 함께 용병들까지 모우기 시작했다. 허나 그들을 이끌 사무엘의 부제에 아직 출병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이틀여가 지났을 무렵이었다. 라이아는 다시 돌아오지 않은 사무엘에 대한 소식을 기다리며 전정긍긍 하고 있었고 어느센가 곧 출병을 해야 할 시간이 다가옴을 알 수 있었다.
☆ ☆ ☆
황성의 감옥이었다. 모든것이 벽으로 막혀있었고 쇠창살이 앞으로 가로막고 있는 그 곳에서 사무엘과 에이리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런 그들의 앞에 황금색의 갑옷을 입은 사내가 천천히 다가오며 비아냥거리듯 사무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근위기사단조차 반란의 동참하다니..명예와 충심은 어디로 갔나 자이로스.."
사무엘이 씁쓸하게 웃어보이며 일렀다. 그러자 자이로스라 불린 사내가 고개를 숙여 사무엘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아즈문 제국의 검이 지금 이꼴이 되었다니 우습기 짝이 없구나. 아스란가도 곧 너처럼 이렇게 초라한 신세가 될것이다. "
"어떻게 네가 황졔폐하를 배신할 수 있지. 그 누구보다도 황제의 도움을 받고 자란 녀석이"
"이봐 사무엘 난 그 분을 만나고 알게되었어. 아즈문 뿐만이 아니야. 메세츠데 요르문간드 그리고 남쪽 마흐무드까지 모두 파멸에 길을 걷게 될거야. 난 지금 여기서 죽고 싶지 않다구. 넌 아무것도 몰라 사무엘! 난 우리들의 끝을 보았어 그렇기에 어떻게든 살아보려 노력하는거야 나 역시 소중한것을 지켜야 하거든 그 소중한것에 황제 따윈 있지 않아. 이봐 사무엘 어때? 나와 손잡지 않겠어? 그렇다면 네 가족들은 물론 네가 원하는 그 누구는 살아남을 수 있을거야. 어때?"
비릿하게 웃어보이며 자이로스가 사무엘에게 속삭였다. 사무엘은 그런 자이로스를 가만히 바라보다 얼굴에 침을 뱉고는 대답했다.
"더러운 손 치워라 자이로스 넌 옛날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구나 너와 난 예전부터 너무나 달랐지 그리고 지금도 다르다는 것이 느껴지는구나."
"그래...많이 달랐지.. 그래서 많이도 싸웠고 말이야 어때 라이아는 잘 있나?"
"내 아내에게 털끝 하나 건드렸다간 넌 사지가 찢겨 죽을 것이다."
"하하하 그래 네가 거기서 나올 수 있다면 말이지 하하핫 기대하라고!"
그말을 뒤로 자이로스가 크게 웃어보이며 감옥 밖으로 나서기 시작하자. 사무엘은 이를 갈면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