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회. 24 황녀와 공주】
"아직도 상황파악이 되지 않은 것이냐?"
"....설마....자네가.."
"크흐흐 나서스 모두 끝났다. 만약 항복한다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
"어찌.. 어찌 자네가 반역을 한단 말이냐!!! 자네가 황제의 마지막 방패 아니였던가!!"
나서스의 절규섞인 외침에 자이로스는 여전히 여유롭게 받아치며 말했다.
"인생이란 알다가도 모를 일이지. 곧 황제는 죽을 것이다. 그러고 메세츠데에서 이 곳을 점령할 태고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야 나서스 이 아둔한 녀석, 당장 항복하고 클루드님의 밑으로 들어오거라. 현실을 직시하란 말이야."
"...이 더러운 반역자!!! "
"역시나 앞 뒤 꽉막힌건 여전하구나... 피를 봐야정신을 차릴 것이냐?"
"쓰레기 같은녀석 사무엘은 어딨지?"
"사무엘?...직접 찾아보거라!! 활를 쏴라!"
자이로스가 말을 끝내고 난뒤였다. 뒤이어 외친 말과 함께 성벽위에 숨어있던 병사들이 차츰 모습을 드러내더니 곧 화살을 쏘아내기 시작하자. 나서스와 루크일행은 급히 말을 몰아 뒤로 도망쳐야했다. 뒤이어 서서히 열리기 시작한 황성의 입구에 나서스가 자신의 진형으로 돌아오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자신감인가..."
나서스의 인상이 구겨졌다. 자이로스는 순전히 농성만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였다. 분명 무언가 함정이 있을거라 생각하자 나서스가 이를 갈며 루크에게 외쳤다.
"정말...가능하겠느냐?"
"네 나서스님!"
"루크....제발 다시 생각해봐.."
나서스의 말에 자신있게 대답하던 루크의 옆에 레이니가 다시 루크를 잡아세우며 말했다. 허나 루크는 그런 레이니를 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오직 나만 가능한 일이야...누나..."
"...루크...제발.."
"믿어줘...제발 날 믿어줘..."
"그래요 레이니님! 루크님을 믿어봐요!"
이번엔 안느란테가 레이니를 향해 루크를 믿어보자 하자 레이니가 여전히 걱정스런 표정이었지만 붙잡았던 루크의 손을 천천히 놓았다. 그러자 괜시리 레이니의 마음이 깨질것듯이 아파왔다.
"절대...살아서 돌아와야해 아버지와 함께"
"조심하세요 루크님!"
"알았어요! 믿고 기다려주세요! 자! 아리스..부탁할게요."
-알겠다.-
마지막으로 레이니와 안느란테를 번갈아바라보던 루크가 아리스에게 외쳤다. 그러자 팔목에 찬 팔찌가 빛을 내더니 동시에 파이시스까지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다녀올게요!"
"루크! 조심해!!"
그 말을 끝으로 루크의 신형이 완전히 모습을 감추었다 그렇게 루크신형이 완전히 사라지고 난 뒤였다. 나서스는 급히 레이니와 안느란테를 불러 세우며 말했다.
"적들이 온다 준비해라 레이니!! 안느란테! 뒷일은 루크에게 맡겨!"
"...네..."
걱정스런 표정을 지우진 못했으나. 천천히 다가오는 적들을 향해 레이니가 검을 뽑아들었고 안느란테는 활과 함께 정령들을 소환해내기 시작했다.
☆ ☆ ☆
황성의 후미진 곳이었다. 복도엔 사람의 흔적이란 보이지 않은 외진 곳에서부터 강한 빛무리가 터져나왔다. 잠시간 이어진 빛무리속에 서서히 균열이 일어나더니 그 곳에 루크가 모습을 드러냈다.
"욱....속이.."
공간이동에 의한 후유증인듯 순간 어질어질한 느낌과 함께 헛구역질이 나오려는 루크가 잠시 멈춰서며 중얼거렸다.
-익숙치 않아서 그렇다.-
"진작에 말해주지 그랬어요....후..."
간신히 토가 쏠리는걸 견뎌내며 루크가 중얼거렸다. 그렇게 잠시 멈춰서서 어느정도 회복이 될때까지 기다리던 루크가 슬슬 몸 상태가 괜찮아지자 주변을 돌아보았다. 다행이도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고 아리스 역시 사람들의 기척을 느끼지 못하자 루크가 안도의 숨을 토해내었다.
"그나저나 여긴 어디죠?"
-나도 모른다. 이 곳은 처음인데다가 파이시스의 힘을 사용해 임의로 온 것이었으니 아마 좀 더 멀리 가야 했던 거라면 이렇게 쉽게 오지도 못했을거다.-
"그렇군요.."
루크는 아리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츰 발을 놀려 걸음을 옮겨갔다. 황성이라곤 예전에 수확제 연회때 말곤 가본적이 없었기에 도통 어디가 어딘지 모르는 루크였다.
"적어도...1층은 아닌듯 싶네요."
길을걷다 나온 복도에서 밖을 내다볼수 있는 창문이 보여 창문을 바라보자. 꽤나 높은 곳에 지금 루크가 위치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보통 감옥이라면...지하에 있을텐데 말이지요...하필..."
루크가 씁슬하게 혀를차며 다시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겨가기 시작했다. 그때였을까? 밖에서부터 함성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더니 곧장 병장기가 부딛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전투가 시작된듯 싶자 루크의 마음속에 레이니와 안느란테의 대한 걱정이 스멀 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제발 아무 일 만 없기를.."
그말을 끝으로 루크의 걸음이 차차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만큼 마음이 급해졌음을 보여주었다.
루크는 일단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것을 목표로 걸음을 옮겨갔고 도중 인기척이 느껴질라하면 아리스의 도움으로 먼저 알아내 몸을 감추곤 했다. 그렇게 힘겹게 한층 한층 무리 없이 내려가던 중이었다.
-앞에 꽤나 강한 기운의 사람이 있다. 피해야한다.-
마치 인간탐지기 마냥 루크가 보기도 전에 기척을 감지한 아리스였고 루크는 그런 아리스를 믿고는 재빨리 몸을 피했다. 그렇게 여러차례 위기를 지났을 무렵이였다.
-숨어라 양쪽에서 부터 느껴진다.-
"이크!"
아리스가 급박하게 소리쳤다. 루크는 급히 양 옆을 바라보자 딱히 몸을 숨길만한 곳이 없음을 발견하곤 난색을 표하고 있었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겨가자 서서히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고 아리스의 다급한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가까히 있다! 자..잠시 그곳엔!-
"이런!!"
너무 다급해서일까. 아리스의 뒷 말이 들리지 않았으나. 루크는 몸을 피하기위해서 복도의 옆에 나있는 방하나를 아무곳이나 상관하지 않고 빠르게 문을 열고 들어섰다.
-왜 하필 이방으로....-
"...어.."
아리스가 답답하다듯이 루크를 질책했다. 허나 루크는 아무런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지금 루크와 눈을 마주치고있는 세쌍의 시선 때문이었다.
"하...안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