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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크 아스란 전기-111화 (111/412)

【111회. 24 황녀와 공주】

멋쩍어서 일까? 아님 당황해서 일까. 루크가 헛 웃음을 지어보이며 자기도 모르게 인사를 했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 대신 세쌍중의 그나마 가장 나이가 있어 보이는 한 여인이 몸을 일으키며 루크에게 다가오며 입을 열었다.

"누구시죠"

잔뜩 인상을 구기며 다가오는 여인은 아름답다못해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미모를 갖춘 여인이었다. 마치 여신이 있다라면 이 여인처럼 생기지 않을까 싶을정도로 하얀 피부의 뚜렷한 이목구비, 갈색빛이 도는 머리칼은 그녀에 미모와 함께 고귀함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입은 드레스는 황금색과 흰색으로 꽤나 고급스러워 보이는 것이 그녀의 고귀함을 더욱 짙게 하는 듯 싶었다.

"저기요?"

넋을 잃고 여인을 바라보던 루크의 귓가에 다시금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전히 그녀의 표정엔 루크에 대해 경계심을 품고 있어 잔뜩 인상을 구겨 보였으나 루크에겐 그 마저도 아름답게 보였다.

"저는...루크 아스란이라고 합니다만...누구시죠..?"

"아스란? 혹 대장군님께서 있으신 아스란 공작가 말씀하시는건가요?"

"예...맞는데요."

루크의 대답에 여인의 얼굴이 금세 밝아지며 급히 루크에게 다가와 루크의 양손을 붙잡으며 흔들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혹 대장군께서 황성에 오신건가요? 자이로스가 배신을 했어요! 그리고 클루드라는 자를 조심해야해요! 사술을 펼치는 마법사에요!! 그나저나 대장군께서는 어디 있죠?! 아직? 밖에 있는 건가요?!"

갑작스레 들어오는 질문공세에 순간 루크가 놀란 얼굴을 하며 여인을 바라보았다. 어느센가 여인의 얼굴이 루크의 코앞까지 가까워져있었고 루크는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돌리자. 그녀의 뒤에 세리스와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이 말을 이었다.

"어머니! 당황하셨잖아요! 진정좀하세요!"

세리스와 비슷한 나이 또래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다가오며 말했다. 그녀 역시 어머니라 불린 여인과 비슷하게 생겨 그 미모를 뽐내고 있었다. 그 뒤이어 조금 내성적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여인에게 다가와 그녀의 치마 폭 뒤에 숨으며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는 루크를 바라보았다.

"어머 미안해요....."

"아닙니다!...그리고 할아버지는 아직 이 곳에 오시지 않았어요..."

"그런가요..."

루크의 말에 여인이 금세 시무룩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루크는 왠지 그런 그녀의 시무룩한 얼굴에 루크의 심장을 덜컥 내려 앉게 해 급히 말을 이었다.

"대신 지아란가와 아스란가가 합쳐서 싸우고 있어요!"

"그랬군요!..그나마 다행이에요! 아스란이나 지아란은 윈랜드로 병력을 보낼거라 생각했는데"

"지크문드님께서 황성이 위험할거라 해서 이 곳에 먼저 가라 하셨어요."

"역시!"

루크의 말에 여인이 감격스런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나저나..실례지만..제가 견문이 짧아서 그러는데...누구시죠?"

루크가 멋쩍은듯 이마를 긁적이며 물어오자. 오히려 여인이 당황스런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 옆에 있던 아이역시 루크를 향해 놀란 얼굴을 보이자. 루크가 고개를 갸웃해 했다.

"정말 절 모르시나요?"

"....오빠 바보야?"

여인의 말을 시작해 자신을 바보라 칭하는 아이를 보며 루크가 더욱 궁금증이 짙어지기 시작했다.

"하..하."

"..어떻게 아스란가의 공작가가...저를 모르실수가....후..아무튼...반가워요. 아즈문의 황녀 루미에르 아즈문이라고 하죠. 그리고 옆에 있는 아이는 세이실 아즈문 그리고 이 아이는 황자 루이서스라고 해요."

"....예?"

순간 루크의 신형이 우뚝멈추며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곤 황녀인 라이아의 얼굴을 시작으로 세이실과 루이서스를 바라보다. 급히 루크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렸다.

"죄..죄송합니다! 알아 뵙지 못해서...신 루크 아스란이 황녀님께 인사드립니다!"

"하하 이제와서요?"

"그..그게.."

"됬구 일어나세요. 그나저나 이 곳에 혼자 오게 된 이유가 뭔지나 말씀해주시죠 루크 아스란"

"...그게.."

루미에르의 말에 루크가 몸을 일으켰다. 여전히 그녀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모습이었으나 루미에르는 괘념치 않은듯 싶었다. 오직 세이실만이 재밌다는듯이 웃음을 흘렸다.

"사실...아버지가 이 곳 감옥에 잡혀있다고 들어서....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왔습니다."

"그렇군요....맞아요 사무엘 아스란은 지금 지하 감옥에 가둬져있지요...후..."

그녀가 잔뜩 걱정스런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나저나 분명 황성 입구 부터 시작해서 안에까지 적들이 돌아다니고 있을 텐데 어떻게 들어오신거죠? 혹 저도 모르는 비밀 통로라도..?"

"아..아닙니다..그게..신물의 힘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

"신물이요?"

루미에르가 고개를 갸웃하며 묻자. 루크가 신물에 대해 그녀에게 말해주자. 루미에르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루크가 보인 스테프를 바라보았다.

"이 작은 지팡이에 그러한 힘이 있다니..놀랍군요..."

"그렇습니다 그나저나..혹 황제폐하께서는 지금 어디에 있으신지?"

적들에 의해 황성이 함락 당하고 루크로서는 사무엘 다음으로 가장 궁금했던 것이 황제의 행방이었다. 혹여나 황제가 죽기라도 하면 그만큼 큰 일이 없었고 지크문드역시 윈랜드보단 이 곳으로 오게 한 이유도 황제폐하 때문이었기에 루크는 황녀인 루미에르에게 물어왔다. 그러자. 그녀의 안색이 짙게 굳어지며 말을 이었다.

"저도 ...알지 못합니다. 허나. 재상께서 같이 있을테니...꼭 살아계실겁니다..."

"그렇군요..."

루미에르는 억지로 밝게 웃어보이며 대답했지만 마음속에서 부터 느껴지는 황제의 대한 걱정은 여전히 잔뜩 풍겨왔다. 루크는 그런 그녀의 표정을 확인하곤 굳게 다짐하듯 결의를 다지며 대답했다.

"제가... 황제폐하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황녀님!"

"후훗... 고마워요 루크 아스란 몸 조심하세요."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루미에르가 살짝 고개를 숙여 부탁해오자 루크는 감격스런 표정으로 밝게 웃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뒤이어 루미에르가 천천히 다가와 루크의 이마에 짧게 입을 맞추었고 루크가 놀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서서히 루크의 몸에 밝은 빛무리가 뿜어져 나왔고 금세 그 모습을 감추자 루크가 의아한 얼굴로 루미에르를 바라보자 그녀가 밝게 웃어보이며 대답했다.

"이건..."

"저도 나름 마흐무드의 성녀였답니다. 간단한 축복 쯤은 아직 가능하지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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