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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크 아스란 전기-112화 (112/412)

【112회. 24 황녀와 공주】

그녀의 말대로 루크의 몸은 마치 푹 쉬고 일어난 것처럼 힘이 솓아나기 시작했고 피곤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날아갈것 같은 몸을 가지고 루크가 루미에르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떻게...저는 마나의 저주에 걸린 몸인데도..."

"성녀의 힘을 얕보지 마세요 루크"

"그렇군요....대단해요..."

마나의 저주조차 막지 못한 성녀의 힘에 루크는 놀라움이 느껴야 했고 뒤이어 그녀를 처음봤을때 왜 고귀한 존재로 느껴졌는지 차츰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믿을게요 루크. 꼭 황제폐하의 생사를 알아봐줘요. 그리고 사무엘 아스란도 찾을 수 있길 기도할게요."

"네 황녀님!"

루크가 호기롭게 외쳤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인사를 하고는 조심스럽게 방안을 빠져나오자. 세리실이 루미에르에게 물었다.

"축복은 그냥 손을 대는 것만으로도 가능하잖아요 어머니"

세이실이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루미에르는 그런 세이실을 바라보며 오랜만에 밝게 웃어보이며 말했다.

"귀엽잖니? 호호홋"

"참..어머니도.."

세이실이 고개를 설레 설레 저었다.

☆ ☆ ☆

그렇게 루미에르가 있던 방안에 빠져나온 루크는 한참을 조심스럽게 길을 걷다가 자신을 자책하기 시작했다. 그런 루크의 모습에 아리스가 한심하게 말을 이었다.

-황녀의 미모에 빠져 길을 물어보지 않다니... 쯧쯧-

"...알아요..안다구요...하아..저가 멍청했어요."

루미에르의 미모에 넋이 나가 감옥으로 가는 길을 물어보지 않아고 결국 이렇게 헤매이는것을 아리스가 꼬집었다. 루크 역시 할말이 없어 무어라 할 수 없고 그저 자기자신을 자책할 뿐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해매다 루크가 이르른 곳은 도서관인지 수많은 책들이 드높게 정열 되어 있는 곳이었다. 루크는 깊게 한 숨을 내쉬며 도서관을 바라보던 찰나였다.

-누가있다! -

"예?"

다급하게 외치는 아리스의 목소리에 루크는 급히 책장사이로 몸을 숨겼다.

"흠...쥐가 있나?"

루크가 몸을 숨겨 숨을 죽이고 있을 때였다. 약간 중년의 목소리가 루크의 귓가에 들려오자. 루크는 손으로 입과 코를 막고는 최대한 자신의 기척을 숨기려 애썼다. 뒤이어 들려오지 않은 소리에 루크는 길게 한숨을 내뱉고는 천천히 엎드려 네발로 기어 움직이려 할때였다.

-아직이다!-

"...예?"

"넌 누구냐? 너도 배신자들 중 한명인가?"

어느센가 나타났는지 루크의 멱살을 잡은 사내의 모습에 루크가 눈을 휘둥그래지 며 급히 손사례를 쳤다.

"아니에요!! 전 아니에요!!"

"누구지 넌?"

"저..전 루크..루크 아스란이에요!"

"아스란? 공작가?"

"맞아요!! 저..수..숨.."

멱살을 잡은채 손쉽게 루크의 몸을 들어올리던 사내는 잠시 고민을 하더니 다시 루크를 놓아주자. 루크가 힘겹게 숨을 몰아쉬었다.

"정말이더냐?"

"후우...맞아요!"

"그럼 대장군이 지금이 곳으로 와있는 것이냐? 사무엘은 분명 감옥에 갇혀 있을테고 말이야?"

"아니요...나서스 지아란님과 아스란가문이 함께 왔어요."

루크의 말에 사내가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하긴 메세츠데의 진군으로 인해 윈랜드도 급박한 상황일테니 말이야... 그나저나 정말 네가 아스란가 사람이 맞느냐?"

"맞다니깐요. 여기에 들어온 이유는? 그리고 어떻게 들어왔고 말이야?"

사내는 여전히 의심스런 표정을 거두지 못하고 물어오자. 루크는 간신히 목을 가다듬으면서 이곳에 들어온 이유와 어떻게 들어왔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하 그 망나니라 소문 난 녀석이 이리도 용감했단 말이야? 거 놀라운 일이군?"

"....이제 믿어주나요?"

"뭐 믿어주지 딱 봐도 여리여리 해보이는 녀석들중에 귀족이라면 네녀석 말고 또 있을까? "

"그나저나..누구세요."

자신을 약간 무시하는듯 한 사내를 향해 루크가 퉁명스럽게 내뱉었다. 그러자 사내가 오히려 고개를 갸웃해 했다. 그런 모습이 순간 루미에르의 모습이 떠오른건 왜일까? 루크의 이마에 왠지 식은땀이 흐르는것 같았다.

"아스란가가 어떻게 키웠는지 모르지만. 망나니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멍청이라도 되는 걸까? 난 정말 모른다고?"

루미에르에 이어서 이번엔 이 중년의 사내가 오히려 자신을 모르는 루크를 의아해하며 바라보았다. 루크는 다시금 멋쩍은듯 웃어보였으나 사내의 표정이 꽤나 진지해 결국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내의 모습은 검은 머리에 희끗 희끗 흰머리들이 자라난 중년으로 보였고 콧수염도 풍성하게 기른 상태로 사내다운 인상을 주는 남성이었다. 뒤이어 옷을 보면 루미에르처럼 그렇게 특별해보이진 않았으나 고급스런 원단을 만든 기사들의 제복을 입고 있는 사람에 혹여나 근위대장이라도 되지 않을까 싶었으나 지금 이러한 상황에 이 곳에 황실 근위병이 있을리 만무해 금세 고개를 저으며 루크가 말했다.

"하하...누구시죠?"

결국 루크의 기억엔 그 사내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았고 결국 멋쩍게 웃어보이며 물어보자. 사내가 한 숨을 내쉬며 말했다.

"나중에 사무엘에게 한 소리 해야겠군... 잘 들어라. 난 이 나라의 재상 지크라엘이다 이녀석아. 황제의 보좌관역활을 하고있지..물론...지금은 실패했지만 말이야."

"그럼...혹 황제폐하께선 살아계시는 건가요? 루미에르 황녀님께서 지금 걱정하고 계십니다!"

"루미에르님이? 다행이군 사실 황제폐하를 피신시키느라 루미에르님과 공주님 그리고 황자님을 따로 모시지 못했는데 말이야. 그거 다행이군... 그러나...큰일이야."

재상 지크라엘이 다시금 표정을 굳히며 중얼거리자 루크가 고개를 갸웃 해 했다.

"무슨 일이라도..?"

"후... 지금 황제폐하가 많이 다치셨다. 클루드인지 뭔지 하는 녀석에게 당해 온 몸에 마계의 힘이 들끓고 있어 내 신성력으로도 어찌하지 못해. 이정도면 대주교 정도는 있어야하는데...쉽지 않아. 그래서 혹여나 약을 이용해 고칠수 있지 않을까 해서 이 곳에 온거기도 하고 말이지."

지크라엘의 말에 루크가 놀란 표정을 지어보이며 말했다.

"그 병...저가 잘 알고 있는 병입니다!"

"뭣이?"

처음으로 지크라엘이 놀란 표정으로 루크에게 닥달했다.

"이 병을 알고있다고 어떻게?!"

"그것이...지크문드님께서도 같은 수법에 당해 한번 고역을 치뤘습니다. 그리고 그 것을 낫게 해준건 저였구요!"

"허....이런 우연이! 아주 좋다!! 말해보거라."

"그런대 그것이..."

진심으로 기뻐하는 지크라엘의 말에 루크가 뒷말을 흐리며 표정을 굳히자. 지크라엘의 표정도 덩달아 굳어져갔다.

"재료가 희귀한 것이로구나"

루크가 무엇을 고민하는지 지크라엘이 바로 맞추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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