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회. 24 황녀와 공주】
"파이시스를 사용할 수 있다구요? 어떻게.. 분명 신물은 신물에 인정을 받은 존재만이 사용하는 것인데...혹 다시 사용할 수만 있다면!"
에이리스의 외침에 루크도 고개를 끄덕이고는 아리스를 향해 물었다.
-아쉽지만 아직 파이시스를 사용할수 없어. 게다가 파이시스는 오직 두명만이 가능하다. 누구 한명은 이 곳에 남아야해.-
아리스의 말에 루크가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직.. 파이시스를 사용할수 없다고하네요.."
"이런..."
"하는 수 없지 일단 이 곳을 나가도록 하자"
파이시스를 사용 할 수 없음에 사무엘은 급히 상황을 받아들이고는 에이리스와 루크를 이끌고 지하감옥을 빠져나가는 계단을 올라섰다.
"이런...쥐새끼가 한마리 있었군.."
지하계단을 나와 1층으로 올라서자마자 였다. 사무엘과 에이리스 그리고 루크를 기다리는 로브를 입은 사내의 모습과 그 뒤에 도열해있는 많은 수의 병사들이 보였다.
"젠장 감옥 문지기의 경보를 들었나보군."
"그 것이 신물 파이시스 인가? 신물의 기운이 느껴지는구나...나와는 완전히 상반된 기운이지..."
로브를 입은 사내 클루드가 비릿하게 웃어보이며 한걸음 앞으로 나서자. 사무엘이 급히 루크를 막아서며 외쳤다.
"네녀석은 누구냐. 감히 아즈문 황성을 습격하다니!"
"하하하하 아즈문 따위. 메세츠데처럼 쉬웠지! 그나저나 내가 더 궁금한게 많아.. 분명 넌 죽는걸 확인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살아난거지? 내가 보낸 아이들은 그런 실수를 하지 않는 아이들인데 말이야?"
클루드가 이번엔 궁금증이 가득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루크에게 묻자 루크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당신이 날 습격했던 자로군요."
"그래...그랬지.. 뭐.. 어떻게 살아났는진 모르겠다만. 여기서 다시 한번 죽여보면 알 수 있겠지. 다시 살아나던가. 아님 정말 죽던가 말이야. 그리고 메세츠데 황녀까지.. 큭큭."
비릿하게 웃어보이며 클루드의 시선이 마지막으로 에이리스에게 닿자 에이리스가 한차례 몸을 떨었다.
"알고 있었던 건가?"
사무엘의 말에 클루드가 대답했다.
"알고있다마다. 모를 줄 알았는가? 굳이 죽일 필요가 없어서 놔둔거야. 아직 바뻐서 말이지.. 자 그럼 죽어줬으면 좋겠군. 뭣들 하는가? 어서 저들을 죽여 목을 가져와 내 앞에 놓거라."
클루드의 명령이 떨어졌다. 뒤이어 그의 뒤에 도열해있던 병사들이 바삐 움직이기 시작하자 사무엘이 인상을 쓰며 급히 에이리스와 루크를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쪽으로 밀어 넣고는 앞을 막아섰다.
"감히 내가 누군줄 알고!"
뒤이어 병사들이 창을 들고 쇄도해왔다. 사무엘은 창들을 요리조리 피하며 병사들의 품에 파고들어갔다. 검이 있지 않아 순수 박투술뿐이었으나. 사무엘의 움직임은 마치 한마리의 표범이되다가도. 적을 쓰러트릴때는 한마리의 사자처럼 용맹하고 강한 모습이었다. 자신을 향해 쇄도해오는 창을 몸을 틀어피하고는 급히 창대를 손을 잡아 적을 끌고온다. 뒤이어 이어진 주먹질에 기사의 얼굴이 뭉개지며 쓰러졌다. 연이어 이어진 적들의 공격에도 사무엘은 간단하게 몸을 틀어 피하고는 연이은 박투술로 병사들을 제압해가자 점차 클루드의 표정이 구겨지기 시작했다. 예상외의 사무엘의 능력에 짜증이 일어난듯 싶었다.
"아즈문의 검이라 이건가? 검이 없어도 꽤나 강하구나?"
클루드가 중얼거렸다. 어느센가 수십의 병사들이 어느 한군데를 부여잡으며 쓰러져있었고 곧곧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런 그들 앞에 오롯이 서있는 사무엘은 숨을 헐떡이면서도 클루드를 노려보며 주먹을 들어보이고 있었다.
"쓸모없는 것들 하필 내 병사들이 모두 밖에 나가 전투중인게 안타깝구나 이런 하찮은 녀석들만 대려왔더니 결국 나까지 힘을 쓰게 만들어 쯧쯧."
클루드가 짜증섞인 목소리로 내뱉고는 사무엘을 바라보았다. 숨을 헐떡이는 사무엘의 모습에 클루드는 비릿하게 웃어보이며 손을 들어 보이자. 순간 사무엘이 움찔했다.
"쫄지 말라구.. 큭큭.."
그말을 뒤로 서서히 클루드의 주변에 마나가 들끓기 시작하더니 허공에 마법진이 그려지기 시작하자 사무엘이 흠칫 놀라며 소리쳤다.
"흑마법이구나!"
"잘 아는구나. 허나 이미 늦었다."
뒤이어 클루드가 마나를 토해내기 시작하자 주변에 생겨나기 시작하던 여러개의 마법진 속에 검붉은색의 촉수가 튀어나와 사무엘을 노려가기 시작했다.
"검도 없이 감히 막을 수나 있겠는가? 아즈문의 개여!"
☆ ☆ ☆
병사의 창이 레이니를 향해 쇄도해 왔다. 레이니는 급히 몸을 틀어 창을 쳐내고는 다시 검을 휘둘러 병사의 목을 베어냈다. 하마터면 병사의 창에 레이니의 옆구리가 뚫릴 뻔 했다. 그 만큼 전투는 정신이 없을 정도로 어느센가 난전에 빠져 있었고 곧 나서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레이니! 집중하거라! 단 한번의 실수가 죽을 수 있어!"
나서스의 외침에 레이니가 다시한번 검을 말아 쥐고는 말의 배를 걷어차고 달려가며 검을 휘둘렀다. 벌써 얼마나 전투가 지속 되었는지 모를 정도로 오랜 시간이 흐른 상태였다. 이미 아스란가와 지아란가의 병사들은 숨을 헐떡이며 지쳐 있는 상태였으나. 이상하게도 적들의 상태는 처음과 별반 다를게 없었다. 여전히 멍한 표정으로 마치 조종당하는 인형이 된 듯 검과 창을 휘두를 뿐이었다. 심지어 몸을 베거나 손을 잘라도 그들은 어떠한 비명조차 지르지 않음은 물론 아파하는 기색조차 없었다. 손이 잘리면 잘린대로 발이 잘리면 잘린대로 어떻게든 상대를 죽이기위해 기어왔고 그러한 모습에 아스란가와 지아란가의 병사들은 괜시리 좀비를 연상캐 하며 공포심이 물씬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목을 노려라 목!!! 목을 베어야 일어나지 않아!"
점차 확대되어 가는 공포심 속에 나서스가 인상을 구기며 외쳤다. 허나 지치기도 지친 자신의 병사들이 기세에 밀리기 시작했고 도중 도중 죽어나가기도 하며 차츰 뒤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그런 그들의 모습 속에 레이니와 안느란테역시 이미 지쳐 숨을 심하게 헐떡이고 있는 상태였다. 그때였을까 레이니의 앞에 하나의 창이 날라들자 화들짝 놀라며 검으로 쳐낸 레이니었다. 그런 그녀의 앞에 말을 타고 흑색의 갑옷을 입은 사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넌!...그래..처음 봤을때부터 싫었는데 잘 되었어..마음에 들지 않았다구.."
레이니의 눈이 불꽃일며 타오르는듯 했다. 그런 레이니의 모습에 자신의 앞에 나타난 사내가 검은색의 투구를 벗어내자. 제이슨 무아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허나 그 역시 무언가에 당한듯 다른 병사들과 별반 다를 바 없이 넋이 나간 상태였다. 레이니는 간신히 숨을 고르며 무아란 앞에 서며 검을 들어보이자. 제이슨이 말의 배를 박차고 달려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