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회. 24 황녀와 공주】
제이슨의 길다란 롱소드가 번뜩이며 레이니의 어깨를 향해 쇄도해 왔다. 레이니는 말의 안장 위에서 몸을 틀어 피하고는 그대로 검을 횡으로 베어내자. 섬뜩한 소음과 함께 붉은 피가 확 하고 피어올랐다. 정확히 제이슨의 배를 베어버린 것이었으나. 제이슨은 아무렇지 않은듯 다시 검을 들어보이며 레이니에게 달려오기 시작했다.
"젠장.."
이미 지칠대로 지친 레이니여서일까 차츰 제이슨의 힘으로부터 밀려나기 시작한 레이니는 겨우 그의 검을 막아 내는것이 최선이었다. 눈으론 그의 빈틈이 보였으나 빈틈으로 칼을 찔러 넣기엔 제이슨으로부터 전해진 힘이 꽤나 강력해 손이 저려올 정도였다. 그에 비해 제이슨은 칼의 휘두름에 망설임이 없었고 공격의 하나 하나가 동작은 컸으나 강력한 힘을 담고 있었다.
"젠장..이러다간...안돼!"
간신히 제이슨의 검을 막아내던 레이니가 결국 저리는 손에 자기도 모르게 검을 쥐는 힘이 약해져 검을 떨어트렸다. 제이슨은 그 점을 놓치지 않고 다시 한번 크게 검을 휘두려하자. 레이니는 할수없이 말에서 굴러 떨어지며 검을 피해야했다.
"꺄악!"
허나 제이슨의 공격은 거기서 끝나지가 않았다. 다시한번 말의 배를 걷어차고 달려와 레이니를 향해 검을 찔러들어가려 할때였다. 어디선가 불꽃의 구가 날라와 제이슨의 얼굴을 강타하자. 제이슨 역시 말에서 굴러 떨어지자. 레이니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괜찮나요 레이니님?!"
"고마워 안느란테!"
어느센가 다가왔는지 안느란테가 헐레벌떡 뛰어오며 외쳤다. 레이니는 그런 안느란테에게 짧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는 급히 땅에 떨어진 검을 들어보였다. 제이슨은 얼굴이 불타오르고 있음에도 금세 몸을 일으켰고 묵묵히 검을 들어보이자 레이니가 흉측하게 녹아내린 제이슨의 얼굴을 보며 중얼거렸다.
"속 안도 추악하더니 이제 겉모습도 추악해졌구나! 안느란테 후방 지원을 부탁해요!"
"네!"
레이니가 땅을 박차며 쇄도해갔다. 말의 위에 있을 때보다 더 가벼운 몸놀림으로 레이니가 제이슨의 품으로 파고 들어갔다. 제이슨은 다급히 검을 들어 횡으로 레이니를 베어가려할때 다시한번 불꽃이 담긴 화살이 날라와 검을 든 제이슨의 어깨에 박혀들어갔고 제이슨이 움찔하며 칼을 휘두르지 못하자 완전히 몸안에 파고든 레이니는 급히 몸을 틀어 제이슨의 다리를 걸어 넘어트렸다.
"죽어!"
뒤이어 레이니의 발에 쓰러지며 빈틈을 노출한 제이슨을 향해 레이니가 땅으로 검을 찍어내려가자. 제이슨의 머리가 정확히 몸과 양등분이 되어 갔다.
☆ ☆ ☆
검붉은색의 촉수가 사방에서 사무엘을 향해 점해왔다. 사무엘은 최대한 몸을 틀어 촉수를 피하려 했으나. 도중 도중 촉수의 공격을 허용해 몸에서 살이타는 듯한 고통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큭큭큭 고작 이 것 뿐이구나?"
비릿하게 웃어보이는 클루드가 다시한번 촉수를 뿜어내자 하나의 촉수가 정확히 사무엘의 복부를 강타했다. 둔탁한 소음과 함께 사무엘이 뒤로 나가떨어졌다.
"컥...."
한움큼의 피를 쏟아내며 다시금 몸을 가눈 사무엘이었으나 이미 여기저기에 부어오르고 피가 뿜어져 나올 정도로 온 몸이 망신창이가 된 상태였다. 그런 사무엘의 모습에 클루드의 비릿한 웃음이 더욱 짙어져갔고 이제는 마치 장난감을 가지고 놀듯 사무엘을 상대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아버지..."
그런 둘의 전투에 루크는 급히 자신의 품에 있던 폭탄을 만지작 거렸다. 분명 이 폭탄의 정체를 모르는 클루드에게 큰 피해를 줄거라 생각한 루크는 조금이라도 클루드가 빈틈이 있을 때 노리기 위함이었다.
"끄아아악."
다시한번 검붉은 촉수가 사무엘의 양 팔을 붙잡았다. 뒤이어 다리까지 묵어내자 사무엘은 그을리듯 치익거리는 소리와함께 살이타들어가는 고통을 받으며 크게 비명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크흐흐흐흐 아스란가도 오늘 부로 끝이 나겠구나.. 크하하하"
완전히 촉수들에 온몸이 붙잡인 사무엘을 보며 클루드가 굉소를 지어보일 때였다. 어디선가 둥그런 쇠구가 굴러 오기 시작했고 클루드는 비릿하게 웃어보이며 쇠구를 던진 루크를 바라보았다.
"장난하는것이냐? 아주 별게 다 나대는구나?"
클루드가 비웃음 섞인 목소리에 루크는 오히려 웃어보였고 그제서야 클루드가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며 다시 한번 쇠구를 바라보았다. 심지로 보이는 곳에 불꽃이 타들어가기 시작했고 그 불꽃은 곧 쇠구의 안으로 완전히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때였다. 커다란 굉음과 함께 쇠구가 폭발했고 뒤이어 쇠구의 안에 있던 쇳조각들이 클루드를 덮쳐가기 시작했다.
"끄아아악!!"
바로 앞에서 폭탄의 공격에 당한 클루드가 쓰러졌고 곧 거대한 불꽃이 일기 시작했다. 어느세 사무엘을 구속하던 촉수들도 모습을 감추자. 루크는 급히 사무엘에게 다가갔다.
"괜찮으세요 아버지?!"
"루크! 조심해라!! 컥.."
그때였다. 매캐한 연기속에 검 붉은색의 촉수가 하나 날라들어왔다. 사무엘은 급히 몸을 날려 촉수를 막아내었지만 결국 다시한번 땅에 쳐 밖여야만 했다.
"어떻게..."
루크가 놀란 얼굴로 촉수가 날아든 곳을 바라보았다. 점차 불꽃과 연기가 걷히면서 서서히 클루드의 모습이 보였다. 몸의 절반이 불타고 피떡이 되어있는 상태였으나. 또 다른 반쪽은 다행이 괜찮은 상태였다. 아마 그 찰나의 순간에 몸에 방어마법을 건듯 싶었다.
"감히.."
클루드가 잔뜩 노기를 띄며 소리쳤다. 그와 함께 허공에 수많은 마법진이 그려지기 시작하더니 곧 그 안에 수많은 촉수들이 뿜어져나오기 시작했다.
"아..안돼!"
루크에게 쇄도해오는 촉수들을 보며 루크가 소리칠때였다. 루크의 손목에서부터 빛이 터져나오기 시작하더니 곧 날아들은 촉수들을 모두 무로 사라져갔다. 그와 동시에 루크의 앞에 나타난 한 기의 골렘, 던전에서 봤던 커다란 몸 대신 인간의 키보다 조금 큰 상태의 아리스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