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123화 (123/412)

【123회. 25 에이리스】

루크가 멋쩍은 듯 웃어 보이며 대답했으나 엘레니아도 안느란테와 같은 생각인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러지 않아도 돼 루크 넌 충분히 대단한 일을 한 거야"

"하하 그런가요?"

"맞아요! 루크 좀 더 자신감을 가져도 돼요!"

"고마워요"

뒤이어 안느란테까지 나서서 루크를 띄어주자 루크가 얼굴을 붉히며 기뻐했다. 그러다가 순간 루크는 무언가 깨달았는지 엘레니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맞아 그러고 보니 깜빡 잊었어요. 엘레니아 누나 지아란가에 한번 들려요. 우리"

"갑자기?"

루크의 말에 엘레니아가 고개를 갸웃해 하자 루크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그동안 일이 많아서 뵙지 못했잖아요. 그때 윈랜드에 다녀오고 나서 꼭 지아란가에 들려 로아니님도 뵙고 해야 하는데 너무 늦었어요. 이번 일도 끝냈으니 지아란가로 가요 우리."

"루크..."

루크의 예기치 못한 생각에 엘레니아가의 표정엔 물씬 감동이 밀려왔다. 그러자 루크가 괜시리 쑥스러워 뒷머리를 긁적였다.

"자 어서 준비해요. 쇗불도 단김에 끄라고 오늘 들려서 지아란에서 며칠 있다가 오는 거에요 엘레니아누나도 어머니가 뵙고 싶잖아요!"

"고마워...정말고마워..루크.."

엘레니아의 진심 어린 말에 루크가 멋쩍게 웃어 보였다. 그때 옆에 있던 안느란테가 조심스럽게 루크에게 다가가 뒤에서 부터 껴안으며 속삭였다.

"저..저도 가면 안돼요?"

"흠.."

안느란테의 말에 잠시 루크가 고민을 했으나 곧 고개를 저었다. 처음으로 인사를 드리는 자리에 다른 여인과 함께 간다는 것이 내키진 않았던 루크였다. 그러자 안느란테의 표정이 금세 시무룩해졌으나 이번만은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죄송해요 안느란테님 하지만 처음 인사드리는 자리라...이번엔 엘레니아 누나와 둘이 다녀올게요. 대신 다음에 같이 가요"

"응..어쩔수 없지.."

안느란테가 씁쓸하게 웃어 보이다 엘레니아를 바라보았다. 엘레니아의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어 보이자 안느란테의 한숨이 깊어져만 갔다. 그렇게 오랜만에 일찍 실험실에 나온 루크는 곧장 모두에게 지아란가로 잠시 다녀온다는 말을 하자 로제스가 급히 루크의 팔짱을 끼며 대답했다.

"나도 갈래!"

"..처음 인사 드리러 가는 자리인데....다른 분도 같이 있으면 좀..."

"칫!"

루크가 난처한 표정으로 말하자 로제스가 잠시 고민을 하더니 짧게 혀를 찼다. 그런 루크의 대답에 엘레니아가 기분이 좋아졌는지 미소를 지어 보였고 로제스가 잔뜩 뿔이 난 상태로 루크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지아란가에 다녀오고 이번엔 다닐루가도 가자! 물론 나와 단둘이!"

"안돼요!"

"안돼!"

로제스의 외침에 안느란테와 엘레니아가 급히 소리쳤다. 로제스는 그런 둘을 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엘레니아와 안느란테는 분명 로제스와 루크가 단둘이 며칠이나 걸리는 다닐루가에 다녀오게 된다면 혹여나 로제스에게 먼저 아이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 때문에 그를 막아선 것이었다.

"왜 안돼? 이번에 지아란가에 다녀오면 당연히 다닐루가도 갔다오는게 형평성에 맞지 않겠어? 안 그래 루크?"

로제스가 엘레니아와 안느란테를 보며 말하자 루크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럼요 꼭 같이 갈 테니 이번엔 엘레니아 누나와 다녀올게요 미안해요 로제스 누나"

"아냐~ 대신 약속 꼭 지켜 나 알지? 상인은 약속에 철저한 거 말이야"

"물론이죠!"

로제스가 새끼 손가락을 건네 보이자 루크가 미소를 지어 보이며 그녀의 새끼 손가락에 자신의 손가락을 걸며 대답했다. 그러자 그제서야 로제스의 표정이 밝게 풀려갔고 오히려 안느란테와 엘레니아의 표정이 심각하게 돌변해갔다. 그러면서 엘레니아가 생각했다. 어쩌면 이번 지아란가로 가는 루크와의 여행이 중요할 시기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걸 그런 그들의 모습을 저먼치 뒤에서 릴리와 세리스가 고개를 저어보였고 세리스가 곧 릴리에 귓가에 속삭였다.

"이런 데 에이리스님이 껴들 자리가 있을는지 모르겠어..."

"그러게..."

둘의 속닥거림을 다행히 아무도 듣지 않은듯싶었다. 릴리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루크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고 세리스는 무엇이 재밌는지 까르르 거리며 웃어 보인다 릴리는 순간 세리스의 모습에 약이 올랐으나 딱히 다른 방도가 없었다. 뒤이어 한껏 기분이 풀린 로제스가 릴리와 세리스의 곁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자자 우리도 쇼핑가기로 했잖아! 어서 가자구!"

"네 언니!!"

세리스가 기분 좋게 소리쳤고 릴리는 잠시 자신의 어머니인 에이리스를 생각하며 한숨을 푹 내쉬고는 로제스를 따라 쉽사리 떨어지지 않은 발걸음을 옮겨갔다.

☆ ☆ ☆

"처음이네요.."

지아란 가로 향해가는 마차 안 엘레니아와 단둘이서 마차를 타고 가던 루크가 엘레니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자 엘레니아도 기쁜 듯이 루크의 품 안에 더욱 파고들어 왔다.

"좋다.."

루크의 품에서 엘레니아가 살며시 눈을 감으며 속삭이자 그녀의 흘러내리는 머리칼을 쓰다듬어주던 루크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로아니님께서는 괜찮으신가요? 집에 나서스님도 없으시니 혼자 계실 텐데.."

"음...솔직히 그렇게 좋진 않았어."

엘레니아의 목소리가 조금은 먹먹해져 왔다. 아마 어머니인 로아니의 병세가 꽤나 악화가 된 듯싶었다. 루크는 그런 엘레니아를 향해 짧게 입을 맞추고는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괜찮을거에요."

"응...고마워.."

어눌해진 하눌 저녁때쯤이 되어서야 지아란가에 도착한 루크는 엘레니아를 따라 저택 앞에서 멈춰서며 말했다.

"저 괜찮죠?"

"응 괜찮아"

꽤 긴장을 해서일까? 등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 같은 루크가 다시금 자신의 행색을 돌아보며 물어왔고 엘레니아는 방긋 웃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후...긴장되네요."

잠시 깊게 숨을 들이쉰 루크가 엘레니아를 보며 말했고 엘레니아는 그런 루크의 모습에 재밌기라도 하듯 까르르 웃어 보이며 루크의 엉덩이를 토닥거리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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