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130화 (130/412)

【130회. 25 에이리스】

"음?"

자꾸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한참 에이리스의 대한 생각을 지우려 실험을 하던 루크는 자꾸만 느껴지는 이상한 기운에 결국 실험을 멈추고 주위를 확인하려 할 때였다.

-루크! 그리고 목소리로 대화하지 말고 생각으로 대화해라!-

오랜만에 말을 꺼내는 목소리 루크는 그 목소리에 주인이 아리스라는 것을 알 자 반가운 기색으로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에요 아리스!'

-지금 한가롭게 인사를 나눌 때가 아니야.-

'예?'

아리스의 목소리엔 왠지 급박함이 걸려있었기에 루크는 짐짓 심각해진 표정으로 되물었다.

'무슨 일인데요?'

-몇 명의 이상한 기운을 내뿜는 자들이 저택에 침입했다.!-

'침입이요?'

-그리고 지금 이곳에서도 그 기운이 느껴 진다. 너의 뒤쪽이다.-

갑작스런 아리스의 말에 루크는 급히 자신의 뒤를 돌아보려 했으나 쉽사리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긴장을 했는지 등에서부터 이마까지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수는 몇 명이죠?'

-총 12명 그중 한 명은 아주 강한 힘이 느껴진다. 다행히 실험실에 들어온 자는 그자보다는 훨씬 약한 자다.-

'알겠어요...그런대 어떡하죠! 사람들을 깨워야 하는데'

루크가 조심스럽게 이르자 아리스가 다시 말을 이었다.

-점차 가까워진다 조심해라!-

'네!'

루크는 급히 자신의 품에서 처음으로 실험에 성공한 퍼캐션 캡과 비슷한 머스킷 권총을 꺼내 보이며 손에 힘을 주었다.

-다가온다-

뒤이어 들리는 아리스의 목소리에 루크가 천천히 심호흡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군대에서 배웠던 사격에 관한 물론 그곳에선 장총을 사용했으나. 어차피 호흡법은 비슷할 거라 생각한 루크는 길게 숨을 내쉬어 보였다.

-곧 다가온다. 준비해라!-

다시 아리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루크의 온몸은 긴장감으로 가득했고 자기도 모르게 다리가 부들부들 떨려오는 듯 싶었다. 처음으로 움직이는 생물에게 총을 쏜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들었으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건 가족들의 안위었다. 결국, 식구들에 대한 안위가 루크에 공포심을 앞서 가기 시작하며 새로운 용기를 자아낸듯 싶었다.

-바로 뒤다!-

뒤이어 아리스의 신호와 같은 목소리가 들리자 루크는 급히 몸을 뒤로 돌렸다. 그러자 흑의 인에 붉은 안광을 내 뿜는 사내가 검을 들이밀고 있었고 루크는 주저함이 없이 손을 뻗어 총을 쏘아내자 저택을 울리는 커다란 굉음과 함께 총열에 불꽃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뒤이어 이어진 잠깐의 정적 매캐한 화약냄새가 루크의 코를 찔렀다. 허나 그것보다 더욱 신경 쓰이는 건 자신의 앞에 천천히 몸을 눕혀 쓰러져가는 흑의 인이었다.

급박한 상황에서 운이 좋게도 그 흑의 인의 이마를 맞춰 총알구멍이 뚫린체 피를 울컥 토해내며 차가운 시체로 변해 간 흑의 인에 모습에 루크의 표정이 절로 일그러지기 시작하며 토악질이 올라오는 것을 간신히 참아야 했다.

"하아...하아..."

루크가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처음 해본 살인에 몸이 떨려왔다. 허나 이대로 멈춰 있을 순 없었다. 급히 실험실을 박차고 나가려 안간힘을 쓰며 발걸음을 움직이자 곧 2층에서부터 익숙한 비명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젠장!"

☆ ☆ ☆

갑작스레 귀를 멍하게 할 정도로 울린 총성에 레이니가 놀란 표정으로 잠에서 깨어났다. 그러자 레이니의 바로 앞에 흑의 인에 사내가 보였고 달빛을 머금은 칼이 번뜩이며 레이니에게 쇄도해 왔다.

"흡!"

놀란 상태에서도 마치 버릇처럼 급히 몸을 돌려 피해낸 레이니는 연이어 몸을 틀어 다리를 들어 뒷발로 흑의 인에 머리를 가격하자 둔탁한 음과함께 흑의인이 뒤로 나가떨어졌다. 레이니는 급히 파자마의 차림으로 침대 옆에 놓인 자신의 검을 뽑아들고는 흑의 인 앞에 날을 세우자 흑의 인이 다시금 몸을 일으켰다.

"너희들은 누구지!"

잔뜩 날카로워진 표정으로 레이니가 낮게 물어왔다. 레이니의 물음에도 돌아오는 대답 없이 흑의 인은 대신 검의 날을 세우며 몸을 날릴 뿐이었다. 번뜩이는 칼날이 레이니의 얼굴을 노리고 파고들어 왔다. 레이니는 손쉽게 그의 검을 피해내고는 검이 들려있지 않은 왼손으로 상대의 팔을 잡아끌고는 다리를 살짝 내밀어 흑의 인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오른손의 들린 검을 역수로 잡아 몸을 회전시켜 흑의 인을 베어내었다. 그러자 흑의 인의 옆구리 부분에 길게 창상이 생겨나 피가 팍하고 튀어 올랐다.

"그래 비명조차 지르지 않는구나! 황성에서 봤던 녀석들과 같은 녀석들이겠지!"

"꺄아아악!"

레이니가 소리쳤다. 뒤이어 복도에서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옴과 함께 익숙한 목소리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세리스!

레이니는 세리스의 비명소리를 듣고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해져 왔다. 급히 방문 쪽으로 몸을 날리려 했으나. 어느새 한달음에 다가온 흑의 인이 검으로 레이니의 몸을 베어 가려 하자 레이니가 급히 검을 들어 막아내었다.

"방해 하지마!! 이럴 시간이 없어!"

레이니가 신경질적으로 소리치며 다시 몸을 날렸다. 아까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흑의 인에 품에 파고든 레이니는 곧장 주먹을 쥐어 흑의 인에 복부를 강타했고 충격에 자연스레 허리가 굽혀진 흑의 인의 모습에 역수로 쥐었던 검을 정방향으로 쥐어 그대로 턱부터 시작해 머리까지 검을 찔러 갔다.

"후우.."

흑의 인의 움직임이 멈춰갔다. 그와 동시에 유일하게 보이는 흑의 인에 눈이 점차 먹먹한 흑색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뒤이어 턱부터 시작해 머리까지 검에 의해 뚫린 흑의 인의 검붉은 피가 피어오르기 시작했고 레이니의 파자마에도 흑의인이 피가 묻어나왔다. 그럼에도 레이니는 괘념치 않은 듯 급히 검을 빼내고 허공으로 한번 휘둘러 피를 닦아낸 뒤 급히 방문을 열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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