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132화 (132/412)

【132회. 26 습격】

"...고작 이것이냐 아스란가의 개들이여?"

자이로스가 비릿하게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런 그의 앞에 레이니와 제롬이 피를 한 움큼 쏟아내며 쓰러져 있었고 뒤이어 들어온 루크를 비롯해 안느란테 그리고 에이리스와 릴리 역시 심각한 상황에 놀란 표정으로 들어 섰다.

"누나!!! 제롬!"

루크가 한달음에 달려가 쓰러져있는 레이니를 부축하자 레이니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제롬 역시 간신히 몸을 일으키며 검을 들어 보였으나. 들어 보인 검에 조그마한 떨림이 느껴졌다. 그러한 모습에 자이로스의 웃음이 짙어지며 루크를 바라 보았다.

"루크 아스란...그래 네가 어떻게 클루드님을 다치게 한것인지 모르겠다만 그 무기를 이 곳에선 사용할 수 없겠지?"

자이로스가 자신의 뒤에 쓰러져있는 라이아를 보며 말했다. 루크는 이를 악물며 자이로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나저나 예상 밖이구나 내 병사들을 모두 처리한 건가? 사무엘이 없다해도 아스란가는 아스란가라 이 소린가? 이거 병사들을 더 모아 왔어야 했나?"

자이로스가 호기심 어린 얼굴로 모두를 둘러보았다.

"닥쳐! 죽여주겠어!"

뒤이어 레이니가 다시 땅을 박차고 달려갔다. 그의 검날이 번뜩이며 자이로스의 심장을 향해 나아갔으나 자이로스는 비릿하게 웃어 보이며 그의 검을 위에서부터 아래로 휘두르며 간단하게 레이니의 공격을 막아내었다. 연이어 제롬의 검이 자이로스의 목을 놓려 왔으나 그 역시 살짝 고개를 뒤로 틀어 피한 자이로스는 검을 내질렀고 제롬의 옆구리를 길게 베어내자 제롬의 옆구리에 붉은 피가 확 하니 피어 올랐다. 연이어 아직 자이로스의 근처에 있던 레이니를 향해 발길질을 하자 레이니가 복부를 허용하며 그대로 뒤로 날라 갔다.

"큭큭큭....고작 이 정도더냐? 너희들은 사무엘이 없다면 하등 쓸모가 없는 녀석들이구나 특히 루크 네 녀석 말이다. 아스란가의 후계자란 녀석이 이리도 약해 빠져 아녀자의 뒤에 숨어있다니 참으로 추하구나."

자이로스가 비릿하게 웃어 보이며 루크를 도발해왔다. 루크 역시 참을 수 없는 화가 치밀어오르기 시작하자 곧 권총을 자이로스에게 겨누었다. 자이로스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루크의 권총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아까부터 거슬리던 소리는 이거 였던가? 좋다. 쏘아보거라!!!"

자이로스가 여유롭게 양손을 넓게 펼쳐 보이며 소리쳤다. 루크는 그런 자이로스를 향해 서둘러 방아쇠를 당기자 다시 한번 총열에 불꽃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호오.."

정확히 자이로스의 심장을 관통한 총에 자이로스가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허나 곧 그의 입가에 차츰 미소가 그려지더니 흐르던 피가 서서히 멎어들기 시작했다.

"나쁘지 않은 무기다. 허나. 이게 다 구나."

서서히 자이로스의 몸에 검붉은 색의 힘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집안을 끈적하고 불쾌하게 만드는 마나가 점차 자이로스의 몸에 퍼져 나오기 시작하자 안느란테가 급히 세 명의 정령을 소환해내며 외쳤다.

"마계의 힘이에요!! 조심하세요!"

"큭큭큭 그래 이것이 클루드님께서 나에게 주신 축복이다! 자 느껴 보거라 그리고 절망하라!"

자이로스의 웃음이 굉소로 변해갔다. 그러자 그의 몸에서 폭사 되는 거대한 마계의 힘은 점차 방대해지기 시작하자. 쓰러졌던 레이니와 제롬이 서둘러 몸을 날렸다. 그런 둘에 모습에 이번엔 안느란테까지 그들을 서포트 하기 위해 정령들에게 명하자. 곧 각각 물과 바람 그리고 불꽃의 정령들이 레이니와 제롬과 같이 자이로스에게 날아들기 시작했다.

"오거라!"

레이니의 검이 자이로스의 목을 노려 들었다. 허나 왼손으로 간단하게 레이니의 칼날을 잡아내고 뒤이어 날라온 제롬의 검은 다른 손에 들려있는 검으로 쳐내었다. 연이어 날라온 세 정령들은 각각 불과 물 바람이 되어 자이로스의 온몸을 난자했으나 짙어진 마나의 힘이 자이로스의 주변에 작은 막을 생성해내자 정령의 힘으론 그 막을 뚫어내질 못했다.

"큭큭큭 고작 이것이더냐?"

비릿하게 웃어 보이던 자이로스가 손에 힘을 주자 곧 레이니의 검날이 반으로 뚝하니 부서져 버렸다. 제롬도 다시 한 번 검을 베어 갔으나 이번에도 너무나 쉽게 자이로스의 검에 막히자 제롬의 검도 자이로스의 힘을 받아내지 못해 조금 씩 검날의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뒤이어 다시 한 번 루크가 총을 쏘아냈지만, 여전히 주변에 가득채운 마계의 힘을 뚫어내질 못해 힘 없이 빗겨 나갈 뿐이었다. 모든 공격이 무 의미로 돌아가자 자이로스가 비릿하게 웃어 보이고는 한 걸음 발을 내 딛어 일렀다.

"자 슬슬 끝내야 겠구나..."

자이로스가 여유롭게 손을 들어 보였다. 그러자. 지축을 흔드는 거대한 힘이 서서히 자이로스의 손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서서히 모여지는 강대한 힘에 주변의 사물들을 삼켜 가려 할 때였다. 뒤이어 에이리스의 목걸이가 빛을 발하기 시작하자. 모든 것을 삼켜가던 자이로스의 힘이 차츰 잦아들기 시작했다.

"크... 신물인가"

자이로스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에이리스가 급히 앞으로 나서며 목걸이를 들이밀자. 곧 환한 빛이 더욱 강렬하게 폭사 되기 시작했고 점차 자이로스의 힘을 삼켜가기 시작했다.

"마계의 힘 따위 마리에테님의 신물 앞에 무용지물이 될 거에요!"

목걸이를 손에 쥐어 보던 에이리스가 소리쳤다. 뒤이어 자이로스 역시 강해지는 빛에 살이 타들어 가는 듯한 고통이 느껴지자 차츰 걸음을 뒤로 물리기 시작했다.

"젠장..난...난 이따위 것에 지지 않는다!!"

고통속에 자이로스가 소리쳤다. 그러곤 급히 검을 들어 에이리스에게 던져내자 루크가 급히 에이리스 덮쳐 간신히 피할 수 있었다. 허나 갑작스런 충격에 에이리스가 아쿠아리스를 손에서 놓치자 곧 발하던 빛이 삽시간에 사라져버렸다.

"이것이...아쿠아리우스구나.."

떨어져있는 에이리스의 목걸이를 집어든 자이로스가 비릿하게 웃어 보였다.

"더는 반항할 수 없을 것이다."

자이로스가 품속에 아쿠아리우스를 집어넣고는 소리치자 에이리스를 비롯해 루크 역시 표정에서 서서히 절망감이 서리기 시작했다.

'아리스..제발 도와줘!'

자이로스를 바라보며 루크가 소리쳤다. 허나 무엇을 망설이는지 아리스의 우물쭈물해 있다.

-넌..아직...-

'내가 능력이 되든 안 되든! 상관없어! 일단 사람부터 살리고 봐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니라면 황성에서도 그렇고 습격을 받을 때도 그렇고 왜 도와준 거야! 도와주려면 끝까지 도와주란 말이야! 마리에테도 이런걸 원하지 않을거야!'

-...-

아리스의 말문이 막혔다. 그러곤 잠시간 이어진 침묵 속에 자이로스가 다시 자신의 힘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사실..넌 충분했다. 하지만 내가 널 인정하고 너의 명을 따르게 된다면 혹여나 마리에테를 잊게 될 까봐 그랬던 거지..자아가 없는 파이시스나 아쿠아리우스도 새로운 주인을 인정했건만 나만 아직 과거에 갇혀있었던 것이구나...-

뒤이어 마치 무언가 체념을 한 듯 아리스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곧 루크의 팔목에 찬 팔찌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래 클루드가 말했던 아리스구나!!"

자이로스가 흥미롭게 쳐다보았다. 그러자 빛이 서서히 가라앉더니 곧 에메랄드 빛의 골렘, 아리스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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