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137화 (137/412)

【137회. 26 습격】

"루크!?"

막 지아란가에 도착한 루크는 엘레니아와 테온이 루크가 갑작스레 떠난 이유를 물어도 나중에 설명한다는 말 만 남기고 로아니의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그런 루크의 모습에 테온은 탐탁지 않아 했으나 엘레니아가 테온을 제지하며 지켜보자 하자 테온이 잠시 고민을 하다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수수한 방안은 여전히 안색이 파리한 로아니가 힘겹게 미음을 먹고 잠들어 있었으나 도중도중 쇳소리가 섞인 기침이 들려옴을 알 수 있었다. 뒤이어 엘레니아와 테온이 따라 들어왔고 루크는 작은 물약과 동그랗게 단약으로 만든 약을 가방 속에 꺼내 보이고는 조심스럽게 로아니를 깨웠다. 그러자 테온이 루크에게 다가와 말했다.

"형님! 뭐하시는 거에요? 그건 또 뭐고요!"

테온이 루크의 손에 들린 단약과 물약을 보며 물었다.

"만들었어. 어쩌면 로아니님에게 효과가 있을지도 몰라!"

루크가 자신을 막아선 테온을 보며 진지하게 일렀다. 그러한 루크의 모습에 테온이 잠시 잠시 멈칫하며 루크와 로아니를 바라 보았다.

"로아니님!"

서서히 로아니의 눈이 떠졌다. 꽤 고열에 시달려 아직 정신이 없는 로아니를 향해 루크가 조심스럽게 작은 병에 들린 물약과 단약을 건네며 말했다.

"이 물약은 폐와 기침에게 좋을 약이 될 거에요 그리고 이 단약은 지금 로아니님에 몸속에 있는 병균을 잡아 주는 역할을 할 거에요 그러니 좀 드셔 보세요."

루크의 말을 들은 로아니가 잠시 루크를 바라보며 인상을 썼으나. 곧 다시금 거칠어지는 기침 속에 로아니가 힘겹게 물약과 단약을 건내 받았다.

두개의 약을 입에 털어넣은 로아니가 조심스럽게 단약을 씹어 삼키자 곧 씁쓸한 맛이 로아니의 온 입안을 헤집고 다니기 시작하자 로아니의 얼굴이 절로 찌푸려졌다. 그러자 테온과 엘레니아가 화들짝 놀라며 로아니에게 다가왔으나 로아니가 그 둘을 제지하며 말했다.

"....어째서냐?"

"예?"

갑작스런 로아니의 말에 루크가 고개를 갸웃해하자 로아니가 다시 물었다.

"내가 살아있다면 끝까지 널 반대할지도 모르는데 굳이 날 살리려고 하는 이유 말이다.."

"어머니!"

엘레니아가 다시 언성을 높였으나 그것 조차 로아니에게 고통이 되어 돌아오는지 한껏 인상을 찌푸리며 한손으로 머리를 부여잡는다. 그러자 화들짝 놀란 엘레니아가 목소리를 낮추었으나 표정에서 느껴지는 불만은 여전했다.

"아무렴 상관없어요. 솔직히 말하면 로아니님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이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이럴 거에요 로아니님이 절 싫어한다 해도 말이에요. 왜냐면 제가 가장 잘 할수 있는 일이니깐요."

"..."

루크의 눈빛이 단호했다. 연이어 목소리에서도 진중한 느낌을 받은 로아니가 잠시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러곤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다행히 약이 통한 것일까? 잦았던 기침이 어느 순간 뚝 그쳤고 열도 조금은 가라 앉은듯싶었다. 파리했던 얼굴에 조금씩 생기가 자리 잡는 듯 싶었으나 아직은 부족했다. 루크는 급히 가방 속에 한가득 싸매고 온 단약과 물약을 보며 말했다.

"몇 달 동안 계속 드셔야 해요 아침 점심 저녁으로 말이에요, 그리고 절대 나아졌다고 약을 먹는 걸 멈추면 안되요. 병균이 잠복해있다가 다시 재발할 수 있으니깐요 만약 재발하게 되면 그땐 정말 손쓸 도리가 없을지도 몰라요. 그리고 이 단약은 충분하니깐 지아란가에 모든 분들도 먹어야 해요 이 병은 잠복기가 굉장히 길고 전염이 되는 병이니깐요!"

루크의 설명에 로아니의 표정이 심각하게 변해 엘레니아와 테온을 바라보았다.

"전염이 된다는 거니?"

"네! 그러니 꼭 전부다 드셔야해요 그렇다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약이 분명 로아니님에게 잘 든다면 초기에는 언제든 완치가 가능한 병이니깐요! "

"....."

루크의 확신 어린 말에 불안했던 로아니가 조금은 표정을 풀고는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곤 루크를 보며 말했다.

"고..맙구나."

그제서야 로아니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 루크는 그런 로아니의 모습에 밝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 ☆ ☆

다시금 로아니가 잠들었다. 아직 몸의 회복이 필요한 시점이었기에 조심스럽게 테온과 엘레니아 그리고 루크를 뒤로 마지막 집사 메르헴이 로아니의 방을 나서자 메르헴이 놀란 얼굴로 루크의 양손을 붙잡으며 말했다.

"대단해요 루크님! 정말 감사합니다. 로아니님의 병을 치료할 약이라니 정말 연금술사가 맞나 봅니다. 잠깐 루크 도련님을 의심했던 저를 용서해주시지요!"

갑작스런 메르헴의 말에 루크가 멋쩍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

"괜찮아요 하핫! 그리고 방금전에 말했다시피 메르헴도 그렇고 이곳에 있는 모든 분들에게 같이 약을 먹여야 해요 부족하면 계속해서 만들어 줄 테니 걱정하시지 마시구요!"

"당연하지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루크님! 하찮은 저희들까지 신경 써주다니 역시 소문은 믿을게 못 된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군요!"

"하핫.."

메르헴이 한껏 루크를 띄어주며 말하자 괜스레 부끄러워진 루크가 얼굴을 붉히자 엘레니아가 루크를 꼭 껴안으며 말했다.

"하핫 제가 남자 하나 잘 두었죠 메르헴?"

"그렇습니다! 아가씨!"

메르헴의 칭찬에 엘레니아가 절로 기분 좋은지 밝게 웃어 보이자 테온이 헛웃음을 지어 보이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이것 참 나도 참한 색시를 얻던가 해야지 눈꼴 시리네요"

"후훗 너도 어서 나 같은 색시 감을 얻어 오라고! 하핫 그나저나 고마워 루크 진심으로... 어머니를 치료해주어서."

"아직 치료가 완치된 건 아니에요 이제 시간이 지나면서 경과를 지켜봐야지요 "

"그래도.. 고마운걸."

그런 그들의 모습에 메르헴도 기분 좋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루크님 이제는 사라져가는 치료법을 생각하다니 말이에요 사제들의 입지와 힘이 점차 높아져 연금술사들이 만들어낸 약초와 물약들이 사라져가던 시기니깐 말이에요. 역시나 연금술사들은 없어선 안 될 존재들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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