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147화 (147/412)

【147회. 27 루미에르】

"다녀올게요"

"..루미에르님... 조심하셔야 합니다."

지크라엘이 잔뜩 걱정스러운 얼굴로 루미에르를 향해 대답했다. 아직 황궁을 습격한 적들의 신원을 정확히 확인하지 못했기에 황궁 밖은 어떠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몰랐다. 그렇기에 지크라엘의 걱정은 더욱 커졌으나 루미에르는 그런 지크라엘을 보며 밝게 미소를 지어보일 뿐이었다. 뒤이어 루이서스가 다가와 루미에르의 품에 잠깐 안겼다가 떨어지며 말했다.

"조심하세요 어머니."

"그래... 내가 없는 동안 재상의 말을 잘 따르거라."

"나만 믿어 루이서스! 어머니는 내가 지킬테니깐!"

모두의 걱정 속에 공주 세이실이 앞으로 나서며 자신의 가슴을 툭툭 치며 소리쳤다. 그제서야 지크라엘과 루이서스의 표정이 조금은 풀릴 수 있었다.

"자 그럼 늦기전에 이만 가보겠어요. 재상, 루이서스를 부탁해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공주님 황후마마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재상!"

그 말을 끝으로 루미에르와 세이실이 마차에 탑승했다. 평소 타고 다니던 것 과는 완연히 다른 수수하고 허름해 보이는 일반 마차였다. 일부로 황후가 타 있다는 것을 알리는 화려한 마차보다 이러한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를 거란 지크라엘의 생각이었다. 뒤이어 지크라엘이 마부석에 타있는 두명의 기사들을 향해 일렀다. 그 기사들 역시 자신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평범한 마부들의 옷으로 입은 상태였다. 허나 그들의 표정에선 황녀와 공주를 지켜야 한다는 결연함이 물씬 풍겨왔다.

"무슨 일이 있어도 황후마마와 공주님을 지켜야 한다! 알겠느냐?"

"네! 로열나이트의 근위대장으로! 목숨을 다해 지키겠습니다."

두명의 기사의 대답에 지크라엘이 고개를 끄덕였으나. 여전히 걱정스런 표정은 지울 수가 없었다.

"뭔가 찝찝하군.."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마차는 점차 그 속도를 더해 황궁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지크라엘은 자신이 선택한 마차를 보며 괜스레 찝찝함과 안 좋은 예감이 들었으나. 자신의 이 느낌이 그저 설레발에 의해 나온 감정이길 속으로 빌고 또 빌었다.

☆ ☆ ☆

"저희도 가볼게요"

한편 아스란가 였다. 엊그제 밤 아즈문의 황후가 아스란가로 온다는 소식과 함께 그녀를 마중 나가기 위해 루크가 말에 몸을 실었다. 뒤이어 자신의 기사이자. 아직 새로운 기사단장을 내정하지 않아 기사단장직을 이어가고 있는 제롬이 옆으로 다가왔고 그 뒤에 적지 않은 수의 아스란가의 병사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조심하거라,"

라이아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묻자. 루크가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아직 사무엘이 없는 아스란가에선 곧 루크가 임시 가주였기에 황후를 맞이할 사람은 오직 루크 뿐임을 잘 아는 라이아가 못내 루크를 보내야 했다. 그래서일까? 다시 자신의 피와 살과도 같은 여린 아들이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에 괜한 걱정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아직 나라가 적의 손에 의해 휘청거려 채 정비가 끝나지 않았음을 알기도 하고 아스란가를 노리는 적들도 있음을 알았기 그 걱정은 배로 더 해 갔다.

"걱정 마세요 어차피 그리 먼 곳도 아니니깐요"

뒤이어 레이니와 안느란테 그리고 엘레니아까지 준비를 끝 마쳤는지 말을 탄 상태로 루크에게 다가서자 라이아가 레이니를 보며 말했다.

"조심하거라 레이니, 그리고 루크를 잘 지켜주거라."

"네! 어머니 저희만 믿으세요!"

"맞아요!"

안느란테가 밝게 웃어 보이며 말했고 뒤이어 엘레니아를 비롯해 레이니가 걱정 말란 대답을 하자 그제서야 라이아의 표정이 조금은 풀려갔다. 뒤이어 에이리스가 다가와 루크와 인사를 나누고는 루크를 앞장세워 아스란가의 기사들이 나란히 도열을 하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얼마쯤 걸리나요? 조금 지루하네요"

세이실이 심심한지 창문을 바라보다 루미에르에게 물었다. 루미에르는 잠시 고민을 하다 세이실을 바라보고는 입을 열었다.

"어제 일찍 출발했으니 이틀째 저녁 때 즘 도착하겠구나. 좀만 참거라 그래도 오늘만 노숙을 하면 내일 부턴 마을에서 쉴 수 있으니깐. 그리고 아스란가에서 마중 나온다는 소식을 전했으니 가는 도중 그들을 만날 수도 있겠지."

"그런가요?"

"그럼, 그들이 조금 빨리 준비했다면 오늘 저녁 때쯤에 그들을 만날 수도 있을지도..."

"알겠어요"

세이실의 머리칼을 한차례 쓰다듬어주며 루미에르게 자애로운 웃음을 보이며 말하자 세이실이 이 지루한 여행길이 아직 며칠이나 더 가야 한다는 것에 한숨을 내쉬곤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그러면서도 아스란가의 사람들이 빨리 자신들을 마중 나오길 생각했다.

세이실이 다시금 창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빠른 속도로 길을 내달리는 마차의 속도에 밖에 연이어진 나무들이 빠르게 지나가곤 했다. 지루했던 세이실은 그 지나가는 나무들을 구경하다 곧 마차의 옆쪽에서부터 길게 이어진 나무들 사이에 언뜻언뜻 보이는 검은색의 말을 탄 사람들이 눈에 띄기 시작하자 세이실이 의문 가득한 표정으로 루미에르에게 일렀다.

"어머니.. 저기?"

세이실이 곧장 루미에르에게 말을 꺼내려던 찰나였다. 한발의 화살이 날아와 정확히 마차를 맞추기 시작했다.

"꺄앗!"

뒤이어 세이실이 놀라 비명을 내질렀고 동시에 수많은 화살 비가 달리는 마차에게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말들이 놀라 순가 속도가 떨어지며 버둥대기 시작했고 마부석에 있던 기사는 급히 말 고삐를 잡아 그들을 진정시키느라 진을 빼야했다. 그렇게 말이 안정을 되찾아가자. 다시 고삐를 휘둘러 놀란 말들을 달리게 했다.

"황후마마!! 공주님 몸을 숙이십시오! 적들입니다!"

마부석에 앉아있던 기사가 마차를 향해 소리쳤다. 여전히 쏟아지는 화살비 속에 루미에르는 급히 마차의 창문을 닫고는 세이실을 품으로 끌어안아 몸을 최대한 숙여 보였다.

"라센 더 빨리! 달려라!"

두 명의 기사들 중 고삐 대신 검을 쥔 사내가 고삐를 쥔 사내에게 소리쳤다. 그러자 라센이라 불린 기사는 더 강하게 말 고삐를 휘두르며 4마리의 말들을 향해 소리치자. 말들의 속도가 점차 빨라지기 시작했다.

"레이슨 대장! 이 속도가 최고 속도입니다. 마차가 너무 무겁습니다!"

말의 속도가 조금은 빨라졌으나. 역시나 한계가 있었다. 허름해 보이는 마차라 해도 그 내부를 튼튼하고 무거운 철심과 단단한 나무로 만든 것이라. 말들이 속도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레이슨은 라센의 말을 듣고는 입술을 잘근 씹으며 소리쳤다.

"너희들은 누구냐!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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