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183화 (183/412)

【183회. 사자도】

쥬디스가 다시 활에 시위를 메기며 소리쳤다. 그러자 선원들을 부터 시작해 성기사들 까지 모두 화살과 작살을 쏘아내기 시작했다.

허공을 가르며 하피들을 향해 쏘아내진 화살들은 곧 하피들의 몸에 사정없이 꽂히기 시작했다. 그러자 괴로운 듯 하피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바다를 울렸다.

"이크..이거 잘하면.. 큰일이."

쥬디스가 씁쓸하게 혀를 차며 중얼거렸다. 그러자 크리스티나도 굳은 표정으로 어두운 밤바다를 둘러보았다. 뒤이어 쥬디스가 다시금 쏘아낸 화살을 마지막으로 남은 한 마리의 하피도 곧 머리가 뚫려 바다로 곤두박질쳤다. 그렇게 손쉽게 하피들을 다 잡아내었으나 여전히 선원들과 성기사들의 표정이 좋지만은 않았다. 크리스티나 역시 무엇을 아는지 굳은 표정이 역력하자 루크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아직 끝난 게 아닌가요?"

"예.. 하피의 수가 너무 많았어요... 바닷속에 하피의 피 냄새가 진동해요. 아마 더 큰 몬스터를 부를지도 몰라요!."

"그런!.."

"하피의 피 냄새를 맡고 또 다른 몬스터가 다가올지도 모르니 조심하세요!"

크리스티나가 굳은 표정으로 말을 했다. 루시도 심상치 않은 낌새를 느낀 것일까 루크의 품에 더욱 파고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잠시간 이어진 정적, 오직 선원들과 침을 삼키는 소리만이 들리는 고요한 바다 위에 배가 유유히 떠다니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뭐죠?.. 이 진동은?"

루크가 서서히 배를 울리는 진동에 당황스런 표정을 지어 보이며 묻자 크리스티나도 진동을 느꼈는지 꽤나 당황한 눈치다. 그러자 제미와 나이가 위험을 느꼈는지 크리스티나의 귓가에 달린 귀걸이에서 빛이 터져나오더니 곧 제미와 나이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아. .그게!"

루크는 처음 보는 제미와 나이를 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으나. 곧 점차 심해지는 진동에 더는 여유를 부릴 수가 없었다.

"조심해! 크리스티나!"

"맞아 조심해!"

제미와 나이의 외침에 크리스티나는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기도문을 읊기 시작했다.

"이건.."

뒤이어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바다 위에서 거대한 촉수가 배를 감싸기 시작했다.

"무..문어발?"

루크는 바다 위에 배를 감싸기 시작한 촉수를 보며 자기도 모르게 소리쳤다. 그말대로 지금 배를 감싸기 시작한 것은 거대한 문어발이었다. 그 크기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촉수들은 점차 배를 조여오기 시작하자 갑판 위에 있는 사람들은 이리저리 흔들리는 배에 균형을 유지하지 못 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젠장 망했어!! 어째서! 여기에 크라켄이 나타난 거야!"

선장이 절망 어린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 모습은 선원들도 별반 다를 바가 없었으나. 성기사들은 급히 검을 빼들고는 거대한 문어발을 한둘씩 잘라내려 했다.

"이런 루시. 조심해요!"

마구잡이로 흔들리는 배에 넘어지려는 루시를 루크가 급히 끌어 안았다. 루시도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루크의 품에 파고들었으나 배의 떨림은 더욱 커져왔다 .혹여나 이대로 있다가 배가 부서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크리스티나의 몸에 빛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고 뒤이어 거대한 빛의 장막이 크라켄의 촉수를 막아내기 시작했다.

"이때에요! 어서 이곳을 벗어나야 해요!"

크리스티나가 여전히 절망감에 빠진 선장에게 소리쳤다. 선장은 잠시 넋을 잃고 있다가 이내 정신을 차렸는지 빠르게 선원들을 다그쳤다.

"아..앗 네 성녀님!! 이 자식들! 정신 차려라! 도망쳐야 한다! 바람이 부족하니 어서 노를 저으러 가!!"

선장의 소리침에 선원들도 곧 절망감에서 빠져나와 급히 배 안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동안 크리스티나가 만들어낸 빛의 장막이 다행히 크라켄의 촉수를 막아내고 있었다.

루크는 그러한 크리스티나의 힘에 감탄을 자아내고 있었다. 그렇게 서서히 배의 움직임이 빨라지기 시작했고 곧 탄력을 받은 배는 빠르게 이 지역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었다. 그때까지도 크리스티나의 빛의 장막은 풀리려 하지 않고 오히려 더 단단하게 배를 지켜주고 있었다.

"대단해.."

루시가 감탄 어린 표정으로 크리스티나를 보며 소리치자. 루크도 고개를 끄덕이며 루시의 말에 동의했다. 처음으로 보는 성녀의 위용에 그저 감탄만이 나올 뿐이었다. 그렇게 완전히 크라켄에게 벗어났을까? 차츰 크리스티나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 잦아들기 시작했다.

"괜찮습니까? 성녀님?"

"괜찮아? 크리스티나?"

뒤이어 쥬디스를 비롯해 제미와 나이가 크리스티나의 주위를 돌며 걱정을 하자 크리스티나가 힘겹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갑작스레

"괜찮아요, 이 정도는 그나저나 다행히에요 아무도 다치지 않아서"

크리스티나가 모두를 돌아보며 말했다. 뒤이어 완전히 크라켄의 범위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깨달은 선원들이 한두 명 씩 갑판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고 마지막으로 선장까지 갑판위로 올라오자 선원들 역시 아무도 다치지 않았음을 알자 크리스티나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감사합니다! 성녀님! 역시 성녀님 덕분에 목숨을 부지했습니다!"

한 선원이 기쁜 듯이 소리쳤다. 뒤이어 다른 선원들도 이구동성으로 외치자 크리스티나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여 보인다. 그럼에도 선원들과 선장의 칭송은 끊이질 않자 크리스티나의 얼굴이 더욱 붉어진다. 루크와 루시 역시 크리스티나의 위용을 보며 연실 칭찬을 아끼지 않자 크리스티나가 붉어진 얼굴로 대답했다.

"대단해 크리스티나!"

"하하.. 별거 아니에요 부끄러워요 하핫.."

한참을 쑥쓰러워하던 크리스티나가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렇게 위험했던 순간을 넘기고 바다는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연이어 서서히 떠오르는 해와 저만치 앞에 보이는 하나의 섬을 보자. 부끄러워 하던 크리스티나가 급히 소리쳤다.

"저기 봐요! 사자도에요!"

크리스티나가 가리키는 곳엔 분명 하나의 커다란 섬이 자리 잡고 있자 모두의 시선이 섬으로 향했다. 숲이 꽤 우거진 섬인듯 섬 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나무들이 빼곡히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혹 아무도 살지 않은 무인도 같기도 했다.

"위험한 섬은 아니겠지요?"

루크가 조심스럽게 물어오자 크리스티나가 웃어 보이며 대답했다.

"그럼요! 저곳에서 사는 분들을 잘 알아요 엘프만큼이나 자연을 사랑하는 분들이에요 그래서 저렇게 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서있지요! 섬 안은 정글 같다니깐요. 하.. 저렇게 잘 아는 섬에 마리에테님의 신물이 있을지도 모르다니. 진작 와봤어야 했는데."

크리스티나가 아쉽다는 듯이 말하자 괜스레 쥬디스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더 빨리 알아봤어야 했는데."

"아니에요 쥬디스 그대가 죄송할 필요는 없어요 이것또한 쥬신 라우엘님이 정해주신 운명일지도 모르지요 루크님과 루시님을 만나게 된 것과 신물들이 다시 발견된 것 그리고 교황청에만 있을 제가 이렇게 여행도 할 수 있다는 것에 기분이 좋은 걸요."

"그러면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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