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회. 다시 돌아오다】
"많이 나아졌어요, 마흐무드 잖아요 크리스티나님의 도움으로 많이 회복되었으니깐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다행히야... 그럼 정말 다행인데.."
평소보다 더욱 밝게 대답하는 루크의 모습에 라이아가 가슴을 쓸어내리며 작게 중얼거렸다. 그럼에도 엘레니아와 레이니의 표정은 여전히 좋아 보이지 않자 루크가 고개를 난감하게 웃어 보이며 물었다.
"왜 그러세요?"
결국 궁금증을 참지 못한 루크가 묻자 엘레니아와 로제스 그리고 레이니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어, 어! 잠, 잠시만요!"
뒤이어 레이니가 단단하게 루크의 팔뚝을 붙잡자 모두의 시선이 루크에게 향하기 시작하며 의아함을 보이기 시작했다. 연이어 엘레니아가 루크의 윗옷을 벗기려 했다.
"우악! 자, 잠시만요!"
몸을 비틀며 옷을 벗기려는 것을 막으려 했으나 마지막에는 로제스까지 나서서 루크를 붙잡아내자 엘레니아가 쉽게 루크의 옷을 벗겨 냈다. 그러자 드러나는 루크의 상체엔 자잘 자잘한 상처 자국이 가득해 보는 이에 절로 눈살이 찌푸려지게 하기엔 너무나 충분해 보였다.
"헙.."
"아.."
모두의 입에서 절로 헛바람이 새어나왔다. 뒤이어 떨리는 눈가엔 다시금 습기가 차오르자 루크가 멋쩍게 웃으며 엘레니아에게서 자신의 옷을 뺏어 들며 말했다.
"괜찮아요.. 크리스티나님에게 치료받다 보면 차츰 상처 자국도 지워진다고 했으니깐.. 하하.."
"이, 이게.."
루크의 말에도 모두에게 들리지 않은 듯이 한층 떨리는 손으로 루크의 몸을 향해 손을 가져다 대려다 차마 그러지 못한다. 레이니는 그런 루크의 상처를 보며 혼자 분을 이기지 못하고 그들을 다 죽인다고 고래고래 소리치기 시작하자 난감한 표정으로 간신히 레이니를 막아서야 했다. 그렇게 한차례 폭풍이 흘러 루크는 보기도 흉한 상처들을 가리기 위해 급히 옷을 입어야만 했다.
"하아...."
침울해진 분위기 속에 라이아가 루크를 보며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에 아무리 루크가 분위기를 바꿔 보려 해도 사람들의 표정은 풀리려 하지 않아 루크가 난감해 하자 다행히도 분위기를 바꿔줄 사람이 루크의 방문을 열고 들어섰다.
"루크 아스란.."
문을 열고 들어서는 금발의 여성, 루크로서는 익숙한 얼굴이었고. 사실 가장 소식을 듣고 싶었던 인물이 방으로 들어 온 것이었다. 루미에르는 환한 표정으로 루크를 부르자 모두의 시선이 이번엔 루미에르에게 향했다. 루크의 상처를 봐서 일까 레이니를 비롯해 로제스나 안느란테의 루미에르를 향한 시선이 곱진 않자 갑작스러운 루미에르의 방문에도 놀라하던 루크가 괜스레 헛기침을 하며 분위기를 전환하자 루미에르가 씁쓸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천천히 루크에게 다가왔다.
"루미에르 황후님"
루크가 급히 몸을 일으켜 예를 표하려 하자 루미에르가 그런 루크를 제지했다.
"괜찮아요 이번엔 아즈문의 황후로 온 것이 아니니깐.. 그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아, 아닙니다! 저는 딱히.. 한 것이."
"그렇지 않아요! 당신은 저의 생명에 은인이에요. 정말 어찌 이 은혜를 갚아야 할지 모르겠군요."
루미에르의 말에 루크가 손사래를 치며 난감함을 표했으나 루미에르는 오히려 단호하게 고개를 숙여 예를 표해오자 루크의 얼굴에 어색한 미소가 흘렀다.
"정말 고마워요 루크 아스란, 당신이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들어 드리겠어요. 그래야지만 모두에게 용서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루미에르가 자신을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모두를 보며 일컬자 레이니를 비롯해 로제스 까지 괜스레 흠흠 거리며 헛기침을 하고 시선을 돌린다. 루크는 그러한 모습에 어찌해야 할지 몰라 중얼거렸다.
"정, 정말 괜찮은데..하.."
아무리 괜찮다고 되풀이해도 루미에르의 표정은 단호했다. 루크가 고개를 돌려 라이아를 바라보자 라이아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이자 루크가 쑥스럽게 이마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예.. 그럼 알겠습니다.."
"꼭 그대에게 은혜를 갚을게요 아즈문의 황후로서가 아닌 제 루미에르 이름을 걸고요 꼭이요! 그대가 원하는 게 있으면 언제든 저에게 말하세요, 다른 일을 제쳐놓고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들어 들일게요"
"네 감사합니다. 루미에르 황후님"
그제야 루미에르의 얼굴에 미소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차츰 모두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크리스티나가 왔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사실 크리스티나에게 먼저 가봤어야 하는데, 루크님에게 먼저 가는 게 순서가 맞는 거라 생각해서, 그럼 이만 저는 크리스티나를 만나러 가 볼 테니 있다 뵙죠"
"네.."
루미에르의 말에 루크가 고개를 숙여 보이자 루미에르가 환하게 웃어 보이고는 루크의 방을 나섰다. 모두의 시선이 그런 루미에르의 뒷모습을 쫓다 이내 루크에게 향했다.
그렇게 루미에르가 방을 나서고 잠시 이어진 어색한 침묵에 루크가 멋쩍게 웃자 이내 모두의 얼굴에도 다행스럽게 차츰 미소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라이아는 여전히 걱정스런 표정을 지우지 못하고 루크의 상처에 대해 물었으나 루크가 고개를 저으며 괜찮다고 몇 번이나 주입시켜야 겨우 넘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한동안 서로 해후를 즐기다 보니 서서히 날이 저물었다.
라이아와 세리스 그리고 릴리는 자신의 방으로 갔으나 루크의 방에는 여전히 레이니를 비롯해 여인들이 자신의 방으로 가려 하지 않고 서로 재잘거리며 마치 이곳에 같이 잠이라도 들 생각인지 침대 위에 누워 서로 깔깔거리며 얘기를 나누곤 했다. 그러다 보니 루크의 침대 위에 서로 눕게 되었는데 다행히도 침대가 워낙 크고 모두가 누울수 있게 횡 방향으로 누워 떨어지는 불상사는 겪지 않았으나 덮는 이불은 결국 그들의 발이 횅하게 다 나와 있었다. 그럼에도 같이 자는 것이 무엇이 그리 좋은지 모두의 입이 쉬질 않는다. 루시 역시 여러 사람들의 질문을 받으며 간간이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고 루크도 루시가 나름 사람들과 잘 어울리자 다행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혹여나 루시가 잘 어울리지 못하거나, 질투심에 혹여나 광기가 다시 흘러나오지 않을까 햇것만 처음에 티격태격하던 레이니와 로제스도 루시를 은근 배려해주기 시작하자 다행스럽게도 그런 일은 생기지 않아 루크가 한시름 걱정을 덜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커다란 침대 위에 가지런히 누운 여인들이 차츰 새근거리며 잠들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어두워진 방안은 금세 정적이 맴돌기 시작했다. 루크 역시 이런저런 이야기하다 서서히 잠이 들려고 할 무렵이었다. 자신의 옆에 누워 있던 로제스의 손이 점차 루크의 몸을 더듬기 시작하자. 루크는 화들짝 놀라며 옆을 바라봤다. 그러자 로제스의 얼굴에 매혹적인 미소가 여리며 이내 검지를 들어 입에 가져다 댄다.
"누, 누나?"
"쉿."
서서히 로제스의 손이 루크의 하반신으로 향하기 시작하자 한동안 쌓여있던 성욕이 서서히 용솟음치기 시작하자 로제스가 키득거리며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보였다.
"이, 이러다 들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