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루크 아스란 전기-212화 (212/412)

【212회. 다시 돌아오다】

조금 전 절정감에 다다를 때 얼마나 조마조마했던가 로제스도 그러했는지 평소보다 조임이 더욱 강해 그렇게 오래 피스톤 질을 하지 않아도 금세 절정에 다다를 수 있었으나 막상 정사가 끝나니 걱정이 밀려왔다.

그렇게 루크가 한 가득 걱정을 앉고 다시 주변을 살피자 다행히 로제스의 옆에 있는 레이니는 여전히 새근거리고 있었다. 아마 루크를 만나기 전부터 쌓여 왔던 피로가 이제야 풀린 듯이 푹 잠들어 있자 루크의 입에 절로 안도의 숨이 흘러나왔다.

"다행이에요.. 하하.."

"헤헤"

매혹적이던 로제스의 얼굴이 어느샌가 헤픈 얼굴이 되어 멋쩍게 웃어 보인다. 루크는 그런 로제스를 보며 조금 전의 로제스와 같은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괴리감이 느껴졌으나 괘념치 않고 루크 역시 절로 기분이 좋아져 또 다시 흘러내린 머리칼을 쓰다듬어 주자 로제스가 루크의 입술에 다시 한번 키스를 하며 속삭였다.

"사랑해"

"저도요"

그 말을 끝으로 서로의 몸이 떨어졌다. 로제스는 흥건한 자신의 복부를 보며 이대론 잘 수 없다 생각했는지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켜 침대 밖으로 나섰다. 어정쩡한 자세로 루크를 바라보던 로제스가 대답했다.

"화장실 다녀올게."

"네"

로제스는 그렇게 조심스럽게 고양이 걸음으로 발걸음을 죽이며 화장실로 향했고 루크도 혹여나 침대 위에 흔적이 남았지는 않았으려나 조마조마한 눈으로 이리저리 만져보았다. 그러자 다행히도 침대 위에 묻은 흔적이 없음을 알자 루크는 이내 조심스럽게 침대 위에 몸을 눕혔다. 그러고는 다시 주위를 돌아본다. 여전히 잠들어 있는 레이니와 그 옆에 잠든 엘레니아 안느란테까지 이번엔 바로 옆에 잠든 에이리스를 바라봤다.

"어.."

에이리스의 붉어진 얼굴 그리고 동그랗게 뜬 눈동자가 루크의 눈과 마주쳤다. 순간 이어진 정적, 루크의 얼굴이 다시금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했고 에이리스도 마찬가지였다.

"그.. 그게 깼나요?"

과연 이 말이 지금의 상황에 적절한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미 머릿속은 새하얗게 불타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기에 그저 본능적으로 루크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이었고 에이리스도 지금 상황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여 보일 뿐이었다.

"그.. 그게 언제부터.."

루크의 말에 에이리스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처, 처음부터..그, 그게 듣고 싶어서 들은 건 아닌데. .그게.."

에이리스가 다급히 횡설수설하며 말했으나 루크의 머리는 이미 띵하고 울리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들었다는 에이리스의 말 때문이었다. 그러자 부끄러움에 몸을 숨기고 싶은 마음이 가득 차오르기 시작했고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그, 괘, 괜찮아 난.. 그, 그나저나 로제스가 꽤 적극적이네.. 하하.."

에이리스가 얼굴을 붉히며 멋쩍게 말을 이었으나 루크로서는 그저 말없이 침묵을 유지한 채 고개만 끄덕이며 어색하게 웃을 뿐이었다.

".."

그렇게 다시금 이어진 정적 루크와 에이리스가 서로 시선을 피하고 있을 때 로제스가 조심히 들어오자 일어나 있는 에이리스를 바라보며 살짝 놀라 했다. 그러다 이내 괘념치 않은 듯 침대 위에 올라오며 에이리스를 향해 자신있게 말했다.

"일어나셨네요 에이리스님?"

로제스의 갑작스러운 음성에 화들짝 놀란 에이리스가 시선을 돌리자 로제스의 얼굴이 보였다. 그렇게 다시금 이어진 잠시간의 정적 속에 로제스가 어깨를 으쓱해보이며 말했다.

"후훗 이러다 제가 먼저 루크의 애를 가질 수도 있겠네요"

장난기 가득한 말이었지만 에이리스를 자극하기엔 충분했나 보다 인상을 찌푸린 에이리스가 로제스를 바라보자 로제스가 풋 하며 웃어 보이고는 천천히 침대 위에 누워 루크에게 반달 눈을 하며 조용하게 속삭였다.

"루크 잘자."

"아.. 예.."

이 상태로 잘 수나 있으려나 생각한 루크를 불구하고 로제스는 이내 몸을 누이고는 이불을 덮어 눈을 감았다. 정말 지금 상황에 괘념치 않은 듯 대담한 모습의 로제스를 보고 루크는 자연스레 혀를 내둘렀다.

뒤이어 잠을 청하려던 로제스의 손이 다시금 루크의 분신으로 향하자 루크가 깜짝 놀라 로제스를 바라본다. 그럼에도 로제스는 눈을 감은 채 입가엔 살짝 미소를 그리고 있었고 얼굴엔 장난기가 가득했다. 그런 로제스를 보며 루크가 다급히 로제스를 불렀으나 대답 대신 오직 로제스의 따뜻한 손만이 루크의 분신을 주물럭거릴 뿐이었다.

그런 둘의 모습에 에이리스가 한껏 인상을 찌푸렸다. 이내 신경질적으로 자리에 누워 루크의 옆에 더욱 과감하게 달라붙어 왔다. 처음에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애정표현에 과감하지 못했으나 로제스의 행동을 보고 무언가 깨달은 에이리스였다. 뒤이어 루크의 팔을 끌어안은 에이리스에 행동에 그녀의 커다란 가슴이 팔뚝에 닿자 루크가 한 차례 크게 움찔했다.

"..."

그런 둘의 행동에 오히려 만족하고 기세를 잃었던 분신이 다시 차오르는 성욕에 부풀어 오르기 시작하자 루크만 난감해 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몸을 비틀어 로제스의 손과 에이리스의 가슴에서 벗어나려 했으나 로제스의 손이 힘을 주어 도망치지 못하게 했고 에이리스 역시 루크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더욱 강하게 끌어안아 왔다.

"하.."

결국 오늘 하루 뜬 눈으로 밤을 새워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이내 차츰 위아래로 움직이는 로제스의 손에 루크는 오늘 하루 잠은 다 잤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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